전 대륙에서 단 한 명만이 받을 수 있다는 천사의 가호

이 가호를 몸에 지닌 이는 그 어떤 전투에서도 절대 패배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느날 천사의 가호가 발현하게 된 어느 여기사

그후로 그녀가 함께하는 전투는 기적과도 같이 승리하게 되었고 이내 그녀가 사는 왕국은 온 대륙을 정복하게 되었다

그러나 왕국의 상징이 된 여기사의 용맹한 얼굴 뒤에는 가호를 벗겨내달라는 그녀의 괴로움으로 가득찬 소리없는 비명이 매일 같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 가호가 새겨진 그 순간부터 그녀는 그녀가 아니었다.

머리로는 멀쩡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이 몸으로 전달될 수는 없었다. 전투 동작부터 자신이 하는 말, 걸음걸이와 표정 하나하나까지 그녀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백전 무패의 여기사는 그 안에 수많은 패배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수십만의 적군, 거대 괴수, 도적단에 심지어는 작은 고블린 무리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슬라임까지 무패라는 칭호가 무색할 정도로 그녀는 온갖 적들에게 패배해왔다.

대부분은 그녀가 항복한 것이었다. 제대로 전투로 패배한 적도 있었지만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녀가 무릎을 꿇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녀가 패배하면 항상 결과는 강간이었다. 그녀는 수십의 패배의 기억과 함께 수십가지 방법으로 범해진 기억이 있었다.

이렇게나 많이 졌음에도 그녀가 무패라고 불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 패배가 없던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강간을 당한 이후에는 항상 여신상 앞으로 되돌아갔다. 가장 최근에 기도한 곳이었다. 그녀가 패배하면 그녀의 전투와 강간당했던 일을 포함한 모든 시간이 그녀가 기도했던 그날, 그 시간, 그 장소로 되돌아간다. 고통스러웠던 그때의 기억만이 남은 채로.

그것이 야겜 여주인공의 운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