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부디 용사가 되어 이 세계를 구해주세요! 이대로면 세상이 멸망해버려요!"


마왕이 등장하고 세상이 혼란스러워진 가운데, 인류가 멸망해간다.

그 멸망을 막기 위해 인류에게 필요한 용사.

눈앞에 있는 여신님은 내게 그것을 하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두 손으로 잡아도 안될 것 같은 풍만한 가슴.

별무리 같은 아름다운 머리카락과 새하얀 피부.

이런 엄청난 미인의 부탁을 받은 나는 당연히...


"미쳤어요?"


욕부터 처박기로 했다.


"여신이 무능한거야, 뭐 개입을 못한다 뭐다 그런게 있다고 납득하겠는데.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그 세계의 인간에게 힘을 주던가 용사를 만들어주던가 해야지.

잘 살고 있던 옆 세계 사람을 잡아와서는 뭐요? 도와주세요?"


"요, 용사님?"


"용사님은 개뿔이. 전 아직 수락 안했으니까 수작 부리지 마요."


싸움 하나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잘 살고 있던 사람 갑자기 영혼만 쭉 뽑아서 납치해오더니,

그 사람한테 자기 세계를 스스로 못지키겠으니 싸워달라고 부탁하는 미친년.

내가 대체 왜 부탁을 들어줘야하는데.


"거기 상식이 있으면 대답해봐요. 쌈박질 한 번 안해본 사람을 갑자기 끌고왔어.

그러고는 이제 선봉장이 되서 전쟁터로 나가 세상을 지키래.

욕을 박겠어요, 안박겠어요? 당신이 여신이 아니면 당연히 악마니까 개새끼고, 여신이면 겁나 무능한데 뭘 믿고?"


"아, 저기, 저, 그, 그러니까, 우으."


"울어도 소용 없어요. 물론 이세계 전생하면 좋아할 사람 널렸는데 전 아니고요.

싸우기 보다는 소설 한 줄 더 읽고 싶은 그냥 일반인이니까 그냥 돌려보내세요.

하다못해 대가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다짜고짜 싸우라고...."


"전데요..."


"네?"


자칭 여신은 우물쭈물하면서 조심스래 말했다.


"창조신님의 규율이 있어서... 여신은 세상에 관여할 수 없어요...

그래서 다른 세상 용사를 불러오는 거고요.

솔직히 이번에 처음 불러오는거라 실수한거라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제 세상은 좋아해요.

무척 평화롭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정겨웠거든요."


아니, 제발 본론만 좀.


"말씀드리는게 늦어서 죄송해요.

그, 어쨌든 제가 당신에게 드릴 수 있는건 싸울 수 있는 능력이랑...

무능한 제 몸 뿐이에요. 규율 때문에 세상을 드리거나 할 순 없어서...

부탁드릴게요, 용사님. 이 바보 같은 여신을 당신에게 드릴테니 제가 사랑하는 세상을 구해주세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머리카락이 아래로 흘러내리며 매끈한 등이 드러난다.

무심코 침을 삼킬 정도로 야한 모습.


세상을 구하면 저게 내꺼다.

그렇다면 나는....




이라는 상황에서 장붕이들이라면 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