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약해서 데리고 다닐 수 없으니 나가라는 통보를 받은 짐꾼, 장붕은 그 말을 한 채 스킬을 해체했다.


 그리고는 미리 가지고 있던 텔레포트 스크롤로 떠나가는 그를 보며 용사파티원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장붕이 떠난지 얼마 후, 용사파티가 머물던 여관에서 대책회의가 열렸다.


 "일단 거짓말은 아닌거 같지?"


 용사의 말에 파티원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느끼기에도 힘이 약해진 것이 확연한 탓이었다.


 "설마 그런 힘을 숨기고 있었다니. 정말 어디까지 추한 건가요. 그 사람은"


 "그러게나 말이야. 설마 그것 때문에 지금껏 스스로를 단련하지 않은건가?"


 성녀의 말을 엘프 궁수가 받았다. 묵묵히 그걸 듣고 있던 여도적도 한마디 보탰다.


 "애초에 지금까지 우리가 자기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도 모르고."


 용사파티원들은 점점 강해졌지만 그건 적도 마찬가지였다.


 어느새 짐꾼은 일반적인 공격이나 스킬의 휘말림 만으로 죽을 수 있는 지경이 되었고,


 그런 그를 보호하느라 파티원들은 마치 도자기 하나 지키며 싸우는 기분은 맛봐야 했다.


 그것이 지금 힘이 약화되었음에도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이유였다.


 애초에 패널티 하나가 가고 다른 패널티가 부여됬다고 보면 전력은 거의 그대로였으니까.


 그런 파티원들의 푸념에 마법사도 끼어 들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야. 만약 그 능력을 우리에게 상담하고 더 효율적으로 사용했더라면 리네 마을도..."


 리네 마을. 과거 용사파티가 힘이 부족해 구하지 못하고 마을 주민들이 몰살 당했던 곳이자


 용사파티원들의 가슴에 깊숙히 자리잡은 역린.


 만약 짐꾼이, 파티원들과의 상담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강화를 하고 파티원들도 그에 맞춰 훈련을 했다면


 아니 그가 자신들을 조금 덜 강화시키더라도 본인을 지킬 정도의 힘만 있었다면


 혹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설령 그렇지 못했더라도 더 많은 이들을 구할 수 있었지는 않았을까.


 마법사는 그리 결론 내린 것이었다.


 그 말에 더욱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이를 가는 파티원들.


 "일단은"


 그때 처음 한마디 이후 조용히 있었던 용사가 입을 열었다.


 "마왕을 잡는게 제일 중요하니 그쪽부터 신경쓰도록 하자. 짐꾼 녀석을 어떻게 할지는 그 다음이야."


 "예, 우선 사람들을 구하는게 최우선이니까요. 저희들의 개인적인 감정은 미뤄두도록 하죠."


 그리하여 성녀의 말을 끝으로 대책회의가 종료 되었다.



 짐꾼의 능력을 알아차리 못해 구할 수 있는 이를 못 구했다는 후회와 피폐


 그리고 이 사단을 낸 짐꾼 놈을 반드시 잡아 족치겠다는 집착.


 마왕을 무찌른 용사파티원들이 모두 한 남자를 찾고 있다며 대륙 곳곳에 소문이 나기까지 앞으로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