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마왕과 함께 어떤 이상한 공간속에 있었다

마왕과의 사투 중 최후의 도박으로 고대인이 만들었다는 큐브에 마력을 흘러넣었더니 빛이 흘러넘쳤고 정신을 차리니 이곳이었지

그리고 그런 내 눈안에 들어온 하나의 문구

[100일 안에 같이 있는 암컷을 완벽하게 조교하신다면 그 암컷을 영원히 소유하실 수가 있습니다]

...뭐라고?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문구였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이지?

고대인 이놈들은 도대체 뭘 만든....

"네 이놈..."

그때 증오에 가득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짓을 한 건진 모르겠지만 이 나를 이렇게 구속해 놓다니 나중에 지옥을 보여줄테니 기억해두고 있어라...."

왜 저런 말을 하나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마왕이 줄에 묶여있었다 그것도 귀갑묶기로

마왕의 그 음란한 육체에 줄이 파고 들어 꽤나 음탕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조교 조교라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리가 있는 거실로 보이는 공간과 새하얀 벽에 붙어 있는 수많은 문들

저것들의 안에 어떤 것들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뭐 이런 공간이니 제대로 된 것들은 아닐듯했지만

그리고....

"일어서라 마왕"

"무...!?"

마왕은 당황한듯 하면서도 내 명령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까의 그 문구 아래쪽에 작게 쓰여져있던 글씨

[이 공간에서 암컷은 수컷의 명령에 저항하지 못합니다]

...라는건 아무래도 진실이었던 모양이다

"이, 이놈! 무엇을 한것이냐! 이 마왕에게 이러한 무례를...!"

나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외치는 마왕을 조용히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아주 크게 웃었다

"읏..."

내 얼굴을 보고 섬칫한듯 말을 멈추는 마왕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내 안좋은 버릇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상관없겠지 상대는 마왕이니까

나는 천천히 마왕에게 다가갔다

"뭐, 뭐냐 뭐인 것이냐 크윽 에이잇! 가까지오지 말거라! 이 마왕이 두렵지 않은거냐!"

암컷은 불안감에 빠진듯 큰소리로 외쳤다

자 마왕 널 조교해줄게 인류를 위해서 말이지

아아 얼마나 걸릴려나? 가능하다면 오래 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랬다

왜냐하면 그럴수록 부셔졌을때 좋은 소리를 내는 법이니

아하하하

그리하여 나의 마왕 조교기가 시작되었다

후일 이 일을 책으로 엮은 작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게 되지만 그것은 아직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