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시간 동안 간부진들 모두 고생이 많았다!"


어두컴컴한 방 안의 한 가운데에 놓인 제단 앞에서 참모가 말했다.


"마왕님이 돌아가시고 수십년 동안 겪은 고난의 행군이 오늘로 끝이 난다! 모두 너희가 귀한 재료를 구해왔기 때문이지!"


"...."


"모두들 너무 겸손하구나. 이럴 때는 자신의 공을 좀 자랑해도 된다. 하하하!"


"하하하하"


간부진들이 참모가 웃자 그제서야 어색하게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 


곧 참모가 여러 상자를 들고 제단 위에 그려진 마법진 위로 올라갔다.


"자, 그럼 부활의 의식을 시작하겠다! 우선 검마가 구해온 대수림의 천년 묵은 드래곤의 비늘!"


'시발 천년 묵은 드래곤을 어떻게 잡아와. 그냥 근처에 있는 큰 뱀 잡고서 비늘 뜯은 건데 안들켜서 다행이다'


가짜였다.


"혈귀가 가져온 해저의 암흑 진주!"


'먹고 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런 걸 어떻게 사와. 근처 장신구 가게에서 흑진주 산건데 안들켜서 다행이다'


이것도 가짜였다.


"암흑 사령관의 영물의 피!"


'공금으로 술 마시다가 예산이 모자라서 대충 엘프 헌혈원에서 사왔는데 안들켜서 다행이다'


역시나 가짜였다.


"마도 장관이 건네준 별빛의 잎사귀!"


'망할 인간 상단 놈들, 돈을 처먹고 가짜 물건을 보내? 사기꾼 새끼들... 그래도 참모한테 안들켜서 다행이다'


마지막도 가짜였다.


"모든 재료가 모였다! 마왕이시여, 다시 이 장소에 그 거룩한 육신으로 부활하소서!"


그 순간 모든 간부는 생각했다.


'안들켜서 다행이다. 다른 애들은 다 진짜로 가져와서'


콰쾅! 굉음과 함께 마법진 위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으아아악!"


폭발에 휩쓸린 참모는 비명을 지르면서 방 구석으로 처박혔고, 간부들은 부활한 마왕을 흔들리는 눈동자로 쳐다보았다.


무적의 육신과 강렬한 영혼의 기세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새로운 육체의 마왕이 마법진 위에 앉아있었다.


대리석과도 같은 흰 빛의 아름다운 피부, 별빛을 새긴 듯한 연파랑색으로 빛나는 길다란 머리카락, 앙증맞게 솟아있는 이마의 검은 두 뿔.


그리고 아무리 살펴봐도 3~4세로 보이는 육체.


"으이에에에에에에!!!!"


'나 때문인가!!!!!'


간부들의 비명과 함께 그 날의 마왕 부활 의식은 아무튼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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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 마왕군의 마왕 육아일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