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놈들도 이제 끝이구만, 진링으로 들어오다니."


멀리서 일본군 장교가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후줄근한 노란색 군복은 그들이 얼마나 지쳐있는지 보여주었다.


만주의 파르티잔, 북방의 공산주의자들, 군 내부의 반대파벌까지. 그들은 적이 너무나도 많았고, 인력과 보급은 늘 부족했다.


반면 무림은 달랐다.


정파와 사파는 통합한지 오래였고, 공동전선은 이미 한참도 전에 구축되어 있었다.


가문에서 내려오던 보검과 대대로 내려오던 무공과 기술들은 전부 중원의 힘이었다. 단 한 번도 외세에 내어주지 않았다.


고로 모두가 일본군은 이제 끝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양놈들의 무기로 무장했더라도, 여기서는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무림은 승리를 자신했다. 고작 총 몇 개 든 얼간이들에게 질 정도로 약한 무림이 아니었다.


"...살"


"뭐?"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 다른 두 가지 이변이 있었다.


하나는 일본 역시 그 사실을 잘 알았다는 것이다. 총 몇 개 따위로 망할 무림이었으면 공격하지도 않았을테니까.


그렇기에 일본은 매우 '색다른 수단'을 연구했다. 특히 아즈텍에 대한 연구는 그들에게 크나큰 도움을 줬다.


둘은 그들의 연구는 일종의 인신공양에 몰빵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신토라는 토테미즘적인 종교의 영향 때문이건, 아니건.


그 연구는 성공했다.


한 걸음, 두 걸음.


어느새 무림은 다가온 침입자의 눈에서 어떠한 생기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에 손에는 온통 피가 묻어있었다.



"난징대학살."


그 말과 함께 무림맹주의 배에서 핏물과 함께 온갖 살점이 끌려나왔다. 불과 3초가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맹주가 어처구니없이 쓰러지자 뒤에 있던 자들은 당황과 두려움 속에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사건이 식이 된다고?


일본군은 그 모습을 보며 광소했다. 그들은 너무나도 어리석다. 언제까지 멍청한 초식에 따를것인가?


효율성은 늘 최고의 결과를 데려왔다. 기술관료들의 도움과 약간의 기술적 진보만 있다면 우매한 동아는 전부 대일본의 힘 앞에 무릎꿇었다.



차례차례 일류의 고수들이 제압당하고, 이류의 고수들이 총구의 화염 앞에 쓸려나갔다.


무림이 보호하고 있던 마을에선 평범한 사내들이 고작 몇 명의 일본군에게 도륙당했다. 여자는 겁탈당하고, 아이는 팔려나갔다.


그곳에서 동양적이라는 것에 희망은 없었다.




그 후 일본은 난징에서의 학살이 더 좋은 효율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담담히 기록했다.


그렇게 무림은 침묵했다. 그 뒤로도 영원히.


태극권 대신에 대동아공영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