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적한 배를 가르자 톡 쏘는 비릿내가 올라온다.


쾌쾌한 시취가 터진 내장에서 새어나온 똥오줌과 버무려져 지독한 악취가 났다. 


나는 먼저 누렇게 뜬 창자를 끄집어냈다. 그리곤 톱을 꺼내 팔다리를 썰었다.


서걱. 서걱. 서걱.


톱질은 빠르게 끝났다. 나는 잘라놓은 부위를 통에 넣고 피를 뺐다. 검붉은 혈관이 거미줄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단면에서 피가 쏟아졌다.


뱃살은 육회. 팔과 다리는 구이. 나머지는 육포. 


머릿속으로 계산을 끝맺고 정해진 일과대로 움직였다.


우선 발라놓은 뼈는 곱게 빻아서 변기에 흘려넣었다. 


그다음 작업용 침대에 스며든 핏물을 닦았다. 


비닐랩으로 싼 머리를 냉장고에 넣으려는 할때. 문득, 식탁에 올려둔 신문이 눈에 띄었다.


[17번째 연쇄 실종사건. 불안에 휩싸인 도시!]


17번이 아니라 21번이다. 


마음속으로 신문사의 실수를 정정해주며 마저 정리를 이어갔다.


"휴"


마지막으로 쓰레기통을 비우며 허리를 폈다.


청소가 끝나니 지평선 너머로 해가 늬엿늬엿 가라앉고 있었다. 


역시 작업은 힘들다. 편하게 놀고 먹을수가 없다. 예전엔 이정도로 일 할 필욘 없었는데. 


풀썩.


나는 소파에 몸을 뉘였다. 푹신한 쿠션이 꺼지며 몸을 빨아들였다.


편하다. 나는 소파의 푹신함을 즐기며 리모컨을 들었다.


—스팟!


[....해서 이번건으로 벌써 17번째 피해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일각에선 히어로협회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으며—]


"저런."


식인 괴물 때문에 협회장도 고생이 많겠네. 원작에서도 머리털 빠진다고 고민하던데.


빠진 머리칼을 보며 울상을 지을 탈모 아저씨를 떠올리자 약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허나, 어쩌겠는가. 그 식인괴물도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을.


* * * 


san치는 이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