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먹으라고?"
"네."
"너 머리 위에 있는 돌연변이 딸기를?"
"판나라고 불러주세요."
크림과 우유, 설탕을 뒤섞고 젤라틴으로 굳힌 것에 딸기를 올림으로 완성되는 것이 판나 코타.
이탈리아의 시원한 간식이다.
내가 왜 이것을 설명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게 만든 판나 코타가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무슨 말이냐고?
나도 잘 모르겠다.
난 평소와 마찬가지로 후식을 만들었을 뿐인데 여자아이가 튀어나오다니.
어딘가에 말하면 정신병원에 잡혀갈 말이었다.
"그, 얼굴에 묻은 건 피는 아니지?"
"네, 딸기 쿨리스에요. 같이 드실래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뺨에 묻은 붉은 액체를 손가락에 묻혀 내게 내밀었다.
"내가 미쳤나."
"아니에요, 주인님은 미치신 게 아니에요. 단지."
"단지?"
그녀는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간식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을 뿐이세요."
"단지가 아니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난 미친 게 아니다.
멀쩡하게 생각할 수 있고, 기억에 혼란도 없다.
엄마, 아빠, 여동생.
진철이, 명수.
가족과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까지 선명하게 떠오른다
"내가 조현병이라 이게 전부 환상이 아니라면 말이지."
"주인님은 미치신 게 아니라니까요. 아니면."
판나는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며 본인의 옷깃을 내렸다.
"이거 말고 다른 걸 드실래요?"
매혹적인 미소.
하지만 그보다 눈에 띄는 건 내려간 옷가지 안쪽으로 비치는 그녀의 새하얀 피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