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서클이 짙게 내린 교수님은 늘 그렇듯이 썩은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너랑 얘 둘이서 만드라고라 신약 연구 좀 해야겠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며 교수님은 여학생 한 명을 툭하고 내밀었다.


"아니, 그, 농담이시죠? 그 분 교수님 여동생이시잖아요."

"그래서?"

"아니, 그래서가 아니라!"


만드라고라.

포션을 위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소재인 동시에 어떤 개조를 거치냐에 따라 그 효과가 천차만별인 신비한 약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만드라고라 그거 조금만 잘못해도 발정 가스 나오는 약초잖아요!"


그래.

만드라고라는 나름 흔한 약초인 동시에 필수적인 약초지만 단점이 명확하다.

약간만 잘못해도 발정 가스가 나오는 미약이나 다를게 없다는 거.


그래서 고급 포션을 만드는 경우에는 전문가 '혼자서' 정제하고,

저급 포션을 만드는 경우에는 적당한 자동 정제 도구를 사용한다.

그런데 그걸 지금 남녀 둘이서, 그것도 자기 여동생이랑 하라고?


"그쪽도 뭐라고 말씀 좀 해보세요. 댁 언니가 미쳤잖아요."

"얘도 나름 내 제자라서 실력은 확실한데."

"실력이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막아야 한다.

자칫 잘못해서 둘이서 발정 가스라도 마시면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교수님의 여동생이랑 발정나서 연구실에서 떡치는거?


까놓고 말해서 떡치는 건 상관없다.

시발 그런 정신나간 년놈들을 한 둘 봤어야지.

근데 교수 여동생이랑 떡치는 건 다르잖아!

하물며 같은 학부 동기에 어린 시절부터 얼굴도 본 사람이고!


"하, 시발. 잠깐 말 좀 놓자. 세이지 누나. 원래 교수나 현자 칭호 받는 사람이 정신이 빨리 돌아버리는 건 아는데."

"그걸 본인 앞에서 말하는 너도 교수의 자질이 보여."

"시끄러워! 어쨌든 누나가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을거란 사실도 알고 어차피 설명 안해줄거도 아니까 물어볼게. 동의 받았어?"

"얘 의사는 물어봤어. 동의했어."

"하...."


뭔진 모르겠지만 준비가 다 끝난 모양이다.

진짜 장학금만 아니었어도 이 학부 안왔는데.


"참고로 이거 동의하면 등록금 절반만큼 매달 월급으로 들어와."

"까짓거 함 해봅시다!"


시발 몰라!

실수로 가스 터지면 니 동생 맛있더라 하지 뭐!

왜 학부생이 신약 연구를 해야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시발 아무튼 돈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내용으로 시작해서

천재인 교수 여동생이 섬세한 손놀림으로 남주가 조금씩 발정 가스를 흡입하게 만드는

그런 야설 어디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