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출간한 눈물을 마시는 새 아트북에서 눈마새 이미지화를 담당한 이안 맥케이그가 쓴 서문임.

 

이안 맥케이그는 이전에는 스타워즈, 터미네이터2,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의 컨셉트 아티스트를 담당한 사람인데

 

당연히 그에 해당하는 원전도 읽고 컨셉트를 만들어 냈음.

 

 



 

 

 

 

 

"하늘을 불사르던 용의 노여움도 잊혀지고 왕자들의 석비도 사토 속에 뭍혀버린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생존이 척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한 남자가 사막을 걷고 있었다."

 

아름다운 대목이다. 가운데 땅과 머나먼 은하계에서 과하리만큼 좋은 시간을 보낸 사람의 입장에서, 나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제법 확실히 예상하고 있었다. '한 남자'가 수수께끼에 싸인 이름 없는 영웅으로 등장, 자신의 도덕률에 따라 홀로 암흑과 흥분의 시대를 살아간다. 세상을 구하고자 저승으로의 모험을 떠난 그는 문지기를 물리치고 현명한 조언자를 만나 상징적인 동굴 안에서 극도의 공포와 싸운다, 그렇게 죽었다가 부활하여 마법의 검을 얻은 그는 신들로부터 훔친 불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가까스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대략 그런 이야기 말이다.

 

그러니 상상해 보시라. 사악의 방랑자요, 우리의 영웅인 케이건 드라카가 알고 보니 복수심에 불타는 살인 괴물이라서, '나가'라고 일컫는 파충류 인간 종족을 집단 학살할 때, 단지 그들을 죽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아 먹어 존재조차 없애려는 개인적 원한을 드러냈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겠는지.

 

이 이야기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뻔한 영웅 서사가 아니다. 전혀 아니다. 게대가 나는 3,000페이지나 되는 이영도의 판타지 서사시 내내 단 한 번도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알아맞히지 못했다.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나는 이 이야기와 광적으로 사랑에 빠져버렸다. 지금까지 전체 이야기를 최소 서너 번은 완독했다. 부분적으로는 열두 번 이상 읽은 내용도 있다. 아직도 내가 놓친 부분이 없나 찾는 중이며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작가의 통찰과 연민에 경탄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익살과 황당무계에 매번 박장대소하며, 나로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결말에 다다르면 항상 눈물을 적신다.

 

여러분의 예상이 빗나간다는 것. 내가 볼 때, 눈물을 마시는 새의 매력이자 난제는 바로 그 점이다. 독자인 여러분은 해답을 찾기 위해서, 등장인물을 두고 판단하기 위해서, 흩어진 점들을 이을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은 흡사 여러분 앞에 거울을 들어 보이는 것 같아 조금 두렵기도 하다. 여러분이 어떤 사람이며, 여러분이 진정 무엇을 얻는 사람인지 비추는 거울 말이다.

 

눈물을 마시는 새를 대외적으로 위쳐에 비유하곤 했지만 실은 위쳐보다 훨씬 더 귀하고 놀라운, 진정한 원전이다. 크래프톤 게임 디자인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이 이야기가 서구 세계에 쉽게 와 닿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임무였다. 그 목표는 손광재 디렉터와 그의 뛰어난 아티스트 팀 덕분에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본다. 크래프톤은 우리가 나름의 창조적인 비젼을 따르리라 믿었겠지만 손광재 디렉터와 나는 이 이야기가 가진 특별함을 그대로 살려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 단순히 이야기를 보존할 뿐만 아니라 한 페이지 남짓한 공간 속에 철학적이기도 하고 장난스럽기도 하고 황당하거나 잔인하거나 동정적이기도 한 모든 면모를 보여 주는 작가의 목소리 자체를 살려내야 했다.

 

페이지마다 재현된 디자인들은 우리의 의견과 관찰이 더해져 여러분을 이야기의 여정으로 안내할 것이다, 수탉을 감정적이며 거친 모험가로 탈바꿈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비늘투성이 파충류 여인의 내연과 외연에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불어넣고, 식물의 왕국에 하나의 상징이 될 새로운 용을 창조하고, 영혼을 훔치는 자의 내연에 인격의 우울을 묘사한 모든 결과와 그 이상의 많고 많은 것들이 이 책 안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아티스트이자 비주얼 스토리텔러로서 자신의 안전지대를 벗어나 미지의 것과 씨름한다는 건 훨씬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만큼 무한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존재를 규정하는 대부분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 우리가 그곳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용기있고 거기에서 발견한 것을 나눌 만큼 정직하다면 우리는 그걸 연민으로 발전시키게 된다. 끝없는 리메이크와 깊은 분열의 현시대에 연민은 우리에게 너무나 절실하게 필요한 선물이다. 나는 우리가 눈물을 마시는 새를 탐험하면서 찾아낸 것도 그 연민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송광재 디랙터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그간 여러 재능있는 아티스트, 아트 디렉터들과 함께 작업하는 행운을 누려왔지만, 친구여, 자네만큼 관대하면서도 이만큼 보람 있는 협업을 한 사람은 흔치 안다네.

 

손광재 디렉터의 훌륭한 아티스트 팀, 그리고 언제나 웃는 얼굴로 우리 일을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해준 이소영 씨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또한 Zion과 Ashley, 정원을 비롯한 모든 크래프톤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여러분들과 함께 일한 것은 영광이자 특권이었다. 나는 42년간 연예 산업에 몸담아왔지만 이만큼 즐거웠던 프로젝트도 거의 없었거니와 이보다 좋았던 프로젝트는 전무했다.

 

그리고 물론, 우리에게 자신의 도전적이고, 도발적이며, 충격적이면서 사랑받는 이야기를 나누어준 이영도 작가에게도 나의 영원한 감사를 보낸다.

 

 

 

 

 

 

 

 

 

 

 

 


 

영문 번역도 완료 된 상황이라 곧 출간 예정이라고 하는데

 

 

 

 


K-판타지 소설 뽕에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