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세계관이란 무엇인가? 여러 작품의 세계관이 혼합된 것을 의미한다.

패러디라는 장르의 특성 상 작가의 집필 계기는 내가 재미있게 본 작품이 만약 이랬다면 어떨까? 라는 IF에서 시작된다.

가령 평범한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 - 대게 작가 스스로를 투영시킨 캐릭터로 설정됨 - 이 원피스, 던만추 등의 판타지와 중세 배경의 작품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혹은 만약 사스케가 여자였다면? 이런 식의 IF 전개가 패러디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런 IF 전개를 진행하다보면 내가 본 여러 작품들의 캐릭터들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되고 이게 바로 다중세계관이다.

예를 들자면 원피스와 토리코의 세계관을 합친다든가 혹은 포켓몬과 디지몬의 세계관을 합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다중세계관을 가진 작품들은 대게 밸런스 붕괴, 세계관 붕괴, 캐릭터 붕괴라는 삼붕괴를 겪으며 연중 혹은 습작 엔딩을 맞는다.

그렇다면 왜 다중세계관을 가진 패러디 작품들은 패러디 독자들에게도 외면을 당하며 삼붕괴를 겪는 것인가?

비록 지금은 몰락한 왕국의 잔해만이 남고, 그 찬란했던 문명의 잔해마저 시간 앞에 풍화되어 점점 사라져가는 조아라 왕국이지만 그럼에도 그곳에는 옛 시대의 패러디가 남아있다.

그리고 그 잔해들을 조금만 뒤지다 보면 다중세계관의 작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중세계관은 여러 작품들의 세계관의 집합체지만, 보통 2개의 작품이 크로스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작품을 2개만 섞으면 보통 [가X나] 이런 식으로 제목에 써놓고, 2개 이상이라면 [다중]으로 표기한다.

그렇지만 [다중]이라고 쓰인 작품은 적은 편인데 왜냐면 엮인 세계관이 많을수록 작품의 전개가 개판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작품의 전개가 개판이 되는가?

일단 다중세계관은 작가가 원하는 작품의 세계관을 한 곳에 모은 것이기에 세계관끼리의 충돌과 밸런스 붕괴가 너무나 쉽다.

가령 장붕이가 다중세계관 작품을 쓰기 위해 스타크래프트와 포켓몬 그리고 히로아카를 합친다고 해보자.

듣기만 해도 근본없는 조합이지 않은가? 물론 작가들도 생각을 하기 때문에 대게 작품 분위기가 비슷한 작품들끼리 섞는다.

그러나 메이플과 귀멸의 칼날 , 던만추처럼 중세-판타지-이능력물들만 섞는다고 세계관 충돌과 붕괴가 일어나지 않을 리가 없다.

검은 마법사랑 무잔 둘 중에 누가 더 강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검마다.
대적자랑 탄지로랑 싸우면? 대적자 압승이다.

던만추 주요 캐릭터들과 귀칼 주들이 싸우면? 글쎄 아마 던만추가 이기지 않을까?

이렇게 보니 귀칼이 최약체네. 아무튼 여기서 다중세계관의 문제가 나온다.

어느 작품에서 최강자라고 해도 다른 작품의 기준에선 허접이다.
어느 작품 세계관은 중세 판타지인데 다른 작품은 성간 여행을 하고 화성에 식민지 만들고 있다. 근데 이 두 작품을 합쳐버린다.

이러다보니 세계관과 밸런스가 붕괴되고, 독자가 떠나는 원인이 된다. 독자는 탄지로가 성장하는거 보러 왔지 루시드나 스우한테 썰리는 걸 보러 온게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얘기한 것은 다소 극단적인 예시지만 이거보단 덜해도 세계관+밸런스 붕괴가 심심찮게 일어나는게 다중세계관이다.

물론 작가가 밸런스 비슷한 작품들만 섞고 밸런스 좀 맞추면 해결된다. 근데 패러디는 작가의 순도 100% 뇌내망상을 그대로 써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밸런스 맞출 능력도 없는 작가가 많다는게 문제지.

거기에 캐릭터 붕괴까지 일어난다. 아무리 작가가 좋아하는 작품들만 섞어도 그중에서 특히 좋아하는 작품과 캐릭터가 있다.

이러면 작가는 무의식 혹은 의식적으로 자신의 최애 캐릭터와 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다른 작품과 캐릭터를 희생양으로 삼게된다.

원작에선 무표정에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신비로운 쿨데레 캐릭터가 패러디에선 당황하고 허접에 판단력 제로의 캐릭터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이런 세계관/밸런스/캐릭터 붕괴를 본 독자는 쉽게 빠져나가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작품이 진행되다 보면 점점 전개가 꼬인다. 작가가 '어 이거 뭔가 이상한데'를 느낄 때면 독자도 사라져있고, 남은 건 박살나버린 전개의 작품뿐이다.

그러면 그 작품은 연중 혹은 습작이 되고. 그나마 남아있던 독자는 분노하고.
다중세계관만 보면 치를 떨며 거부하게 되고.

뭐 이런 거다. 이게 다중세계관의 패러디 작품이 어려운 이유이며 독자들에게 외면 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