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저는 용사입니다! 

그리고 지금 여러분들을 도와준 것도 저고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서둘러 어깨에 있는 성문을 보여줬다.


"성문… 이다."


"그렇다면, 진짜 용사?"


"어흑! 하아아아...."

앞에 선 탱커가 긴장이 풀렸는지 허리를 붙잡고 방패에 기대 누웠다.



"이제, 용사님도 왔으니까 빨리 치료약을 바르자!"


"쿨럭! 용사님께서 강하더라도 치료약 냄새를 맡고 오는 오크떼를 상대로

치명상을 입은 성기사와 쿨럭!

마나 없는 힐러를 지키는 건 무리 일 수도 있어..."


힐러가 분한 듯 입술을 깨물며 말을 삼키는 듯 하다.

아마 힐러가 가진 가방에 매달린 저거...

저거 치료약 맞나?


"저기, 혹시 힐러님 가방에 보이는 저 주황색 약을 말하는 건가요?"


"네?.... 네."

'뭐지 이 사람 치료약도 모르는 건가?'


"그거 제가 가진거랑 다른데, 진짜 치료약 맞아요?"


"네? 뭐라고요?"


'아니 진짜 다른데...'

그렇게 생각하며 내가 가진 초록 치료약을 건넸다.


"봐봐요. 진짜 다르죠?"


"네... 네?! 이건 중급 치료약이잖아요!"


"에? 뭔 치료약이 중급이란 게 있어요?"


"네... 혹시 이거 써도 되나요? 제가 보상은 할 테니까...."


"예 걍 쓰세요."


"네?"


"이건 아까 말한 거랑 다르게 오크란 놈들이 냄새를 맡지 못하나 보죠?"


"네, 맞아요. 근데…"

힐러는 그 말을 하고 조금 말을 흐렸다.


"근데요?"


"사실, 쿨럭! 많이 비쌉니다. 

그러니 그 비용은 제가 내겠습니다."

탱커가 끼어들었다.


"아뇨 걍 쓰세요. 사람 목숨이 중요하지, 이게 뭐 대숩니까?"

'어차피 집 근처에서 초보자 모험 세트 사가지고 온건데 뭐,

얼마나 비싸겠어…..?! 그럼 이 사람들 빚 같은 게 있나?'


그렇게 생각하니 수상한 거 투성이었다.


'초보자 사냥터라는 곳에서 저렇게 헤진 장비를 가지고 있다는 게

아무래도 중급자로 올라가는 승격시험을 오랫동안 통과하지 못한

[만년 초급자]인건가.. 

그러다 불쌍하게도, 자신의 기량에 맞지 않는 적에게

도전하다 이렇게 됐을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중에 탱커가 일어섰다.

몸을 제대로 가누는 걸로 봐선

고통은 경감된 것 같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크도 모자라서 중급 치료약까지..

거기다 그냥 준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건 거짓말이 아닌 듯, 깊게 머리를 숙이는 그를 보고

나는 손을 내저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아테나께서 하실 일을 대신 했던 것 뿐입니다."


"은인이신데 이름도 아직 모르네요.

저는 제이크, 보시다싶이 이 파티의 탱커이자, 

성기사입니다.

파티라고 하기엔 2명 밖에 없지만요."


"저, 저는! 케이트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케이트, 직업도 같이 말해야지."


"아! 아하하… 저는 

이 파티의 힐러이자,

수녀! 입니다."


"아, 네 저는 란스라고 합니다.

아까 보셨듯이 용사입니다."


"아! 그럼 그거.. 성검이에요??"


"네.. 이렇게 보이지만, 성검은 맞습니다."


"아… 그래서 아까 들으셨듯이 저희는 미등록자인 줄 알았어요."


"미등록자요?"


두 사람은 약간 벙쪘다가 서로 속닥였다.


"뭐야, 미등록자를 모르는 건가?"


"아니, 농촌 출신이라 그런거 같아.

신문에서 이번 대 용사는 농민이었다고 들었어."


근데.. 다 들리는데.


"뭐 얼마나 오지길래…?!"


"? 왜그래?"


"혹시 최흉마을 출신 아니야? 

이름 짓는 방식도 거기 방식이고."


우리 마을이 최흉마을이었어?


"아! 그런데가 있었지.

그럼 길드도 못들어오는 데니까

맞긴 하네"


길드가 못들어온 이유가 따로 있던건가?

내가 듣기로는 평범한 시골이라서 굳이 들어올 필요가 없다고..


"그래, 길드도 못 들어오는

최흉의 몬스터가 득실대는 땅."


.....


"아, 죄송합니다. 우리끼리 잠시 할 말이 있어서.

아무튼 그럼 용사 님의 성함을 들었을 때

짐작이 가는 지역이 있는데, 혹시

전사의 마을이 출신지이십니까?"


"네, 맞아요."


"아…"

"아…"

두사람은 오묘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마치 '그래서 그랬구만..'과 안타까운 듯한 눈빛이 교차하는 듯 했다.


"용사님! 제가 설명 드리자면,

미등록자는 길드에 등록하지 않은 사람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위험한 게 최소 도적부터

야생에서 불법적으로 레벨링을 해서

[고인물]이 된 사람도 존재하니까요!

그래서 그 청새치도 [고인물 룩]의

일부분인 줄 알고 저희가 경계한 거였어요."


"아…"


"전사의 마을 출신인 걸 알았으면 사실

치료약도 필요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주신 은혜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갑자기 제이크가 말을 꺼냈다.


"아, 네."


"그러니 저희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가는 길까지는 저희도 같이 싸우고 길드에 가서

받을 의뢰금은 모두 양도해 드리겠습니다."


"예? 그렇게 생각 안 해도 된다니까요."


"이건, 아테나님께 받은 은혜를 다시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 것도 받지 않으신다면, 성기사로서의 체면이 서지 않습니다."


"으음… 그래요. 알겠습니다. 

이제 다 나으셨다면 돌아가도록 하죠."


우리는 긴 대화를 끝내고 발걸음을 옮겼....


-에고 동기화 완료.



ㅔ? 이게 지금?


-펑!

폭죽소리가 들리더니 내 손에 들러붙었던 청새치가 공중으로 솟았다.

마침내!! 저 개 같은 게 드디어 떨어졌구나!!!

그리고 허공에서 빛으로 휘감기더니

뭐야, 아직도 그냥 청새친데?


-안녕하신가! 자네가 이번 대의 용사인가 보군!


뭐야 말을 하네?


-그래! 이 몸이 바로 초대 용사와 여행을 떠난

레온하르트! 더★퍼스트★맨이라네!


에?

벙쪄있다가 다른 두명을 보니 두 명도…

뭐야 힐러는 사색으로 질려있는데?

위험한 놈인가?


-자네! 자네 이름이 뭔가?


"나요? 나 란스라고 합니다."


-란스! 좋은 이름이군. 

나보단 추한 이름이지만,

자네가 마음에 들었네!

감사하게 생각하도록!


"아..예."


-그 떨떠름한 표정은 뭔가!

아무튼 자네를 위해 몇 가지

능력을 써주겠네.

첫번째로!


{염화 능력이라네}


{오! 염화가 가능하다니

이런 검은 처음 보는데요?}


{흐흠! 그래! 나는 모든 에고

중에 최고의 에고라네! 그리고,

서치나 예지, 거기에 더해

투명화와 팔로잉 기능도 가능하다네!}


{팔로잉?}


말을 끝내자마자 청새치가 내 뒤

공중에 떴다.


"오!"


내가 가는 길도 뒤따라왔다.


{오! 엄청 좋은데요? 투명화하고 팔로잉도 가능하나요?}


{물론! 가능하다네!}


"오! 엄청 좋아!"



그렇게 나는 손이 편한 상태로 길드로 되돌아 갔고..


=========


이 씨발. 씨발 놈은 길드로 가는 도중

1초도 쉬지 않고 아가리를 털었다.




작가의 말:

최흉의 마을에서 이름 짓는 법.

옆에 가지고 있던 장비 중에서 하나 붙여서 이름 짓는다.

한 마을에 아기도 얼마 태어나지도 않기 때문에 가능한 작명법.

집안 대대로 창술사면 란스 20세까지 내려 갈 수도 있음.


그리고 주인공 고통길 시작....


오늘의 더★퍼스트★맨:

처음 성검을 입었을 때는 청새치라 놀랐지만,

외형 따위로 나의 매력이 반감되진 않지!

오히려 나의 갭.모.에를 알려줄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