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나오는 호러게임의 세계에서 남주와 히로인들이 그저 평화롭고 행복 할 수 있도록 퇴마일을 하는 주인공.



전생에서 귀신 따위를 믿지 않았지만,

이 세계가 호러게임 속 세계라는 것을 인지한 이후 믿을 수 없는 일을 믿게 되었고, 믿을 수 없는 것들을 봐 왔다.


그저 나만이라도 평온한 삶을 살면 되는게 아닐까 고민도 했다.

주인공이라는 존재가 알아서 해결 해줄거라 믿어버리면, 나는 새로운 삶을 그저 누릴 수 있는게 아닐까 하고.


하지만 주인공과 그 일행들을 보게 되자 생각이 바뀌었다.


'그저 평범한 어린 아이들이잖아... 어른이 지켜줘야 하는 어린 아이들...!'


섬뜩한 일러스트와 각종 효과음.

선택지와 주변인물의 행동으로 변해가는 다양한 전개.

의심과 신뢰도에 따른 인물들의 변화.

트라우마가 생길만한 비현실 공포에 직면하여 챕터를 넘어갈수록 망가져가는 주변인들.


분명 공포게임을 즐겁게 하는 수 많은 요소가 들어있어 구매자의 이목을 끌게 만들었지만.

그 모든 일들을 저 아이들이 겪어야 한단 말인가? 아냐. 안돼... 전생에 어린 내가 겪은 트라우마가 어른이 되어서 미치게 된 영향을 기억한다.


나는 어린아이들이 고통받아야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둠 속에서 희생자가 오기를 기다리는 괴물에 의해 온갖 별의별 사유로 제물로 선택 되어졌으나,

그 대상은 약자였음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알고있다.

게임과는 다르게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가 없다는 것.

나의 한번뿐인 죽음이 비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설속 주인공처럼, 어딘가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슬픔을 지닌 악당처럼.

자신의 죽음마저도 계획되었다는 듯이 누군가에게 내가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만, 나는 멍청하고 무지해, 그런 멋들어진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은 어떨까?

같은 학교의 학생들과 선생을 구하자고 목숨을 걸어, 위험한 상대와 맞대결을 펼친다는 이 상황은 내가 바라던 것이 아니였을까?


공포에 직면해 젊음을 희생당하게 두지 않겠다.


자아, 솔로로 귀신 저택 진엔딩 공략을 시작하자.


저택을 돌아다니며 찾아내야 할 장비는 이미 준비해 놓았다.

움직이는 시체더미를 유인할 짐승의 생고기, 망치, 라이터, 헤드 라이트, 락핏, 양초5개, 접이식 판자


저택에서 나오는 물건은 모조리 쓰래기다.
한번만 사용하면 부러지는 망치라니... 귀신과 괴물이 준비한 함정으로 보일 정도로 쓸모가 없다.


무거운 가구가 가로막은 방을 혼자서 옮기지 못하여 강한 동료를 데려와야하는 스토리상의 전개?

빠루와 소형 전기톱이 있다면 완벽하다.


나에게 다가오는 그림자가 동료인지 적인지, 무엇인지 모른다고?

나는 솔로다. 나를 제외해 다 적이다.

그러니 혼동할 일은 없다.


친구로 변한 괴물이라며 흉기를 들고 공격해오는 녀석도,

위험한 순간에 자기를 대신해서 희생하라며 등을 떠밀고 도망치는 녀석도,

만약 내가 착란에 걸려 무기를 휘둘러도 피해받는 사람마저도 없다.



침대에서 [리본]을(를) 찾았다.

게임에서는 이러한 수집요소를 이용하여 [선물하기] 커멘드로 히로인과 관계를 쌓는다.

하지만 나는 솔로다.

고로 이것은 이번 공략에는 필요없는 물건이다.


엔딩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파밍 요소만 잘 기억해서 쓸데없는 퍼즐과 스토리 파트를 스킵한다.


피해서 도망만 다니는 무력한 약자가 아닌 만반의 준비를 갖춘 플레이어 캐릭터가 등장하는 순간 호러 게임은 호러풍 액션 게임이 되는 거다.


점차 확고해지는 가치관과 희생을 강요하는 귀신들을 분노하고 증오하여 광기에 변질 되어

귀신을 상대로 [악마를 보았다]를 찍는 주인공.


1. 공포게임 하드 모드를 지향합니다. (굴러라 다이스 롤~)

2. 챕터 5가 완결.

3. 재밌을거 같아서 메모장에 혼자보려고 끄적이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