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도였다.
나는 수녀였다.
나는 자매였다.
나는 힐러였다.
우린 실력 있는 파티였다.
위험한 던전에 들어갔다. 함정에 걸렸다.
내 동료는 나를 밀어내 살려냈고.
나는 그들을 버림으로서 살아남았다.
함정에 빠져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린 내 동료들의 시체를, 나는 헤집었다.
마구잡이로 흩어지고 녹아내린 사지와 내장을 기억과 감각에 맡겨 억지로 분리했다.
포션을 마시고, 회복 마법을 사용한다.
포션을 마시고, 회복 마법을 사용한다.
포션을 마시고, 회복 마법을 사용한다.
포션을 마시고, 회복 마법을 사용한다.
포션을 마시고, 회복 마법을 사용한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신께 기도하며 몇번이고 반복한다.
누구에게나 평등하다고, 누구에게나 자비롭다고 지겹게 들어왔던 신께 '이들만은 안됩니다.'라며 생떼를 부리고 있었다.
들이킨 포션이 위산과 섞여 역류하고, 동시에 마력이 역류해 눈, 코, 입에서 피를 토해낸다.
깨진 포션의 병들과 토해낸 포션, 탁한 색의 피가 섞여 발 디딜 곳이 없어질 때 쯤, 나는 회복 마법을 그만 두었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정신을 차리니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불가해의 고깃덩어리가 양인지 말인지 돼지인지 소인지 모를 불가사의한 울음을 내며 체액을 이리저리 뿜어대고 있었다.
내가 만들어낸 괴이에 나는 두려움에 떨었다. 고깃덩어리는 떨고 있는 나를 향해 길다란 촉수를 뻗어왔다.
나는 그때 목소리를 들었다.
미친 수녀의 헛소리라 해도 좋다. 이제 그만 해달라고, 이런 모습이 되어서도 너를 용서한다고.
마구잡이로 비대한 고기와 혼은 그렇게 흩어졌다.
나는 구조되는 동시에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들의 영웅적인 희생을 더럽힌 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죄, 목소리를 들었다며 스스로를 정당화한 죄.
나는 마녀가 되었다.
그리고 형장의 잿더미로 사라질 것이다.
"마녀여, 뭔가 남기고 싶은 말은 없는가?"
누군가 내게 물었다.
두 눈은 이미 뽑혔기에 발아래 뜨거운 열기로 짐작하건데, 불을 붙였으리라.
나는 매달린 채 횃불을 든 자에게 말했다.
"그럼에도 그들이 살길 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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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실은 오직 진희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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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그들이 살길 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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