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이 술을 좋아한다 

사캐며 와인이며 맥주 수집하고 다니는 데

한 번은 백화점 매장에서 혼자 와인본다고 했는데 근처 성당으로 혼자 훌쩍 떠나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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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무튼 간에 이 글을 대충 맥주들에 대한 여러가지 소개글임


맥주의 기원

기본적으로 인류가 마셨을 것으로 추정되는 술은 당연하겠지만 과실주임

곡물은 그냥 저장 상태에서 지 혼자서 발효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과일은 그렇거든

그리고 이런 과실주들은 기본적으로 여러가지로 쓰임

일단 알딸딸하고 힘이 나고 맛있거든 거기에 과일이 지 혼자서 변하는 거니까 신기하기도 했고 

그래서 과실주는 아주 귀한 취급을 받음

약으로도 쓰이고 제사용으로도 쓰이고 무엇보다 과일 자체가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과일이 과실주로 변하는 것도 흔한건 아니었으니

음... 그래서 우리의 조상님들은 생각했지 


"어떻게 하면 이 맛있는 신기한 음료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더하던 우리의 조상님들은 발견을 함

이 술이란 것들이 달달한 것들에서 만들어지고 곡물에 싹을 틔운 것들이 달다는 것을

즉 맥아당의 발견임

그리고 이런 맥아당과 같은 곡주를 만들기 위해서 최초의 농사가 시작되었다는 그런 인류학적 연구결과도 있다 

어쩌면 술은 인류문명의 기원 중 하나라는 거기도 하다... 술 마시겠다고 농사 짓고 정착생활이라니 뭔가 기묘하긴 하지만...


아무튼 간에 이렇게 완성된 곡주는 아는 중붕이들은 알겠지만 우리가 아는 맥주랑 다름

그러니까 죽에 훨씬 가까운 형태로서 사실상 마시는 빵이었음

그리고 맥주는 예나 지금이나 고열량 고효율 에너지원이지 

이 맥주를 아주 알차게 써먹은 게 인류 4대 문명의 큰형님들인 메소포타미아, 이집트임


이집트의 맥주들은 아주 귀하게 취급 받았음. 마시는 빵이니까.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본격적으로 유럽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을 마시는 유럽인, 특히 로마와 그리스인들 시선에서는...


"이집트에 포도가 없어서 저런 하급술을 만드는 거지..."


"맥주 마시면 몸에 안 좋아..."


이랬다. 뭐 사실 그럴 만도 한 것이 와인은 고대나 현대나 형태가 대체로 정형화 되어 있음

포도 특유의 보라색+적색의 액체

이런 걸 일상적으로 마시고 다니는 애들 입장에서 걸쭉하고 죽에 가까우면서 마시면 술인 맥주는 기묘하게 보일 수밖에

그러나 맥주와 와인 사이의 우열은 의미 없다는 건 다들 알거라고 안다. 


어쨌거나 이렇게 맥주가 만들어졌는데 북유럽쪽 역시도 자기들만의 맥주가 있었음

일단 먼저 미드 즉 벌꿀주임

간단하게 말해서 자연계에서 가장 달콤한 식자재인 벌꿀을 이용해서 담근 술로서 

북유럽에서는 고급술임 왜냐하면 벌꿀이 한정적이고 벌굴 구하는 것도 힘들었거든

하지만 과실주를 대체하기 위해 곡주를 만든 것 처럼 북유럽인들도 당연히 곡주를 빚음

그리고 이게 벌꿀주인 미드를 대체하는 북유럽식 전통 맥주인 에일임

이 에일의 특징을 꼽아보자면 두 가지 

1: 그루트를 쓴다 

2: 상면발효다 


이 둘이 되겠음

그루트를 쓴다는 건 당시 맥주들에는 요즘 맥주들의 필수 요소인 홉이 안 들어가고 대신 각종 약초나 식물들이 들어감

홉의 역할을 그루트라 불리는 여러 약초나 식물들이 대신했다고 보면 됨

상면발효라는 건 상온에서 발효시켰다는 말임 


이 에일을 제일 잘 빚는 곳은 영국이었다. 

영국에서는 포도가 안 자라서 여기에 파견근무 나간 선교사들이 포도가 없어 와인을 못 빚으니까 대신 맥주를 빚었거든

거기에 더해서 수도원들은 중세 최고의 지식인 계층

그렇기에 각종 고문서 해독이나 연구를 통해서 맥주 빚는 방법을 연구하고 발전시킴

그러나 현재 맥주하면 어디? 독일이지

현대의 맥주의 기본은 독일에서 시작함 

1: 홉의 발견

2: 하면발효

이 모두 독일에서 나온 거라고 보면 됨 


홉은 지금 맥주에서 반드시 들어가는 필수 재료로서 특유의 쓴맛과 함께 향균작용을 하는 물건임

독일에서 발견되었고 영국에서는 이 홉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었으나 결국 들여왔다고 함

참고로 원래 영어에서 맥주는 '에일'임 그러나 홉이 들어간 맥주가 기본이 되면서 이런 맥주를 비어라고 부르게 됨

그래서 현재는 에일은 본래의 영국 전통 맥주, 비어는 독일에서 들여온 방식으로 만드는 기본 맥주를 말함


그리고 하면발효, 이게 바로 현대 맥주의 기본형태인 라거임

라거라는 거 자체가 독일어로 저장하다의 말인데

이 하면발효는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발효시키는 거임

그리고 이렇게 하면 상면발효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보관성과 폐기율이 낮아짐

상면발효는 상온에서 하는 거라서 까닥 하면 그대로 맥주 전량 폐기인데 반해서

하면발효는 그딴 거 없이 양조 성공율이 매우 높았고 무엇보다 보관성이 매우 좋았음

그러다 보니 이게 대세가 된 거지 

현재 우리가 흔히 마시는 맥주는 따로 에일이나 뭐 그런 거 없으면 100% 라거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칭타오 맥주가 라거들 중에서 유명한 편인데 이건 그럴만 한 이유가 있음

칭타오는 중국땅이긴 한데 독일 식민지였던 시절이 있거든 

그리고 독일인 특, 맥주에 환장함

그래서 칭타오에 맥주 장인 독일인 답게 맥주 양조장을 지었지

근데 문제는 독일이 1차 대전 발리면서 그대로 해외 식민지 모두 몰수, 그대로 이게 중국으로 넘어감

이후 시대를 거치면서 칭타오에 있는 맥주 양조장의 노하우는 그대로 남아서 지금의 칭타오 맥주가 되었다... 뭐 이런 거임

참고로 현재의 맥주 하면 떠오르는 황금색의 라거는 사실 특정 지역의 수질로 인해 만들어지는 거임

기본적으로 맥주 색은 어지간 해서는 갈색이지 

그런데 필젠 지방의 수질이 워낙 특이해서 이로 인해 맥주가 황금색으로 영롱하게 빛나기 시작했고 그게 표준이 되어 버린 거임

색이 왜 중요했냐면 당시 유리잔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기여서 

원래는 나무잔으로 마시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 유리잔으로 마시니까 색도 중요해진 거지 


폴아웃 뉴베가스의 쿡쿡의 핀드스튜 만들때는 국내 맥주 쓰지마라

미국산 맥주 쓰니까 확 달라지더라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