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화로운(?) 물류센터의 점심시간.

인부들이 모여 점심을 먹고 있었다.

급식실은 그것이 언제나 그랬듯이 인부들이 떠드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물류센터에 쌓인 짐만큼이나 어지러운 이 인파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무리는 중년 세명과 젊은이 한명으로 이루어진 무리이다.

사실 하나의 무리라기보다는 막 상하차를 시작해서 아직 모든면에서 서투른 새 일꾼 한명을 중년 3명으로 이루어진 무리가 그 친화력으로 끌어서 데려온 자리에 가까웠다.

"크~ 오늘은 점심을 잘 주는구만? 뭐 일 있나?"

"김씨, 모래가 명절이잖어."

"옘병, 최후의 식사였구만."

"그... 최후의 만찬 아닌가요?"

"그거나 그거나 그게 그거제, 그나저나 우리 젊은친구는 우째 여기 들어온겨? 요즘 젊은애들은 힘든일은 다 피하려고 난리던디."

" 아 맞다, 그거 물어보려 했는디
한번 말 해봐, 어쩌다 상하차까지 손댄거여?"

"...말해도 괜찮다면야 한번 말해보죠. 제가 사실 원래는 군 소속 마법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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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단장님? 업무로 바쁘실텐데 갑자기 방문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하나만 질문하겠습니다. 제가 들은게 사실입니까?"

"안타깝게도... 미안하네."

"...설마... 설마 진짜 사실입니까? 마법사들을 전부 군에서 강제전역시킨다고요?"

"나도 면목이 없네... 국가가 자네들을 이렇게 헌신짝처럼 내버리다니..."

"하지만... 도대체 왜..."

"조금 가혹한 말이긴 하지만... 현실을 알려주는게 좋을 것 같군. 자네들은 도태된거네."

"예? 잘 못들었습니다?"

"들어보게. 전략적으로 봤을때 메테오보다는 탄도미사일이 우월하고 파이어볼보다 유탄발사기가 우월하네.
보호막이나 버프조차 과학이 모사해내는데 성공했지. 내가 알기로는 이미 마법 기준으로 7등급, 그러니까 숙련된 마법사가 꽤나 공을 들여야 만들 수 있는 수준의 보호막을 생성하는 장치가 최전방 기갑사단에 배치된 것으로 알고 있네."

"하지만... 마법은 마법만의 장점이..."

"뭐가 있지? 마법사는 육성이 까다롭고 컨디션에 따라 그 역량이 심하게 갈리네. 안타깝지만 국가 입장에서는 자네들보다 과학의 산물이 훨씬 더 효율적인거야."

여단장실에 들어온 남자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여단장의 말은 야속할정도로 정론이었고 군사적으로 봤을때 합리적이었다.

"게다가 현 정부는 군축정책을 추진하고 있지. 군의 인원수를 최대한 감축해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해소하고 국가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다고 하는데... 마법사들이 첫 타자인것같군.
미안하네. 나로써는 해줄 수 있는게 없네. 자네도 참 운이 안좋구만, 우리 여단이 첫 타자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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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됐습니다. 군에서 쫒겨나고 당장 살 곳도, 먹을것도 없어서 상하차라도 하게 된거죠."

"참... 젊은이가 안타깝구만."

"거 기업쪽에 산업용 마법사인지 뭔지 있던데 거기로 들어갈수는 없었던겨?"

"기업이 군보다 빨랐다고 하더라고요. 독일쪽에서 마력을 전기 에너지로 따라하는 법을 찾았다는 말을 들었을때만 해도 이럴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그래도 젊은이는 마법덕분에 일 편하게 하것네~ 그건 부럽구만."

"아뇨 그런거 못합니다."

"??왜?"

"원래 염력 계열 마법은 통제가 극도로 어려운지라 숙련된 마법사도 마법이 세는 경우가 있어서 섬세한 기계 옆에서는 못써요. 만약 마법이 기계에 세면 부서지니까."

"하이고... 기계때문에 못하는구먼..."

"애초에 설비가 기계 없이 순수 마법만으로 운용되도록 설계됐다면 가능했겠지만 마법사 인건비가 얼만데..."

"자 점심시간 끝났습니다! 다시 일하러 갑시다!"

"어이쿠, 시간 다 됐구만, 자 다들 슬슬 일어나고, 재밌었네 젊은친구!"

그렇게 노가다 김씨와 그 일행은 자리를 떴다.

노가다 김씨는 두가지 사실을 몰랐을것이다.

첫번째로는 그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몇달 뒤에 망한다는 사실이고, 두번째로는 그가 젊은이와 한 대화가 훗날 젊은이가 폭락한 마법사의 몸값을 이용해 마법 기반 물류회사를 세워 전설로 남게 되는 계기가 될거라는것을...




그냥 갑자기 생각난거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