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까들이 항상 들먹이면서 하는 게 조선은 미개한 나라라는 거임

특히나 그중 대표적으로 하는 말이 조선은 인민의 46%를 노비로 부렸다 

노비는 노예나 마찬가지이니 인민의 반 이상을 노비로 부린 것이나 마찬가지인 미개한 국가다!

라는 논리인데 

사실 조선시대의 노비는 일반적인 인식의 노예랑은 좀 많이 다른 존재임

비교를 자꾸 고대 로마나 그리스의 노예랑 하는데 애초에 비교 대상이 잘 못 되었음

조선시대 노비와 가장 유사한 비교대상은 중세 유럽의 농노제임


일단 조선시대의 신분제의 기본이 뭔지는 다 알 거임

양천제 

조선시대의 신분은 사실 딱 둘 이다 

특별한 존재인 왕족을 제외하면 양인과 천민

양인은 양반과 백성 모두를 아우르며 그렇기에 이 둘 사이의 차이는 없음

천민은 양인보다 한 단계 아래로서 천한 존재들이며 그렇기에 이런 천민들이 바로 노비 계층이라고 할 수 있음


노비 계층은 먼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음 공노비와 사노비

구분은 공노비는 공적인 곳에서 사용하고 소유하는 노비고 사노비는 그냥 사람이 소유하는 노비임

그리고 또 두 가지고 나눌 수 있는데 

외거노비와 솔거노비인데 사실 이 둘 사이에는 왕래가 잦았음

밖에서 농사 지으면서 반쯤 노비가 아니라 그냥 소작인 처럼 살다가 솔거노비가 될 수도 있고 

집 안에서 흔히 있는 머슴과 같은 하인인 솔거노비였다가 어느날 갑자기 소작인 비스무리한 외거노비가 될 수 있었음

그리고 공통적으로 노비들은 엄연히 재산이지만 동시에 백성이기 때문에 법적 권리가 있었음 

물론 양인 보다는 적긴 했는데 조선의 헌법이나 마찬가지인 경국대전에서도 노비의 법적 권리에 대한 게 나와있음

더하여 외거노비쪽에 경우는 사실 튀어도 잡기가 힘듬

솔거노비야 주인집 안에서 같이 살기 때문에 튀어도 얼마 못 가지만

외거노비는 그냥 말이 노비지 소작민이랑 다를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애초에 공노비 중에서도 외거노비가 있었음 관청이 소유한 땅의 경작 같은 걸 도맡아 하는 그런 타입으로 

그래서 추노꾼들이 잡는 건 외거노비가 아니라 솔거노비쪽임 

외거노비는 어지간히 잡기가 힘들거든... 거기에 소작민에 가까운 타입인 것 처럼 돈 모으기도 훨씬 쉬워고 


그래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농노랑 비교가 가장 적절할 거라고 했는데 왜일까?

그건 농노 역시도 사실상 숫자가 아주 많았기에 일반인 취급이었지 노비, 그 중에서도 외거노비랑 비슷했으니까 

법적인 권리가 있었으며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었지만 그것 외에는 그냥 일반인이랑 다를 거 없다는 게 가장 크지

농노들은 서양사쪽 파본 장붕이들이라면 알겠지만 사실 소작민이랑 크게 다를 게 없었음

이들은 영주의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지어서 벌어먹고 살았으니까 

따지고 보면 영주에게 내는 세금은 영지에 있는 여러 시설들 이용비 + 경작지 사용비임

외거노비는 여기서 시설 이용비가 없지 왜냐하면 이들은 농노랑 비슷하지만 농노가 아니니까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조선의 신분제는 의외로 봉건제의 가장 끝물에 있다는 거임

애초에 양인이라는 신분 자체도 양반과 백성 모두를 아우르며 양반도 아무리 뼈대가 있는 집안일지라도 과거 합격으로 공직자 되거나 아니면 성균관 유생 같은 게 되지 못하면 얄짤없이 세금을 모두 내야 했으니까 

흔히 양반들의 군포가 제대로 부과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반박은 

그건 조선 후기라서 그랬다라고 요약할 수 있음 애초에 조선 초에는 군포라는 개념이 없었어 

대신 군대를 대신 가주는 대납이라는 게 있었고 이게 조금 발전해서 한쪽은 군대를 가고 다른 한쪽은 그 군대가는 쪽에게 비용을 대주는 걸로 변하고 훈련도감이 설치되면서 군포를 내든가 아니면 훈련도감으로 징집 되던가 둘 중 하나로 변한거임

더해서 봉건제는 알다시피 상전의 상전의 상전의 상전인 존나 복잡하게 꼬여 있는 군신의 계약 관계들이란 말이지 

그리고 이런 서양식 봉건제는 영주가 왕에게 일종 이상의 봉토를 영구적으로 빌려주는 것으로 시작됨

그런데 조선은 그런 거 없었다 

봉토 개념은 있긴 했는데 공신에게만 주어졌고 신하들의 봉급은 선착순으로 받아가는 급료였음

즉 노비는 지주가 소작민을 받거나 아니면 노비를 사서 그 노비 보고 땅 경작하게 한 거에 불과했음

그 외에도 46%가 노비였다는 통계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 중 대부분이 외거노비라는 거임

그리고 외거노비는 위에서 말했다 시피 소작인이랑 별 차이가 없다고 

거기에 더해서 조선 후기에는 세수를 위해서 공노비들을 대부분 해방했기 때문에 그 통계는 진짜 극단적인 경우에 한한 것으로 보면됨

애초에 조선 정부가 아무리 작은 정부 지향을 했다고 해도 세수 줄어드는 거에는 민감한 편이었음


조선이 가진 진짜 문제는 결국에는 제도가 너무 오래되었다는 거임

좀 더 정확히는 조선이라는 나라 자체가 너무 오래 살았다는 걸로 귀결됨

나라가 가진 수명이라는 게 결국에는 있는 법이다 

왜냐하면 그 나라가 가진 기틀이나 법과 같은 제도는 언젠가는 낡으니까 

그걸 지속적으로 보수하고 개혁하면 나라의 수명이 연장되는 것이고 

아니면 뭐... 망하는 거고 

송나라에 경우도 과도하게 군을 통제하다가 그 문제점 + 운이 좆도 없었던 점이 작용해서 멸망당했고 

조선에 경우에는 상전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통일왕조가 바뀔 동안 특별한 개혁 같은 거 없이 그대로 내려온 게 문제임

단적으로 말해서 중국이 한 번 뒤졌다가 다시 살아나고 일본 역시도 전국시대로 서로 죽이다가 막부 들어선 것과 다르게

조선은 설립 이후 부터 쭉 조선이었음

왕조가 바뀌지도 않았고 지도층이 바뀌지도 않았으며 이데올로기가 바뀌지도 않았고 핵심적인 제도들이 바뀌는 것도 아니었음

대표적으로 조세 제도만 봐도 알 수 있음

조선의 세금은 뭐지?

사람과 땅에 매기는 토지세인 조, 군역과 토목공사에 동원하는 인력을 납부하는 용, 그리고 특산물을 납부하는 조임

근데 이게 근본이 어디? 당나라임

그래... 조선이라는 나라의 조세 제도는 무려 조선 건국으로 부터 약 700년에서 800년 전의 조세 제도를 그대로 사용했다 이말임

물론 중국도 일본도 이 조용조를 기반으로 삼았긴 했는데 이게 특별한 변화 없이 그대로 내려왔고 폐단이 막심했다는 게 문제지

요즘도 법 하나가 몇 년만 지나도 시대를 못 따라간 악법 취급 받는데 하물며 세금법이 몇 백년 묵었다면 폐단이야 뭐...

대표적으로 특산물을 납부하는 조에 경우가 문제가 심했다는 건 다들 알 거임

그래서 이걸 이제 대체하고 정리한게 대동법이고 

그런데 조선에서 이런 세금 제도가 많이 바뀌었나? 아니, 결과론적으로 말해서 이 세금 제도의 기반 자체는 결국 남아 있었음

토지세인 조는 그대로였고 군포로 바뀌었으나 결국 용도 그대로 대동법으로 돈이나 쌀로 납부하게 된 조 역시도 결국 이걸 상인에게서 사서 처리한다는 걸 생각하면 그대로임

제도랑 법이 낡은 데 그걸 그대로 쓴 채 특별한 개혁 없이 500년 버틴 게 더 용할 지경임

애초에 사실 조선이라는 나라의 수명의 한계치는 있었음

임진왜란때 

나라 전체가 완전히 초토화된 그 시기에 왕조고 양반층이고 원래는 개박살나는 게 맞았음

아니면 적어도 전쟁에서 활약한 전쟁 영웅들이 기존 권력층에 들어와야 하는 게 맞았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잖아 임진왜란이 끝나고 나서도 결국 왕조도 그대로 지도층인 양반층 역시도 그대로 였음

그리고 이런 만큼 개혁이 있었냐? 아니, 없었지 오히려 명나라가 뒤졌다면 뒤졌고 

청나라가 들어선 후에도 마찬가지

결국 양반층들은 바뀐게 1도 없었고 제도적, 법적 개혁 역시 없었음

이렇게 체질개선이나 개혁같은 게 하나도 없었던 상태에서 그대로 이어져 오니

그대로 문제가 되는 수밖에 없었지 

소소하게 백성들의 삶도, 군사적인 부분도, 제도적인 부분도 바뀌긴 했지만

가장 근본적인 양반층 자체가 바뀌지 않았고 국가의 이데올로기가 그대로였으니 거지같이 보이는 거지

그러나 결국 이런 조선의 흔적들도 모조리 사라지게 되었고 현대로 이어져 옴 

남은 조선의 흔적이란 것도 왜곡된 게 많고 말이야 

미개한 나라라기 보다는 그냥 너무 오래 살아서 미개해 보였던 거임

애초에 이 나라가 그냥 혼자서 가만히만 있던 건 또 아니었음

증기선도 만들었거든...

뭔 개소리냐 싶겠지만 실제로 흥선대원군이 증기선을 연구해서 직접 만들어 보기도 했었음

작동도 잘 되었고 

근데 뭐가 문제냐? 연료 ㅋㅋㅋ

증기선은 연료로 석탄이 대량으로 필요한데 조선은 석탄이 그 당시까지만 해도 그렇게 많이 안났거든

알아보면 알아볼 수록 조선이라는 나라는 운이 없다고 볼 수 있음

환경도 거지같고 이데올로기도 너무 낡았고 제도나 지도층도 너무 오래되었는데 

뭘 해보려고 해도 야발 다 비싸거나 부족했거든

플린트 락 머스킨을 만들고 싶어도 부싯돌이 안 나서 비싸서 불발

증기선을 만들어도 ㅅㅂ 석탄이 부족해서 못 씀

이렇게 보면 참... 영국이 운이 좋단 말이지 철과 석탄이 많이 나오는 땅이었기에 산업혁명이 시작될 수 있었으니까 

문명의 진보는 안타깝게도 운에도 결정됨 지형지물과 자원의 운이라는 거 말이야 

조선이라는 나라는 그런 점에서 보면 버림받은 거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