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땅 위 만 천하, 


많고 많은 피조물 있고 많고 많은 짐승들 있으나, 그 누구도 인간만 못하랴.


나무 위 원숭이도 나무 아래 인간들만 지혜롭지 못하고,


하늘 위 새들도 하늘 아래 인간들만 세상 물정 밝진 못하며,


임금처럼 사는 호랑이도 거지처럼 사는 인간만큼 행복하진 못하랴.



꼬리 없고 날개 없고 발톱 없고 하물며 털도 없는 짐승이 뭐가 그리 잘났길래 저리 떵떵거리며 사는 것일까.


하루는 짐승들이 이를 기이하게 여겨 지나가던 선비에게 여쭙니, 선비가 보따리에서 붓과 먹과 종이 한장 꺼내 씨부리니,



"인간은 짐승과 달리 말을 글로 남기고 글로 이야기를 쓰잖나. 


나무 위 원숭이들이 암만 손재주 좋아도 말재주 좋은 사람만 못하고,


새대가리들이 암만 높이 날아 만천하를 한눈에 봐도 지도를 보는 인간만 못하며,


호랑이들이 암만 산에서 떵떵거리며 살아도 글자 배우는 평민만 못하리.



특히 글을 모른다는 것은 이야기도 모른다는 것인데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이야기를 씹을줄 모리니 고기를 씹어도 육즙이 역하고,


이야기를 베어물줄 모르니 단감을 베어물어도 입안이 씁쓸하며,


이야기를 삼킬줄 모르니 떡을 삼켜도 목이 막혀 답답할 뿐이네."


선비의 말에 짐승들은 기분이 퍽 상했으나 전부 사실이라 별 말을 못하였고, 화 대신 새 의문을 해소하기로 했다.



"그 이야기란 것이 그리 잘났답니까?"


짐승들의 물음에 선비는 말 대신 그 자리에서 먹을 묻힌 붓을 춤추듯 움직이며 종이에 이야기를 써내려갔는데,


그 모습이 신기하고 오묘해 짐승들이 눈 뗄 줄을 몰랐고,


다 쓴 이야기를 선비가 우렁찬 목소리로 맛깔나게 읽으니 짐승들 해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경청했더랴.


그 날 뒤로 짐승들이 이야기 맛을 못 잊어 선비에게 계속 이야기를 조르고 조르게 됐는데,


선비는 그때마다 맛깔난 이야기로 짐승들을 웃고 울리며 사람처럼 마음을 배불리 채워줬고, 쓴 이야기들을 보따리에 모았는데 그것들을 모으고 또 모으니 어느덧 108개나 되었대랴.


그렇게 짐승들은 이야기 맛을 보고 선비는 이야기를 써주던 어느 날, 선비가 산신령을 보러 며칠 집을 비웠는데 짐승들이 선비의 붓을 보며 문득 한가지 생각을 했으니,


"이만큼 봤으면 우리도 이야기를 쓸수 있지 않을까?"


짐승들은 긴 생각없이 붓을 들고 닥치는대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호랑이는 언덕과 계곡을 넘나들며 온 천하에 글을 썼고,

새들은 맑은 하늘의 흰구름들이 먹구름들이 될때까지 썼으며,

온갖 들짐승들은 물론이요 물고기들까지 강이 검게 물들때까지 먹을 풀었으랴.



근데 이리 쓴 이야기들은 도저히 먹을 것이 못됐더래.


쓰기는 백년 묵은 인삼만큼 쓴데 썪은 나물보다 소화가 안 되니 다들 자신들이 쓴 이야기에 괴로워 했으니, 더러워진 입맛 씻을걸 찾는데 마침 선비의 보따리가 눈에 들어왔네.


짐승들은 조심히 보따리를 풀었고, 보따리 묶은 매듭이 풀리자마자...



우르르 쾅 쾅!



갑자기 번개와 돌풍이 불며 108개의 이야기들이 온 천하로 퍼졌대랴.


이에 짐승들은 겁 먹어 꽁지 빠지게 산과 하늘과 물 속으로 줄행랑을 쳤고, 때마침 돌아온 선비가 이 난장판을 보니 어른인데도 애처럼 울음을 터뜨렸다네.


선비가 울음을 터뜨리자 같이 따라오던 산신령이 온 천하를 둘러봤는데 크게 놀랐으니.


온 천하에 괴상망측한 이야기들이 투성이에 요사스런 것들이 이야기를 보고 난동을 피운다고하네.


이에 산신령은 도망간 짐승들을 붙잡아 호통을 쳤고, 짐승들이 인간스러워진 마음 때문에 자신들이 저지른 죄를 알고 부끄러워했으나 동시에 구차한 변명을 하니 화가 머리끝까지 난 것이야.


분노한 산신령은 짐승들의 가죽과 비늘을 벗겨 인간처럼 만들었는데, 화가 나 마구잡이로 벗기다보니 가죽이 꼬리와 귀에 걸려 벗겨지다마니 그 모습이 짐승도 이라기엔 인간스럽고 인간이라기엔 짐승스런 것이 우습고 기괴하더래.



"너흴 이제 짐승이라 부를순 없으나 인간이라 부르기엔 기괴하니 수인이라 부르겠다. 너희와 너희의 후손은 앞으로 평생동안 그 모습으로 살며 너희가 온 천하에 풀어놓은 이야기들을 도로 주워야할 것이다."


"이야기를 보따리에 가둬두기만한 네 잘못도 있으니, 너도 이야기 찾는 것을 도와라." 


이 날 이후 온 세상은 기기괴괴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혼란스러워졌고, 


그 혼돈스런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붉은 갓을 쓴 선비가 짐승이었던 것들을 이끌고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돌아다녔다나 뭐라나.


.

.


어느 산구석 시골 마을.


옛날에 이무기 하나가 튀어나와 붉은 머리 처녀를 재물로 요구 했는데, 재물로 바쳐질 처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를 마을 촌장이 안타깝게 여겨, 붉을 홍에 처녀의 이름 한 글자를 따 마을 이름을 홍자라 지어 지금까지 그렇게 부른댄다.



이 평화로운 홍자 마을에 제일 잘 나가는 주막.


현재 그 주막 앞에선,



"거 참, 안된다니까 그러네."


"자넨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단 얘기 모르나? 내 방금 뱉은 보따리 얘기는 백만냥을 내도 모자를 얘기요, 천만냥을 내도 아까울 얘기니. 근데 그런 얘기를 고작 국밥 하나에 들려준다고 하는데, 왜 이런 귀중한 기회를 제 발로 차는가? 암만 못 배워먹은 자라도 눈치와 감은 있어야지, 쯧쯧쯧쯧."


왠 붉은 갓을 쓴 선비 하나가 난동을 피우고 있었다.



"아 예, 전 천냥짜리 가치보다 천냥이 더 좋은 놈이니 시답잖은 얘기 말고 얼른 돈이나 내놓쇼."


"스읍, 참 나 원. 자넨 흙바닥에 쏟은 물을 도로 양동이에 담을수 있나? 어찌 한번 뱉은 얘기를, 그것도 이미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얘기를 도로 담으라 하는가? 그것은 영악하고 불가능한 일이요 불가능은 오직 하늘과 영물만이 이룰수 있는 것이니, 나 같은 일개 인간은 결단코 그럴수.."


"너 돈 없냐?"


"...크흠. 거, 참 젊은 친구가 말야, 어? 떡대 좋고 인물도 좋은데 어찌 이른 나이부터 재물을 탐하는 겐가? 그건 마음을 더럽히는 지름길이요 추잡한 욕심일지니.."


"영감님! 와서 이 사람 쫓는 것 좀 도와주쇼!"

"어야, 금방 간다."


"이,이보게! 자네 마음씨는 좁쌀인가? 거 사내대장부면 대장부답게 베풀줄도 알아야.."


붉은 갓을 선비는 뭐라 더 말하려 했으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일꾼들에 의해 주막 밖으로 던져졌다.


"잘 가쇼. 두번다시 보지 맙시다."


"으으... 이런..."


바닥에 쓰러진 선비를 보고 마을사람들이 수근거렸다.



"쯧, 저 깡패는 대체 뭐래?"


"몰라, 며칠 전인가 갑자기 마을에 나타나선 계속 저리 사고만 친다네."


"보나마나 과거에서 떨어졌거나 할 능력도 없는 놈인게 틀림없어."


사람들은 모두 선비를 수상히 여기며 멀리 했고. 그에게 손 내미는 자는 한명도 없었다.


딱 한명만 빼고.



"쯧, 오늘도 굶어야... 응?"


"이거 드세요."


.

.


"하하하하! 역시 사람은 자고로 쌀을 먹어야 해! 그래, 이런 흰 쌀을... 웁, 쿨럭...!"


"천천히 드세요, 안 뺏어먹으니까."



주막 뒤편 골목. 붉은 머리 소녀가 선비에게 남은 밥을 주며 말했다.



소녀의 이름은 홍순.

부모 없는 고아이자 주막집 막내로 일하는 소녀로, 그녀는 장사를 방해하는 선비를 안 좋게 보면서도 불쌍히 여겼다.


"생긴건 멀쩡하다 못해 곱상하기까지한데 머리는... 어렸을때 나무에서 떨어지기라도 했나."


"음? 뭐라고 했나?"


"아녀요, 밥이나 드세요."


"거 근데 반찬은 없나? 하다못해 뜨끈한 국물이라도 마시고 싶은데.."


"밥 도로 내놔요."


"농담이야 농담. 거 어린 처자가 쌀쌀맞긴."


선비는 밥그릇을 전부 비우고 배를 두드리며 만족스러워 했다.


"정말 잘 먹었네. 내 특별히 공짜 충고를 해주지. 원래라면 쇠고기 다섯근은 줘야 해주는 특급 충고지만 처자의 고운 마음씨를 봐서..."


"충고는 됐고, 또 장사 방해하지 말고 얼른 볼일 보고 마을이나 떠나 주세요."


"처자의 허벅지에 돋은 것과 관련된건데?"


"...!"


"보아하니 돋은지 꽤 됐지? 아직 아는 사람은 없어 보이는군. 아, 한두명쯤은 알려나?"


"다,당신이 그걸 어떻게...!"


"일단 어느정도나 발현됐는지 봐야하니, 실례지만 치마를.."


"어, 에? 잠만, 꺅!!"


"이 잡놈새끼가!!!!"


콰직-!


선비가 소녀의 치마에 손을 대려는 순간, 여인 하나가 달려와 바가지로 선비의 머리를 깼다.


"이 잡놈의 것이 어딜 우리 홍순이를 건드려! 다리 사이 구슬도 깨뜨리기 전에 썩 꺼져!"


"어,언니?!"


"우리 홍순이, 많이 놀랬지? 걱정 마, 이 언니가 해결할게! 아저씨!!!"


얼마 안가 남자들이 도착해 선비를 끌고 갔고, 여인은 소녀를 주막으로 데려와 토닥여줬다.


"으이구, 이 기집애야. 넌 마음이 너무 착해서 탈이야. 저딴 이상한 인간한테 호의나 베풀고."


"미안..."


"혹시.. 저 남자가 그걸 알아?"


"...응."


"세상에나...."



홍순은 몇주전부터 자신의 몸이 변하는걸 느꼈다.

처음엔 가슴에 봉우리가 지니 어른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녀는 전혀 다른 걸로 변하고 있었다.


몸 곳곳에 비늘이 돋아나고, 며칠 전엔 허벅지와 종아리에 지느러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 역시 수인인 걸까... 그 끔찍하고... 차별 받는 존재들..."


"홍순아, 괜찮아. 언니가 옆에 있잖아."


여인은 소녀의 친언니가 아니라 그저 같은 주막에서 일하는 사이지만소녀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줬고, 소녀의  몸이 갑자기 변했을때도 많이 도와주었다.


소녀에게 여인은 유일한 가족이자 의지할 존재였다.


"홍순이는 아무 걱정 마."


"언니..."


소녀는 여인의 품을 오랫동안 껴안았다.


.

.


언니가 내 몸을 고칠 용한 의원을 찾았다며, 어른들 몰래 날 데리고 의원이 산다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


처음엔 조금 미심쩍었지만 언니니까. 하나뿐인 가족인 언니니까 믿었는데....


"언..니?"


《네 년의 눈엔 내가 아직도 네 언니로 보이느냐?》


그 목소린 분명 언니의 것이었으나, 모습은 사람은 커녕 그 어떤 짐승과도 닮지 않았다.


마치 용처럼 생겼으나 비늘은 영롱한 기운 대신 기이한 붉은 빛을 내는 잉어의 비늘이었고 얼굴은 용이라 하기엔 용과 붕어 사이의 어중간한 생김새였으며, 사슴의 것을 닮은 뿔도 없었다.



"이게.. 대체...."


"뭐긴, 속은 거지."


"야, 얼른 의식준비해."


의원은 도적떼이고, 언니는 강에 사는 괴물이라니.


《달이 12개의 구름에 차례대로 가려지고 강물이 세지는 오늘. 널 잡아먹음으로서 난 완벽한 용이 될 수 있다!》


"말도 안돼... 이건 전부 꿈이야..."


믿었던 가족이 괴물이라니.

자신이 수인이란걸 깨달았을때보다 더 끔찍하다.

거기다 곧 죽게 된다니. 


"제발, 누가 좀 살려줘..."




"그래, 살려주마 참한 처자야. 밥값은 해야겠지."


"어..?"


《웬 놈이냐!!》



저 멀리서 두 사내가 걸어왔다.


한 명은 선비치곤 너무나 화려한 옷에 붉은 갓을 쓴 남자였고, 

다른 하나는 상당히 큰 거구의...


"호랑이가... 두 발로...?"


"돌쇠야, 내가 얼굴 좀 숨기라고 하였을텐데? 처자가 놀라잖느냐."


"그치만 부적을 잊어버린걸 어떡합니까요."


"그러고보니 너 그것 때문에 날 며칠씩이나 마을에 혼자 뒀지? 그것도 짐까지 전부 가져가고?"


"아니 그럼 이 면상으로 마을을 갑니까?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그 부적 잊어버린건 다 선비님 탓.."


"좋다, 내 특별히 그냥 넘어가주마."


"...."



호랑이와 선비가 대화하는 사이, 이무기는 도적들에게 명령했다.


《뭐하고 있어! 얼른 박살내!》



"돌쇠야, 보따리 펼쳐라.


일 할 시간인거 같다."


"예, 선비님."


호랑이가 어깨에 맨 커다란 보따리 내려놓고 매듭을 풀자 여러 복주머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은 어떤게 좋을까... 아, 이것들이 좋겠군."


선비가 보따리에 담긴 주머니들을 한 움큼 집어들었고, 그 중 하나를 풀었다.



{욕심에 눈 멀어 형님 버릴지니, 이 금덩이를 버리는게 백배 낫지}

{온세상 금은보화 모아도 아우만 못하니 길거리 돌덩이만 못하네}



초록빛 주머니가 풀리자 낡은 천으로 꽁꽁 싸맨 형제가 튀어나왔는데, 그들의 손엔 수박만한 크기의 금덩이가 있었다.


"뭐야 저 괴물들은?"


"시발 저건 금이잖아? 저 새끼들 다 죽이고 챙기면 딱이겠는.."


도적은 뒷말을 잊지 못했다.


갑자기 날아온 금덩이가 그의 얼굴을 뭉개버렸으니까.



"이,이런 미친!!!"

"끄아아악! 사람 살려!"


형제는 금덩이를 마구 던지며 도적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순식간에 혼비백산 흩어졌다.



《이,이 대체 무슨...!》



"뭐긴 뭐겠느냐, 너 같은 기이한 괴력난신들을 잡을 자들이지."


선비는 품 안에서 붉은색 문장이 적힌 마패 같은 물건을 꺼내들었다.


"하늘의 명을 받고 조선 전역의 이야기를 모았던 선비의 15대손, 붉은 갓의 선비 홍석이라 하오. 편하게 홍선비라 불러주면 좋겠다만.."


《죽어라!!!》


"흠, 역시 쉽게 물러서주진 않을거 같군. 돌쇠야."


"예, 갑니다요!!"


호랑이가 검을 집어던지자 선비가 그 검을 가볍게 잡으며 검을 칼집에서 뽑아들었다.


"거 대체 무슨 이야기를 접했길래 이런 흉한 짓을 하는 게냐?"


《네 놈은 절대 모를 것이다. 동굴에 틀어박혀 지내던 과거의 내가, 그 이야기를 접했을때의 충격을. 난 더 이상 천한 이무기 따위가 아니라 용이요, 강 대신 하늘을 헤엄칠 것이니. 그 목숨이 아깝다면 당장 비켜라!》


"싫다면?"


《그렇다면... 그 목숨을 바쳐라!》


이무기가 습격했으나 선비는 칼을 들고 춤을 추듯 피하며,


《크아아아악-!》


"거 참,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구나."


이무기의 비늘을 벗기고 온 몸에 깊은 상처를 베었다.


《인간이 어찌 이런 기술을...!》


"난 그냥 인간이 아니다. 내 어머니는 도깨비요, 난 인간과 도깨비의 잡종이지."


선비는 그 말을 증명하듯 주변에 있던 바위를 박살냈다.


《이런, 제길!! 그렇다면... 하다못해 이 계집이라도!》


"꺄아아악!!!"


이무기는 돌진하는 척하다 몸을 틀어 소녀를 물고 높이 치솟았다.


"쯧, 발악하긴."



{까치야, 까치야, 내 눈물을 마시고 같이 울어주는 까치야. 부디 우리 낭군님 있는 곳까지 다리를 노아 낭군님 얼굴을 한번만 어루만지게 해다오}

{까마귀야, 까마귀야. 내 눈물로 씻고 구슬피 우는 까마귀야. 부디 부탁이니 색시 있는 곳까지 길을 만들어 색시에게 한번만 더 입 맞추게 해다오}


선비가 주황빛 주머니를 풀자, 수천마리의 새떼들이 나타나 저 높이 솟은 이무기가 있는 곳까지 다리를 만들어 선비를 이동시켜 주었다.



"한번 더."



{님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그 강 건너 강남 가면 다시는 내게 오지 못할터이니 날 두고 가지 마오. 부디 부탁이니 가지 마오, 홀로 남을 날 불쌍히 여기고 여기 남아주오}


보라색 주머니가 풀리자 땅바닥에서 수백개의 손이 튀어나와 이무기를 잡아당겼다.



《끄으윽...》


"돌쇠야, 소녀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고, 보따리에서-"


"예, 예, 이미 다 준비했습니다요."


《크으으... 오,오지 마!!》


"잘못된 이야기를 접한 괴력난신은 듣거라."


선비가 새하얀 복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괴상한 이야기를 믿고 세상을 어지럽힌 괴력난신이여, 잘못된 방식으로 용을 꿈꾼 어리석은 이무기여."


《크으아아아아-!》


"내 하늘에게 선택 받은 자로서 특별히 그 죄를 덜어줄터니,"


《으으으으...!》


"그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다오, 그 결말 내가 새로 쓰게 해다오."


《.....》


"나한테 거둬져라."


새하얀 빛무리와 검은 먹이 이무기를 감싸더니, 이내 주머니로 들어갔고,


[붉은 이무기]


주머니는 붉은 색으로 물들며 복이 귀로 바뀌며 제목이 써졌다.


.

.


판타지 조선 곳곳을 누비며 괴력난신과 그에 얽힌 요사스런 사건을 해결하고, 이야기를 보따리에 봉인하는 도깨비혼혈, 붉은 갓을 쓴 홍선비의 이야기



{어두운 밤길 조심해라 어둑시니 널 보며 입맛 다신다. 어두운 밤길 조심해라 어둑시니 널 위에서 짓누른다. 어두운 밤길 조심해라 어둑시니 널 삼킨다}


{아이야 아이야 이리 오거라, 난 저 나무 뒤에 있으니 이리 오거라. 아이야 아이야 이리 오거라, 내 모습에 놀랄터이니 눈은 감고 오거라. 아이야 아이야 이리 오거라, 내 벌어진 아가리로 들어와라 네 누이 먼저 간 곳으로 너도 곧 보내주마. 아이야 아이야 고맙구나, 네 목소린 이제 나의 것이구나}


{콩쥐야 좆됐어}


도깨비의 힘과 보따리에서 꺼내는 다양한 이야기의 힘으로 싸우는 대충 그런 소재


이야기 보따리란 옛 이야기 듣고 번뜩 떠올라서 써봄


열심히 썼으니까 써줘


+추천 누르지 말고 소재를 가져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