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올해로 22세.


난 성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우리나라의 인식이 싫었다.


성인이 성인물을 보는게 불법인 나라라니.

이런 병신같은 경우가 또 어딨을까.


근데 오늘부턴 우리 나라를 사랑하기로 했다.



"잦은 성관계로 주위에서 소음공해 신고가 왔다! 너희를 체포하겠다!!"


"여러분! 야스는 안좋은 겁니다! 모두 야스는 한달에 한번 이하로, 가장 좋은건 애를 낳을때만!"



이 세계는 더한 병신이었거든.


성 인식 수준이 히잡 없는 아랍이라 부를 정도로 엄격하다.


근데 문제는 내 전생직업이 야설작가였던 것.



"뭣? 엘프의 유흥? 이새끼가 야설을 써?"


"아니, 법으론 문제 없던데요?"


"근데 내 맘엔 안 들어. 검열관이 마음에 안 들면 알지?"


"시발."



어떻게 법으론 가능한데 현실적으론 불가능인건 거기나 여기나 같은 걸까.



아무튼 덕분에 팔자에도 없던 막노동이나 하며 살게 됐고,


인생의 유일한 행복은 노동을 끝내고 술집에서 보내는 금요일밤이 됐으며,



"쉬이바알...."


"아 운석 떨어져서 다 뒤져라."


정신나간 노인과 미친년을 술친구로 두게 됐다.



"쉬이발! 대체 내가 뭔 죄를 저질렀냐고! 내가 남의 나라 군인을 도왔나? 마왕군 똥꼬를 빨아줬나? 그냥 전쟁고아들 태워다가 안전한 곳으로 옮긴게 전부인데 왜 지랄인데!! 짓거리도 전부 내 사비 털어서 한 건데 대체 왜!!"


싸구려 술집에 어울리지 않는 상당히 비싼 옷을 입은 노인의 이름은 알레이스터.


예전엔 잘 나가던 마탑의 대마법사였으나, 

전쟁중 민간인을 구출하다 황제에게 미움을 사 마탑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아 다 뒤졌으면 좋겠다... 다 머리 위에 파이어볼 떨어져라... 운석이 황궁을 덮쳐 줬으면..."


진한 다크서클과 한쪽 눈을 가린 보라색 긴머리가 특징적인 이 여자의 이름은 레아.


원래는 높으신 분의 비서 였는데, 어느 귀족의 청혼을 거절했다가 모든 작위와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아, 운석 떨어져ㄹ.."


"좀 닥치게나. 벌써 69번째야."


"시끄러, 노인네 당신도 황제 좆같잖아."


"흠, 그건 맞는 말이지."


술얘기는 주로 서로의 안부나, 황제와 제국이 좆같다는 얘기들.



"그래서 시발 그 좆같은 새끼들이!!!"


"아아 그 좆같은 놈! 법으로 연애도 사실상 금지시켰으면서 지는 아내 존나 많은 이기적인 새끼!!"


사실 항상 이 얘기들만 한다.


근데 오늘은 그 얘기가 특히나 더 달아올랐고, 제국을 엿먹일 여러 방법들이 오갔다.


"익스플로전으로 황궁을 날리, 딸꾹, 자!"


"시발... 그 좆같은 귀부인들, 다 비리를 고발해서.. 딸꾹...."


"...야, 이건 어떠냐."


"뭐."


"야설 써서, 딸꾹. 책방 만들자. 비밀책방. 그래서, 딸꾹, 누구나 조온나 야한 야설을 보게 만드는 거야... 히히, 그럼 황제가 존나 빡치지 않을까?"


술에 취해 되는 대로 뱉은 말.


"좋은데?"

"바로 그거야!"


"...어?"


.

.


다음날.


마법사가 마치 크기를 약간 줄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생긴 이동식 건물을 끌고 왔다.



"뭐야 할배, 이 고물은?"


"말 조심하게. 이래뵈도 전쟁터에서 수많은 마족들을 학살했던 이동식 마력대포 병기라네. 뭐, 지금은 모든 무기를 뗐지만."


"아니, 이런건 대체 왜 가지고 계신 거에요?"


"황제 때문에 좆같이 강제 은퇴했을때 아는 동생이 위로의 뜻으로 개조해서 준 거네. 이거 타고 여행이라도 하라면서."


"아니 그런 물건을 야설서점 쓰는데 써도 되는 거에요?"


"나중에 보니까 그 동생 새끼가 황제 도와서 나 엿맥였더군."


"앗아아..."


.

.


"자, 모든 책마다 자동귀환 마법과 복사방지마법, 훼손불가마법을 걸었네."


"낙서는 잘만 되는데?"


"갈! 책에다 낙서하지 말게!"


"응 할 거야 노인네야."



....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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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의 움직이는 책방]


"자, 간판도 걸었고, 이동마법도 걸었으니 앞으론 장사할 일만 남았군."


"잭, 이,이걸 진짜 네가 쓴 거야? ...완전 야해..."



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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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움직이는 야설 서점


그걸 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인적 없는 곳에서 영업


책은 책방에서 보거나 대여 해주고 귀환마법으로 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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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야설이 평민들 사이에서 도는걸 아니꼽게 본 황제



"이건 보나마나 알레이즈의 소행이 틀림없어. 제국에 이 정도의 복사방지 마법을 쓸수 있는 자는 그 뿐이라고!"


"폐하, 알레이즈 전 대마법사에게서 편지가 왔사옵니다."


"얼른 가져와라!"



{위대한 황제폐하이시여, 이 천하디 천한 노인에게 폐하의 편지를 주시다니 이는 더 없는 가문의 영광이며, 여신님께서 제게 주신 행운이 분명...}


편지의 내용은 길고 복잡한 어휘와 은유법이 많이 쓰여 얼핏 보면 예의가 담긴 편지처럼 보였으나 그 내용을 쉽게 요약하자면...


{그래서 내가 한 증거 있음? 있냐고 지애비 등처먹이고 황제된 씹새꺄. 그리고 도와주고 싶어도 어디 사는 첩만 4명인 발정난 새끼가 해고해서 못 도와준다. 애초에 도울 마음도 없다. 아 안 도운다고 해서 어쩔건데ㅋㅋㅋ 네가 뭘 할수 있냐고ㅋㅋㅋㅋ 응 텔레포트로 해외도피하면 그만이야ㅋㅋㅋㅋㅋ}


"이런 망할 노인네가...!"


결국 황제는 본인을 소재로 한 TS암컷조교 소설이 암시장에 나도는걸 막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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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적은 전설이다. 정실다워]

[응 정실은 궁수야]


언제부턴가 야설에 낙서가 릴레이로 생기기 시작했다.



[시발련아. 궁수 그 싸패 엘카스년이 뭔 정실이야]

[자궁도 없는 도적은 말이 되고?]

[그거 다 불행한 과거 스토리 때문이잖아]

[응 억지처녀 병신년]

[너 시발 함 뜨자]

[좋다 수인국 콜로세움 x일 x시 7경기 와라 시바라]


"..."


키보드보다 키베가 먼저 발명되다니 맙소사.



{충격! 오함마의 제왕 지크르트와 늑대부족의 전설 라이칸 대격돌! x일 7경기 놓치지 마세요!}


며칠 후 수인국 길거리에 뿌려진 전단지.


그 싸움 이후 둘은 계속 경기 일정을 잡았고, 기묘하게도 책엔 매번 둘의 경기 예정 날짜가 적혀있었다.


"...맙소사."


대륙 최강들이 정실논쟁 두고 싸우다니.


.

.


대충 엘프조교 야설 보고 흥분하는 엘프여왕


대충 본인이 쓴 야설을 책방에 팔고 싶은 부끄럼 많은 용사


대충 정실논쟁으로 싸우는 독사들


대충 하울의 성처럼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책방이 주 소재인 소설이 보고 싶음


피곤한 상태에서 써서 소재 엉성하니까... 알지?


빨리 누가 엉성하지 않게 다시 써와!!! 


15화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