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챈 들어올 때마다 남매근친 글이 최소 하나씩은 있는 것 같아서, 역사적 예시를 하나 가져와 보고자 함.


일단 가장 유명한 역사적 예시인, 합스부르크 가문.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역삼각형 가계도가 인상적임. 그런데 이건 합스부르크 가계 전체에 대해서 가장 특이한 사례기도 하고, 다행일지는 모르겠지만 육촌이나 사촌, 가까워도 3촌간 결혼인 걸 볼 수 있음. 물론 근친의 미학을 잘 살린 가계도기는 하지만, 장붕이들이 좋아하는 남매근친이 없는 건 아쉬운 점임.


또한 놀랍게도, 저 정도면 이례적이긴 하지만 절대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근친이 아님. 어디까지나 '용인될 만한' 근친만을 했는걸? 교황한테 허가도 받음.


장붕이들을 위해, 이집트 마지막 파라오였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가계도를 소개합니다



대충 봐도 어질어질함. 우리가 아는 '그 흑인인가 아닌가' 논쟁에 나오는 클레오파트라는 맨 아래의 CLEOPATRA VII, 즉 클레오파트라 7세임.


놀랍게도, 클레오파트라 7세로부터 11대(근친때매 소숫점이 붙어야 할지도 모름)가 올라가는 300년간, 그 직계에 외부 혈족 유입은 딱 4명 있었음.


위에서부터 내려가 보겠음.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산하 장군이었던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알렉산드로스가 '가장 강한 자'라는 정치적 개찐빠를 내놓은 이후로 이집트의 파라오 자리에 오름. 그의 아내인 베레니케는 마케도니아 귀족의 딸로(최소한 유전학적으로는 '정상적'), 아들인 프톨레마이오스 2세와 딸인 아르시노에를 낳음.


프톨레마이오스 2세는 다른 아르시노에(정상적)와 결혼했고, 자녀 둘을 낳음. 그 후 정치적 문제로 파혼하고(repudiate라 표현되었는데, 쫒아낸 듯) 다른 남자한테 시집갔다가 과부가 된 자기 여동생이랑 결혼함. 다행히도(?) 혈통적인 자식은 없었음.


프톨레마이오스 3세는 (저기엔 표현되지 않았지만) 이복사촌인 베레니케와 결혼했고, 남매를 낳음. 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남매인 프톨레마이오스 4세와 아르시노에는 결혼하여 후계자인 프톨레마이오스 5세를 낳음(1차 남매근친)


프톨레마이오스 5세는 셀레우코스 왕조의 클레오파트라 1세와 결혼함(정상적).


여기까지는, 고대 왕조인 걸 생각하면 정상적임. 고대 왕조가 근친혼 한번에 (비교적) 정상적인 외부 결혼 4번이면 순조로운 거지


그런에 이 시기부터, 150년에 걸친 거대한 근친혼이 시작됨.


여기서부터는 가족관계만 설명해도 빡셀 것 같아서, 근친혼 목록만 쭉 열거하겠음.


프톨레마이오스 5세에게는 아들 둘과 딸 하나가 있었음. 장남과 장녀가 결혼해서(2차 남매근친) 딸을 낳았고, 그 딸은 차남과 결혼함(1차 3촌 근친).


프톨레마이오스 5세의 기준으로, 손녀이자 딸인 클레오파트라 3세와 차남인 프톨레마이오스 7세 사이에서는 2남 2녀가 나왔음.


장남(프톨레마이오스 9세)은 두 여동생과 결혼해서(남매근친 2연타) 아들 하나(프톨레마이오스 12세)와 딸 하나(베레니케 3세)를 낳았는데, 딸이 자기 동생(프톨레마이오스 10세)과 결혼(2차 3촌 근친)했고, 그 사이에서 낳은 딸(클레오파트라 5세)은 자기 아들과 결혼(애매하지만 3촌 근친)함.


그 사이에서 나온 여러 자식들 중, 우리가 아는 '클레오파트라'가 있는 거임. 이 여자가 카이사르랑 ㅅㅅ하고 아들을 낳기는 했는데, 2차 삼두정 때 라인 잘못타서 그대로 이집트 파라오의 종말을 맞이하게 됨.


정리하자면, 프톨레마이오스 1세부터 클레오파트라 7세까지 11대 300년 동안 내려온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왕조는, 직계에서 이루어진 총 11번의 결혼 중 4번의 남매 결혼, 3번의 3촌간 결혼을 함.


앞으로, 근친떡밥에서 합스부르크의 예시를 드는 일이 있다면 그 대신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를 드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