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을 포함해서, 대한민국 전역의 상황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플린트 범죄와의 전쟁” 이라고 할 수 있다

플린트란 운철의 일종인 신비의 광물

특정 개념의 힘을 물질화 시키는 것이 가능한 일종의 질량 저장장치 같은 것이다

그 플린트를 써서 괴인, 내지는 마법소녀로 변신이 가능하고 비적합자가 변신하면 괴인, 적합자가 변신하면 마법소녀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지금 내 앞에서 이를 갈고 있는 저 남자는 괴인

더 멀리 바닥에 쓰러져 있는 아가씨가 마법소녀이다

그러면 나는 누구냐고?

천재 미소녀, 러브앤 피스를 부르짓는 정의의 히어로!

세간에는 “변신소녀” 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익명의 초천재 여고생 정도라고 하지

가장 큰 의문인 “어떻게 플린트를 쓰는데 괴인화가 안되는가?” 에 대한 대답은 바로 지금 차고있는 벨트에 있다

이 벨트, “플린트록 드라이버” 와 “플린트록 버클”은 플린트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사용자를 괴인화 시키는 플린트의독성을 걸러내고 변신체의 파워를 증폭시키는 필터 겸 증폭기 라고 할 수 있다

모두 바로 나, 초 천재 미소녀의 발명품이다

방금 사용한 플린트는 강철의 플린트

전용 필터인 스틸 버클에 삽입한 뒤, 버클을 벨트의 우측, T사이드에 장착함으로서

나는 스틸 폼 으로 변신했다

스틸 폼의 특징은 저 거미 괴인의 공격을 손쉽게 튕겨버릴 정도의 단단함과 파워

나는 거미 괴인의 공격을 전부 막아내며 성큼성큼 거리를 좁힌 후, 그의 안면에 펀치를 먹였다

“어억…!”

비명과 함께 비틀거리며 물러선 거미 괴인,

그가 무작정 휘두르는 양 팔을, 나는 간단히 스텝을 밟는 것 만으로 모두 피한 후 다시 다가가 주먹질

이어서, 등의 거미 다리를 쓸 수 없는 거리까지 가깝게

품에 파고들어 다시 괴인의 흉부에 펀치

기합과 함께 주먹질을 반복한다

“흐앗! 핫!”

“커헉! 억…!”

스틸 폼의 강한 파워가 더해져 무거운 일격으로 변한 나의 주먹질이 쇄도하자 정신을 못차리는 거미 괴인

이대로 밀고 나갈 생각으로 왼팔을 들어올린 난 묵직한 한 방을 먹이기 위해 주먹을 내질렀다

문제는 내 주먹을 내지르려 준비하는 그 사이 짧은 틈에 일어났다

퍽-!

“우앗!”

거미 괴인이 내 복부를 발로 차고, 나는 충격에 물러섰다 

그렇게 거리를 벌리는 바람에 내 마무리 일격은 그대로 실패

둘 사이 충분한 거리가 생기고, 거미 괴인은 등에 달린 여섯개의 거미 다리로 나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우아앗…!!”

곧바로 가드를 올려 방어 자세를 취했다

챙-! 채앵-!!

이건 내가 막아서 내는 소리가 아니다

거미 괴인의 강철보다 단단한 다리가 내 슈트의 장갑을 착실하게 박살내며 나는 소리이다

적의 공격에 슈트의 장갑이 혹사당하고 있는데 좀 곤란하다

스틸 폼은 강력하지만 무겁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다

즉, 상대와 멀어지면 지금처럼 힘을 못쓰고 얻어맞기만 한다

방금 전은 거미 괴인이 방심한 덕분에 쉽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지금 거미 괴인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있듯이 그는 더이상 접근을 허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내 몸을 사방에서 찔러대는, 본체의 키보다 훨씬 긴 거미 다리들

내 팔은 2개, 녀석의 다리는 6개

느릿느릿한 스틸 폼으로는 이 공격을 막을 수 있을 리 없다

그렇다면, 템포를 올려보실까?

이 초천재 미소녀인 나에게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있다는건 당연한 소리다

일단 스틸 플린트록 버클을 벨트에서 제거한 후, 그 자리에 이번에는 다른 초록색 버클을 꽂아넣었다

[SET hopper!!]

그리고나서 벨트를 180' 회전시켜 버클이 있는 자리를 왼쪽, B사이드로 보냈다

[on cycle! are you ready?]

“리트업!”

상반신에 장착된 스틸 폼의 갑주가 해제되며 그 파편들이 사방으로 날아가며 사라진다

파편에 맞은 거미 괴인은 멀리 날아가 철근 더미에 파묻힌다

그리고 다시 내 주변에 생기는 초록색의 장갑 파편들, 하지만 전처럼 상반신이 아니라 하반신에 초록색 갑주를 형성한다

상반신이 허전해졌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이 하반신의 갑주이니 상관없다

이 폼이라면, 이 상황에서 확실히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승리의 공식은

결정됐다!”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이 말과 함께, 호퍼 폼으로 변신한 나는 거미 괴인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스틸 폼의 움직임이 우직하고 굼뜬 동작이라면, 호퍼 폼의 움직임은 산뜻하고 가벼우며 특히나 무지하게 빨랐다

메뚜기의 플린트, 그 힘을 정화 및 증폭하는 호퍼 플린트록 버클을 벨트에 장착함으로서 변신한 나의 다리는, 메뚜기와같은 강한 각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거미 괴인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달려와 호퍼 폼의 각력으로 발차기를 갈겼다

퍽-!!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거미 괴인

그걸 놓치지 않고 쫓아 다시한번 턱을 향해 올려차기

스틸 폼과 대비되는 날렵한 움직임으로, 나는 가볍게 세 번째 킥을 먹인다

“자아, 이건 어떠실까?”

한 바퀴 회전하여 날리는 돌려차기, 이건 가속도가 엄청날거다

F는 m x a, 가속도가 붙은 발차기는 적에게 무자비한 충격량을 먹였다

투쾅-!

공격에 맞은 후, 그대로 콘크리트 기둥에 날아가 박히는 거미 괴인

사방으로 콘크리트 가루가 날려 주변이 자욱해진다

자아, 지금부터가 하이라이트다

나는 벨트의 오른쪽 T사이드에 다시 스틸 버클을 장착했다

[steel! hopper!  PERFECT BLAND!!]

내 몸에 또다시 스틸 폼의 갑주가 형성된다

아래는 호퍼, 위에는 스틸

그리하여 나는 “스틸 호퍼”폼으로 변신하였다

이것이 플린트록 드라이버에 두 개의 슬롯이 존재하는 이유

두 개의 플린트를 사용함으로써 플린트를 하나만 사용하는 괴인보다 약 두 배 강한 변신체로 변신한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시너지를 내는 가장 뛰어난  조합을 “퍼팩트 블랜드” 라고 부른다

그리고 스틸 호퍼 폼은 현재 내가 가진 플린트로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퍼팩트 블랜드 폼이다

스틸 플린트의 파워로 무장한 상체, 호퍼 폼의 각력으로 무장한 하체

최고의 시너지를 내는 조합이다

참, 무기를 잊을 뻔 했다

나는 플린트록 드라이버 아래 만들어둔 작은 버튼을 눌렀다

[hopinum lance]

눈앞에 나타난 홀로그램 설계도에 손을 뻗는 순간 창날이 육각기둥 형태를 취하는 한손 랜스가 손안에 잡힌다

“호피눔 렌스“ 이몸의 걸작

가공하고 남은 스틸 플린트의 부산물을 주조해서 만든 무식하게 단단한 무장이다

“하앗!!“

나는 힘차게 호피눔 렌스를 휘둘러 거미 괴인의 몸를 베었다

”크윽-!“

아, 정정한다

나는 호피눔 랜스로 녀석의 옆구리를 타격했다

스틸 플린트 조각을 집어넣었더니 소재가 가공하기 힘들 정도로 무식하게 단단해진 탓에, 호피눔 렌스는 육각뿔 모양의한손 서양창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렌스를 휘두르기만 해서는 둔기나 다름없는 효과만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효과적이다

힘 센 변신체가 뮐 휘두르든간에 무지막지하게 위험한건 사실이니까

“하앗!!”

다시 힘차게 올려배기

호피눔 렌스의 첨단부가 거미 괴인의 살가죽 훑으며 지나간다

”윽!…. 어?“

공격받은 부분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던 거미 괴인이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무래도 저 괴인의 살거죽이 너무 두꺼워서 타격이 안 먹힌 모양이다

살거죽이 잘려나갈 일이 없을 거라고 판단이 든 거미 괴인이 곧바로 기합을 넣으며 내게 거미 다리들을 휘두른다

“우아앗!!”

거리가 벌어지자 이어지는 거미 다리들의 찌르기

이놈 가죽이 너무 두껍다

둔기로는 흠집도 안 나겠지

F = P x S

같은 힘을 가할 때, 면적이 작을수록 압력은 커지는 법

나는 호피눔 랜스를 고쳐잡고 녀석의 거미 다리를 호피눔 렌스를 휘둘러 하나씩 쳐내며 둘 사이의 거리를 천천히 좁혀나갔다

다시 녀석의 코앞으로 다가가 이번에는 호피눔 렌스의 첨단부를 내지르며 찌르기 공격

“이건 어때?“

”끄아악!!“

손에 느낌이 있다

내가 녀석의 하복부를 향해 내지른 호피눔 렌스는 유효타를 넣었다

아아, 공략법을 찾아버렸다

승리의 법칙은 정해졌다

스틸 플린트의 파워로 호피눔 랜스를 휘둘러 놈의 자세를 무너트리고

그 트

틈을 호퍼 플린트의 스피드로 파고들어 찌르기를 이어나간다

챙!! 챙-!!

“씻빠알 아파!! 아프다고 젠장!!!”

몸에 구멍이 숭숭 뚫리니 그 고통에 거미 괴인이 괴성을 지르면서 온몸을 비튼다

타격으로 생긴 열에너지 때문에 놈의 몸에서는 김이 풀풀 나고 있었다

난 이 틈을 놓치지 않는다

“자아! 필살기다!”

나는 스틸 버클과 호퍼 버클의 작동 레버를 동시에 작동시켰다

[steel!! hopper!! READY GO!!!]

벨트의 외침이 울려퍼지고 내 오른발에 스틸과 호퍼 두 플린트에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플린트 에너지가 모인다

두에너지의 밀도는 점점 커져, 이내 녹빛의 광선을 뿜어내기에 이르렀고 그 순간 나는 하늘을 향해 도약했다

[METALLIC HOPPING FINISH!!]

그리고 공중에서 녀석을 향해 발차기, 정확히는 발을 뻗기만 했는데도 내 몸은 아주 빠른 속도로 거미 괴인을 향해 대각선 궤적을 그리며 낙하했다

투콰앙-!!!!

“으아아아악!!!”

발바닥이 놈에게 닿는 순간 큰 폭발이 일어났다

그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모인 공격을 받아내기에, 거미 괴인의 몸은 충분히 튼튼하지 못했다

나는 놈을 관통해 그의 정 반대편에 착지했다

필살기, 정확히는 “플린트록 피니시” 라고 하는 기술인데, 잡아먹는 열에너지가 엄청나서 퍼펙트 블랜드 폼에서 밖에 쓰지 못하는 강력한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