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인데:https://arca.live/b/novelchannel/77805831


일단 정체성 결핍이 각종 블랙워싱의 원인이 되거나, 와칸다라는 가상 국가에 열광하는 부분이라는 건 굉장히 맞는 분석이라고 생각함. 실제로 대학에서 교수님이 하시던 강의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들어본 적이 있거든.

문제는 그 원인으로 흑인 국가들은 전부 한철 장사처럼 몇세기 반짝하고 수그러 들었다고 써놨는데, 이건 오류가 좀 있다고 봄.

악숨 왕국의 경우는 기원전 550년 경에 사람들이 에티오피아 쪽에 정착해서 기원전 2세기에 건국된 나라가 기원후 10세기까지 존속했고.

쿠시 왕국은 기원전 1000년경에 상부 누비아에서 건국해서, 기원전 8세기에는 고대 이집트를 정복하고 제25왕조를 세웠음(그래서 이 시기에는 흑인 파라오가 진짜로 있었음). 그러다가 3~4세기에 노바티아, 마쿠리아, 알로디아 왕국으로 분열됐고. 

카넴-보르누 제국은 기원전 600년부터 기원후 1899년까지 거의 2500년 가까이 존속한 나라인데.

일단 이 국가들만 해도 기본적으로 천 년 넘게 이어진 국가들이라 몇 세기 반짝이라 하는 것도 황당한 일이고, 애초에 몇 세기 간거면 세계사 기준으로도 오래간 왕국인데.


대부분의 아프리카에 역사가 없다는 것도 틀린 서술인게, 쿠시 왕국, 악숨 왕국, 부간다 왕국 등이 있었고, 서아프리카에는 가나 제국, 말리 제국, 송가이 제국, 베냉 제국, 졸로프 왕국, 아샨티 제국, 소코토 칼리프국, 다호메이 왕국, 모시 왕국, 중앙아프리카는 사오 문명, 카넴-보르누 제국, 룬다 왕국, 콩고 왕국 등이 있었고, 남아프리카는 마풍구브웨 왕국, 짐바브웨 제국, 무타파 제국, 줄루 왕국 등이 있었는데.
 
아프리카 역사 쪽이 초토화된 건 제국 열강 시절에 대륙 단위로 털리고, 기존 고유 국가들을 박살낸 다음에 열강들 멋대로 분할한 데다가, 유물이나 문화재를 거의 다 파괴해버린 게 큼. 이것 때문에 역사 연구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거기다가 미국 흑인들은 타지로 옮겨져서 계속 서로 뒤섞이는 바람에 정체성을 거의 상실해버렸고, 이 때문에 글에서 지적하는 온갖 깽판을 주도하고 있음. 이건 본인들이 미국인이라서 타 대륙, 국가 흑인들에 비해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상할 수 있다는 점도 더해진 것.

요약하면 얘들은 뿌리가 없다기보다, 나무 자체는 오래됐고, 꽃도 많이 피웠는데, 난도질을 당하고, 뿌리는 남들이 멋대로 잘라서 딴 데다가 접목한 거임.


다시 말하지만 나는 글의 취지나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함.

정작 진짜 자랑스러워 할만한 역사들은 잊혀지고, 엉뚱한 역사나 창작물을 건드리는 건 추태라고 생각하고. 

블랙 워싱이나 PC는 현실 문제에 별 도움도 안되고, 그거 핑계로 창작물 다 망쳐놓고 방패로 쓰는 것도 ㅈ같아서 싫은데.


저 글만 보고, 특히나 맞는 부분도 상당한 글이라서, 진짜로 아프리카에는 별 역사가 없구나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까봐 글을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