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무틀딱들 각혈하는 이유 모르겠다1추 ㅋㅋㅋㅋㅋㅋ]

[누렁이 1*]

[솔직히 소설이 재미만 있으면 됐지.

굳이 왜 그런 복잡한 설정들까지 알아야 하냐고.]

 

[추천 18][비추천 123]

 

[무틀딱* : 넌 어디가서 소설 읽는다고 하지마라.]

[누렁이 1* : 응 난 미소녀 점소이로 하렘차리는 소설 읽을 거야.]

[무틀딱* : (이딴 건 무협이 아니야 콘)]

 

[TS* : 점소이는 원래 남자인데 그럼 ts미소녀들로 하렘 차리는 거임ㅗㅜㅑㅗㅜㅑ]

[누렁이 1* : 이거 미친놈 아니야]

[TS* : 꼬우면 너도 TS물 보든가]

[누렁이 1* : 이건 누렁이도 거름]

 

[빙의시켜드립니다 : 이런 새끼들 때문에 무협 스킨들이 늘어나는 거임]

[누렁이 1* :  억울하면...아시죠?]

[빙의시켜드립니다 : ㄱㄷ 곧 배달시켜 줌]

 

[누렁이 1* :  어 어 지금 나 어디가노_

 

그 댓글을 쓰던 순간.

모니터에서 화려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직감하곤 경건하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뜬 순간 보인 건 낯선 천장이었다

 

"이게 빙의지, 씨발 섹스!!!"

 

5700자를 그리 갈겨도 시켜주지 않던 빙의를.

고작 이딴 걸로 시켜주자 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금 내 기분은 화산파 공녀님을 시켜줘도 환호성을 지를 수준이었다.

그래 그깟 무협 설정 좀 틀릴 수 있지.

 

하지만 그 기분은 곧장 문을 부수고 들어온 사람에 의해 깨졌다.

못해도 천근추아니 만근추는 쓸 것 같은 비주얼의 그녀는 이리 말했다.

 

"감히 겁도 없이 마교한테 덤비다니냄져 주재에 건방지기 짝이 없노."

 

나는 눈물을 흘리며 절규했다.

 


"이딴 건 무협이 아니야!!!"


***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딴 개소리는 하지 말 것 그랬다.

그때 그깟 섹스 좀 한번 말했다고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무틀딱이건 뭐건 일단 좆같다는 생각이 들고 볼 세상만사에 분노가 치민다.

당장이라도 자살해서 염라대왕을 만나러 가고 싶었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애써 이를 악물곤 그 생각을 접었다.

 

원인을 따지고 보면 내 주둥아리가 문제인데.

그걸 가지고 따져봤자 무엇을 하겠는가.

 

그렇게 오늘도 망할 중녀들의 설거지나 해주는 신세였다.

 

"수련한다는 놈들이 20인분씩 처먹는 게 말이 되냐고."

 

무공을 수련하기 위해선 많은 양의 음식이 필요하다나 뭐라나.

아무것도 안 해도 천근추는 쓸 것 같은 풍채로 그러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그럼 적어도 설거지는 자기들이 하던가.

 

하지만 자신의 신세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적어도 얼굴은 제법 반반한 편이니까.'

 

안 그랬다면 옆집 춘식이 아저씨처럼 염전 노예나 하는 처지였을 것이다.

 

"노예 아니면 퐁퐁남진짜 인생 참 지랄 맞네."

 

무림이 이따위 세상이 된 이유를 따지자면,

우선 100년 전으로 올라갈 필요성이 있었다

 

***

 

마도천하라는 말을 아는가?

 

간단하게 마왕군 역할을 하는 마교 놈들이 세상을 정복했다는 뜻인데.

이 세상은 무려 100년 전부터 마교천하가 되고 말았다.

 

문제는 100년 전의 천마가 헬조선 출신이라는 거지.

 

[남자들 대가리는 다 부수고 싶어요.]

 

자칭 래디컬 페미니스트라 주장하던 그녀는 정말로 마교천하를 이뤄내고 말았고.

결국 여존남비 세상그러니까 남녀역전 무림 비슷한 곳이 되고 말았다.

 

이딴 걸 남녀역전이라고 부를 수는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나는 그렇게 이제 막 13살 먹은 예비 퐁퐁이에 빙의하고 말았다.

이름은 봉봉남.

참으로 내 인생과 어울리는 이름과 함께.

 

"시발."

 

어떡하지안 하려고 해도 계속해서 욕이 튀어나온다

 

옆에 있는 돼지 년들이 보면 또 한소리 하겠지만,

나와 같은 처지라면 누구나 비슷한 반응을 보일 거다.

 

한숨을 푹푹 내쉬며 주방 세제를 짜냈다.

퐁퐁거리는 소리와 함께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관심을 두는 이는 하나 없었다.

 

봉봉남은 설거지 더미 아래에 있던 중식도를 들었다.

 

그리고 마당에서 낮잠이나 자는 년들을 바라봤다.

만약 여기서 내가 목숨을 걸고 칼부림이라도 한다면······.

 

"저 두꺼운 비계를 어떻게 잘라."

 

봉봉남은 우울한 얼굴로 중식도를 내려놨다.

 

***

 

벌써 빙의당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필사적으로 외치던 상태창도 이젠 외치지 않았고.

필사적으로 떠올리던 무협 소설의 구절도 이젠 떠올리지 않았다.

 

그딴 개소리에서 무슨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무공서라고 해봤자 고인물이나 알아먹을 헛소리가 전부였다.

이걸 왜 못 알아먹냐고?

 

예를 들어 보자.

 

[모 게임 커뮤니티]

[제목 : 태클태클부우웅콰왕이랑 부웅쾅부우웅쾅부우웅쾅이랑 같음?

[작성자 : 뉴비]

 

[조회수 2709][댓글 44]

 

[고인물부웅쾅부우웅쾅부우웅쾅이 더 센데 태클태클부우웅콰왕이 더 빨라서 그거 쓰는 거임]

[뉴비 : ㅇㅎㅇㅎ 데미지 차이가 커?]

[고인물태클태클부우웅콰왕은 더 빨리 센 거를 박으니까······.

 

여기까지만 알아보자.

 

이런 걸 책으로 집필한 게 다름 아닌 무공비급서다.

어떻게든 저놈들 몰래 비급서를 잃어봤지만,

도통 알아먹을 수 없는 소리가 전부였다.

 

나 같은 문외한은 비급서를 봐도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자신의 머릿속엔 저 마교놈들이 쓰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강한 무공이 있었으니까.

 

이게 흔히 말하는 이세계 특전 뭐 그런 것이겠지.

 

아마 100년 전의 천마도 이 능력을 통해 무림을 정복했을 것이다.

허나그 무공을 읽히려 해도 커다란 난관이 남아 있었다.

 

'마교 천하인 세상에서 정파 무공을 주면 어쩌자는 거야.'

 

마공은 대체로 검붉은 색 아니면 검은색을 띈다.

물론 절대적인 건 아니었지만,

그 경우에는 마교의 조사를 받는다.

 

어떻게든 강해지려면 내공을 쌓아야 하고,

내공을 쌓으면 마교의 조사를 받는다.

 

어딘가 한적한 곳으로 떠나려 해도,

지금 세상은 마도천하다.

 

물론 자신에게 정파의 내공심법을 준 이유는 진작에 짐작하고 있었다.

 

이 마도천하를 바로 잡으라는 의미에서 이런 능력을 준 것이겠지.

 

하지만 세상이 이래서야 전제 조건 자체가 말도 안 된다.

상식적으로 마왕이 정복한 세상을 되돌리려면,

전직 용사파티가 와도 모자를 판이다.

 

그런데 나 같은 일반인을 13살짜리 쇼타에 빙의시켜놓고 해결해라?

 

"말도 안 되지."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탈주부터 하고 볼 거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자신의 재능은 객관적으로 범인의 수준이다.

 

일반적인 마을 아이들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뛰어난 수준이지만.

자신만큼 하는 아이들은 마교를 가면 차고 넘쳤다.

 

진정 마도천하를 뒤엎으려면 적어도 천하제일인 정도는 바라볼 재능 정도는 되어야 했다.

 

13살이고 나발이고내 재능이 천마 수준이었으면.

이미 저년들을 쓸어버리고도 남았을 거다

 

"역시 반란군 조직하라고 보낸 건가?"

 

설득력 있는 가설이었다.

 

이거라면 마교 아래에서 예비 퐁퐁이 짓이나

하고 있는 녀석에게 빙의시킨 이유가 설명된다.

 

솔직히 어디 구대문파에 들어가서 가주를 할 수준은 아니어도.

중소문파를 이끌 수준은 될 재목이니까.

 

"혹시 나중에 용사 녀석이 쓸만할 발판이라도 만들어 놓으라고?"

 

만약 자신이 빙의 당하지 않은 채,

봉봉남이라는 존재로 환생했다면 그것도 고려해볼 미래였겠지.

 

저 망할 래디컬 페미니스트 년들은 상상만 해도 치가 떨렸다.

 

"근데 난 봉봉남이 아니네?"

 

미안하게 된 일이지만 그런 번거로운 일까지 하며 고생할 생각은 없었다.

 

"기껏 빙의시킬 거면 좀 괜찮은 녀석에게 빙의시키지."

 

불평불만을 하면서도 설거지를 하는 손은 계속 움직였다.

산더미 같던 설거지거리도 어느새 바닥을 비웠다.

 

이게 다 일주일 동안 100인분에 가까운 설거지거리를 도맡다 보니 생긴 기술이었다.  

 

"손재주가 좋으면 뭐해검에는 쥐꼬리만큼도 재능이 없는데."

 

그래도 마을 안에선 나름 한주먹 한다고 자부할 수 있으나.

그마저도 칼 든 녀석 앞에선 꼬리를 내려야 했다.

 

궤도폭격에 굴해야 했던 우주 천마의 기분이 이러했을까.

 

"어차피 무력이 딸리니 머리를 써야지."

 

하지만 자신은 이런 역경에도 굴하지 않았다.

사태를 파악하자마자 지난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을 해봤던 건이다.

 

"오늘도 골빈년들한테 돈이나 뜯어내야지."

 

바로 요네쇼타 호빠 남창이었다.

 

전생의 기억으로 어떻게든 비위를 맞춰주며,

온갖 물건과 지식을 뜯어내고 있었다

 

물론 아직 미성년자였기에 별다른 신체접촉 따윈 없었다.  

 

오히려 여존남비가 된 세상이었기에 그런 행동은 꿈도 꾸지 못하는 세상이 되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은밀한 욕구를 가진 녀석들이 어디가서 해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적당히 남자친구 행세만 해주면서 돈을 뜯어내는 게 평소의 일과였다.

 

"윤희가 또 지랄하겠지만 어쩔 수 없지."

 

13살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오늘도 봉봉남은 호빠를 뛰러 나갔다.

 

"오늘도 폐미년들 대가리나 깨러 가보자!"

 

남들이 들으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뒤틀린 발언이었지만,

다행히도 지금 그 혼잣말을 들을 사람들은 전부 꿈나라에 가있는 상태였다.

 

빙의 일주일차어느덧 이 정신 나간 세상에 동화되어가는 봉봉남이었다.

 

***

 

스르르륵!

 

소년이 사라지고 제법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들바람이 주위를 지나갔다.

 

평상마루 아래에 피워져 있는 민들레가 여느 때와 같이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비록 햇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서서히 죽어간다 할지라도.

그러다 한 가지 이변이 일어났다.

 

산들 사람을 맞은 민들레가 느닷없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정파의 잔존세력이 봤다면 거품을 물고도 남았을 장면이었다.

드디어 이 멸망한 무림에 작은 희망이 싹텄다는 뜻이었으니까.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자신을 자칭하길.

 

하늘 아래 스스로를 천마라 주장하는 그녀의 적은 없었다.

검성이라 주장하는 자는 검으로 죽였고,

신궁이라 주장하는 자는 활로 죽였다.

 

무릇 천마신공 자체에 정해진 형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천마였던 그녀가 정한 것 자체가 규율이자 규범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무공도 자유로워야 했다.

 

어쩌면 세상을 뒤집어 흔들었던 천마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무공.

 

정확히 상극을 이루는 무공이 씨앗이 마교의 품 아래에서 싹 틔우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