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하면 다 줏어먹는 누렁이라 생각했는데 올해들어서 노벨피아에서 중도하차하는 작품이 많아짐


그 중에서 굳이 창술사만 이런 글을 쓰는건, 읽는 내내 묘한 느낌을 받아서 내 스스로 이 느낌을 구체화하고싶어서임






0. 케릭터 별 소감


주인공: 플래그 꽂은 히로인들 한바퀴 싹 돌고 훈련 or 고뇌하며 잠듬, 다음날에는 새로운 플래그. 노가다 쯔꾸르 RPG의 주인공을 옆에서 보면 이런 느낌일까?


칼리: 빼애액 - 내가 왜그랬지 담엔 잘해줘야지 가 초반부터 반복된 탓에 케릭터의 인상이 고정되어버림.


글래시아: 주인공의 특별함에 꽂혀서 만날때마다 자가보정 자가필터링 작동, 그나마 자기 경험이나 궁금했던걸 토대로 이런저런 신선한 시도를 하는 편


루나: 안좋은 모습을 깔아뒀다가 반전매력을 노린건가 싶은데, 90화까지에선 딱히 진척된것도 없고 크게 변화한 모습도 없어서 잘 모르겠음


밀리아: 왜 주인공에게 반한건지도 모르겠고, 주인공이 자기취향이라해놓고는 루나의 눈치를 보며 거리를 둔 탓에 관계가 쓸데없이 먼 길을 돌아가버림. 

왜 반했는지가 와닿지도 않는 마당에 칼리와 맞먹을 정도의 집착을 보이는 탓에, 왜...? 이렇게까지...? 하는 느낌밖에 안들음


아델리아: 제멋대로 밀당거는 여자... 인데 주인공과 타 히로인 간의 썸에 관해 쓸데없는 태클을 걸거나 혼선을 가져오지 않은 덕에 의외로 제일 멀쩡한거처럼 느껴짐

(칼리와의 신경전은 칼리 급발진+선배로서 무시당한 것에 분노한거니)





1. 주인공이 너무 남에게 휘둘림


무슨 요일에는 누구와 만나고, 언제는 훈련을 하고... 이런건 좋다 침.


전체적으로 주인공의 행동이 너무 수동적인데다가 (부르면 가고, 만나자하면 만나고...) 그 대상이 한 두 명도 아닌 탓에 심부름/잡퀘 RPG게임을 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음


게다가 주인공이 너무 줏대없이 여자를 만나는 족족 흔들리고 두근거리는 탓에 히로인의 매력을 어필하는 순간이나 처음보는 행동을 해올 때의 임팩트도 잘 안느껴짐


그냥 읽는 내내 퀘스트주는 NPC(히로인)만 바꿔가면서 자기들 할말만 두두두 쏟고, 주인공은 퀘스트보상(호감도인지 뭔지)을 받으려고 눈치보면서 비위를 맞추는 걸로만 느껴졌음





2. 문어발루트 + 찍먹충 = 답답해뒤짐


케릭터가 여럿 준비된 미연시를 하는데, 시스템이 강제로 모든 케릭을 돌아가면서 루트를 0.5~1단계씩 진행시키는 느낌


히로인A와 깊은 관계를 맺고, 어떤 사건으로 인해 히로인B와 접점이 생기면서 A가 질투하거나 캣파이트를 하는게 보편적이라고 생각함


근데 창술사는 초장부터 히로인 여럿을 번갈아가면서 찍먹하는데, 히로인의 수가 늘어남에도 그 스타일을 유지하니 독자가 어느 히로인에 정을 붙일 새가 없음


그런데다가 주인공이나 히로인들이나 눈앞에 낫을 놓고 이건 낫같은디...  아냐 낫이 아닐수도있어... 그라믄 이거이 대체 뭐시당가... 하고있으니 읽는 내내 진척되는 느낌 없이 복장만 터짐.


90화되도록 연심이라는걸 자각하고있는게 밀리아 하나뿐인데, 그거마저 주인공이 루나랑 관계 개선해야한다는 다소 억척스런 이유로 일부러 거리를 유지하려드니 입구멍을 막고는 콧구멍까지 막아버리는 느낌임





3. 심리묘사를 하려는건 좋았지만 모든게 두루뭉술해서 눈살이 찌푸려짐


특히 칼리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았음


연애와 동떨어진 탓에 주인공을 특별하게 생각하는걸 이해하지 못하는 한편, 애착이 가는 제자라고만 생각하고싶은데 뭔가가 다르다고 자꾸 되뇌이는게 마치 목에 가시가 박힌 느낌임


그런데 그렇게 고뇌해놓고는 막상 마주하니 하는 행동에는 변화가 없음


연애감정을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감정에 맡긴 채 돌발적인 행동을 한다? 그럴 수 있지.


그게 반복된다? 어... 한두번쯤은 오케이...?


근데 그게 이 케릭터의 매력을 전하는게 아니라 혼란한 심리만을 전해주니까 이게 대체 뭐임...? 으로 끝나버림


이불킥같은 평소에 하지않던 행동을 하던지, 학생 간 연애에 관해 조언을 해주던 동료에게 진중하게 조언을 요청한다던지 하는 변화하는 모습 없이 


고뇌 - 혹시? - 에이 아냐 - 난 옳고 내가 잘하면 돼


이거만 반복되어버리니 루트가 진척되는 보람도 없고, 애초에 이럴거면 괜히 끼어들어서 초나 치지말지 좀 하는 생각까지 들음


집착태그가 괜히 달려있었겠나 싶지만서도, 하렘태그까지 내건 이상 초장부터 이런 미운털박힐 일을 만들어버리면 나중으로 갈수록 그만큼 매력을 어필해줄 더욱 큰 이벤트를 준비해야할텐데... 하는 생각밖에 안들었음


칼리를 반면교사용의 버림받는 여캐로 만들 생각이었다면 내 기우인거고.





4. 주인공의 근시안과 너무 넓은 오지랖이 불협화음을 일으킴


생각이 많은척 하는데 정작 행동은 '아몰랑 이거 해야됨 ㄱㄱ'


계속 자기가 알던 지식을 언급하고, 그게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걸 얘기하면서도 결국 행동은 기분파에 가까움


카리테한테 플래그꽂는 부분만 봐도 주인공에게 비슷한 사건이나 경험이 있어서 강박관념이 있는거면 모를까, 고찰이랄것도 없이 죽을 애를 죽게 놔두는게 맞나...? 그건 아닌듯; 하고 냅다 플래그를 꽂음


근데 그래놓고 다짜고짜 이 애를 지키기위해 강해지겠어...! 를 시전해버리니, 도대체 행동원칙이나 사고방식을 이해할수가 없어짐. 


최소한 쟤 뿐만 아니라 외모가 맘에들고 특성레벨이 1이라 약한 밀리아도 언급했다면...





소감을 짧게 요약하면 이럼


2줄

주인공은 여러 히로인들의 눈치를 보면서 개썅마이웨이 패도의 길을 걸음

히로인들은 주인공에게 자꾸만 얽매는데 지들도 왜그런지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해야겠음.


3줄

사랑이라는걸 모르는 풋풋한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청춘물같은 흐름이 될수도 있었지만, 

문어발식 진행방식과 자가당착에 가까운 주인공의 행동원리 그리고 미묘한 심리묘사 탓에 인물의 매력은 사라지고 

기쎈 여자 여럿과 그녀들 눈치를 살피면서 쭈구리가 되어가는 주인공밖에 남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