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 채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선 잡담 중에 불쑥 끼어든 점 사과드립니다.

저 역시 여러분 중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소설의 재밌음을 가치있게 여깁니다.

익숙한 것들이 주는 안도감, 반복되는 클리셰의 평온함. 저도 다른 사람과 동일하게 이를 즐깁니다.

하지만 오늘은 중요한 한 사람을 기념하고자 하는 정신에 의거하여, 주로 누군가의 고귀한 희생이나 피비린내 나는 투쟁의 종결로 인해 생겨난 하루가 단순한 잡담로서 지나가려 하는 터에, 애석하게도 제대로 기억되고 있지 않은 이 8월 8일의 일상에서 조금의 시간을 할애하여 잠시 얘기를 나눌까 합니다.


물론 제가 목소리를 내는 것을 원치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은 댓글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사이다패스를 여기로 보내고 있을 겁니다.

왜일까요? 사이다의 시원함이 대화를 대신해서 사용될 수는 있겠지만, 소설에서 부여되는 설정은 지속적인 힘을 가지기 때문이죠.

설정은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을 제공하며, 들으려 하는 이들에게는 또다른 재미를 알려줍니다. 그 재미라 함은, 이 장르소설이 뭔가 심각하게 설정딸을 못치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잔혹과 불의, 편협과 탄압. 한때는 원하는 대로 비판하고, 사고하며, 말할 자유가 있었으나, 지금은 온갖 검열과 쥐흔 속에 침묵과 복종을 강요받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요? 누구의 잘못이지요?

물론 개중에는 다른 이들보다 좀 더 책임이 무거운 자들도 있고, 그들은 분명 그에 걸맞는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솔직해지도록 합시다. 진짜 죄인을 찾고 계시다면, 거울을 들여다보기만 하시면 됩니다.


왜 그러셨는지 압니다. 두려웠을 것입니다. 누구나 그러하지 않았겠습니까? 고구마·연중·설정붕괴···. 세상에는 여러분의 이성을 박살내고 상식을 마비시키는 수많은 음모가 있습니다.

두려움이 여러분을 지배하였고, 여러분은 공황 상태에서 지금의 시원한 사이다에게 의지한 것입니다.

그는 여러분에게 쾌감과 속도감을 약속했고 그 대가로 요구한 것은 여러분의 무언적, 순종적인 동의뿐이었습니다.


오늘 밤 저는 그 침묵을 끝내려고 왔습니다.

오늘밤, 저는 사이다를 파괴함으로써 이 나라가 잊어버렸던 과거를 기억시키려고 했습니다.

400여편의 분량을 지닌 수많은 위대한 소설들이 이 8월의 여덟째 날을 우리의 기억에 영원히 새겨넣고자 했습니다. 그들이 희망했던 것은 설정딸·클리셰·긴 소설이 그저 지루함이 아니라, 하나의 재미임을 알리려 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아무것도 보지 못하셨다면, 현 소설들의 설정딸의 재미를 전혀 알지 못하신다면, 8월 8일을 그냥 흘려 보내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제가 보는 것을 함께 보고, 제가 느끼는 것을 함께 느끼고, 제가 추구하는 것을 함께 추구하신다면, 오늘 밤으로부터 1000여편 뒤 엑너강의 댓글창에서 저와 함께 서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함께, 절대로 잊지 못할 8월 여덟째 날을 그들에게 선사하게 될 것입니다!








자 개소리 열심히 써놨으니까 리뷰 시작함.












1. 엑스트라가 너무 강함 이라는 소설은 어떤 소설인가?


요즘 참 많이 보이는 3가지 계열의 소설이 있다.


회귀물, 빙의물, 환생물이 그것이다.


괜히 회빙환이라고 묶여서 불리는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듯, 현재 제일 흔한 클리셰들을 보면 회귀해서 그 지식으로 무쌍, 빙의해서 그 지식으로 무쌍, 환생해서 그 지식으로 무쌍을 찍는 걸 좋아한다.


이른바 사이다 감성이라는 것인지, 다들 시원시원하게 주인공이 주어진 시련을 손쉽게 넘어서고, 기연을 만나며, 모든 우연과 행운, 아이템과 인연을 꾸역꾸역 쳐먹고 나아가는 걸 더 좋아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점차 주인공 일행에서 가장 존재감이 크고, 강하고, 다른 비중을 가진 캐릭터를 혐오하고 싫어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먹을 비중과 강함을 얘가 먹기 때문이다(이는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또한 사람들은 이야기가 긴걸 점차 싫어하게 되었다.


그야 강하다- 이긴다-빨리 진행된다-속도감이 쩐다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속도감에 익숙해져버린 독자들은 더 빠른 소설을 요구하기 때문이다(이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설정딸과 긴 빌드업으로 오는 카타르시스도 즐겨먹는 누렁이에겐 최근 읽은 소설들은 돈가스나 제육볶음을 삼시세끼 일주일 간 먹은 후 3일 간 더 먹으라고 얘기를 들었을 때의 느낌이 날뿐이었다.


그러니까 먹으면 먹을 순 있고 맛도 있는데 ㅈㄴ 물린다 이말이다.


때문에 요즘은 먹지 못한 수비드 스테이크를 먹어 보기 위해 헤메이지만, 요리 과정이 너무 길거나, 또는 너무 비싸거나 등등의 이유로 못먹다가 발견한 음식.


소고기를 튀겨만든 돈가스 스러운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설의 초반 내용을 대강 얘기해보겠다.


스포 대비로 스토리 부분에 엔터 많이 쳐놨으니까 보기 싫으면 넘겨라







주인공인 엄태성은 교통사고로 아바타 주인공 신세가 돼서 하루하루 병원에서 시들어가는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그나마의 낙은 소설 읽기다만, 이번에 쳐읽은 소설은 왠지 할인이 ㅈㄴ 혜자더라니 주인공이 세계를 멸망시키고는 자기만의 장난감처럼 만드는 개판오분전의 엔딩을 보고 ㅈ같다고 생각하면 잠이 든다.


근데 왠걸? 자고 일어나니 엄태성은 아까 보던 소설, '세계를 독식하는 마법사'에 빙의했다. 그것도 클리셰 딱 맞춰서 왠 엑스트라로 말이다!


근데, 이 엑스트라, 엑스트라 같지 않다.

설정만 따지면 최종보스의 비밀병기쯤으로 써먹을 수 있을 ㅈ재능충 엑스트라라고? 와 치트캐릭!


종횡무진 그냥 적을 주먹으로 박살...냈으면 이 소설 리뷰 안했다.


이런 치트캐릭이, 이 소설에 한 둘이 아니다!

적도 치트 쓰고 기어나오고, 그 수준이 신화적이다!


현대에 신성을 완성한 3명의 신?

클론군단을 데리고 다니는 대마법사?

언데드로 부활한 신족?


어디가면 비웃음 당할 것 같은 저 이름이, 진짜 개쩐다는 걸 보여주듯 주인공을 압박한다!


그런 와중에 주인공이 약하냐? 그것도 아니다! 공간조작이 약하다는 놈이 있으면 나와 보시지?


적도, 지나가던 조연도, 아군도 신화적인 존재 뿐인 소설!


그러다보니까 왜 강한지 설정딸도 쳐야 되고, 쎈놈들 혼자 팰 수 없으니까 동료도 강화해야 되고...


여튼 할일도 할말도 개 많다!














덕분에 현재 1011화까지 연재된 개 긴 소설,

진짜 문자 그대로, 어디서는 엑스트라일 케릭터들이 너무 쎈, '엑스트라가 너무 강한' 소설!


이게 이 소설 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개인적인 평가


이 소설을 처음 보면서 든 생각은 그냥 때려부수기 원툴 사이다 소설인가 보다 였다.

하지만 소설이 진행될 수록 강해보이던 주인공은 점차 미친 파워인플레를 보여주듯 더 강한 적, 더 위험한 상대를 마주하게 된다.


초반에는 퍽하면 억하고 죽던 애들이, 쾅!해도 비웃으면서 달려든다.


덕분에 주인공이 확실히 '시련'을 겪는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다만 또 주인공이 약해보이냐고 묻는다면 그건또 아니다.


가끔 쩌리들 나와서 개털리는 거 보고, 그렇게 강하던 적들도 가끔 주인공 일행에게 기겁한다.


그리고 동료들이 함께 한다.


기축통화로 쓰이는 개 단단한 탱커, 뭐든지 정령으로 싹싹 베는 검사, 최연소 대마법사와 고대의 대마법사, 신화 속 용족의 파편 등등...


다들 신화적인 스펙과 그래도 어디가서 나 엑스트라는 해먹소라고 해도 될 이름들을 달고 다니다보니, 파워업도 신화적으로 해먹는다.


당연지사 그 파워로 스토리도 팍팍 뺀다.


근데, 어디 가서 꿇릴 만한 스펙은 아닌데 이상하게 적들이 너무 쎄다.



세계에 남아있는 3명의 신들, 클론군단, 인형군단, 인류 멸망을 막고 멸망한 신족의 왕, 몇천년간 칼만 갈고 닦은 또라이 등...


시발 어디가도 중반부 보스에서 후반 보스는 해먹을 애들이 소설 하나에 몰리니까 스토리가 개 길어진다!


덕분이 기괴하게도, '속도감이 있으면서도, 주인공이 무작정 강하지만은 않은, 근데 계속 강해지는' 파워 밸런스가 유지된다.


때문에 사이다 감성이 유행하는 현 소설 판에서도 꽤나 읽을 만한 속도감을 자랑한다.


다만 간혹 작가의 실수로 이야기가 길어지는 경우가 있어 루즈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때는 연참을 때려서 스토리 속도를 붙이는 경우가 있다.


덕분에 대략 500화는 소장했는데 정주행하려면 1년 가까이 걸리는 엄청난 분량을 자랑한다.



심지어 아직도 연재 중! 이렇게 왔는데도 아직 소설의 끝이 안 보인다!


그런데도 아직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설정딸 좋아하면 스피드 있게 읽을 만하다고 본다.




3. 장단점


장점

-스피드 있는 진행

-개쩌는 설정딸

-개 많이 쌓인 회차

-압도적인 힘


단점

-가끔 설치된 기나긴 고구마 파트

-개많은 설정

-1000편

-(적도)압도적인 힘





총평


설정딸 좋아하고 먼치킨물은 좋아하지만 동시에 주인공이 좀 힘겨워하는거 보려면 나쁘진 않은 작품.

사이다와 설정딸, 그 중간을 잘 잡은 작품.


근데 시발 웹툰은 좀...그렇더라


웬만하면 소설 추천함.


근데 소설 분량 알지?


1000편 넘었다 이거?




마지막으로 이 리뷰를 끝까지 읽어준 사람에게 감사인사를 드리는 바임.


그리고 완장, 원하는대로 리뷰는 썼으니까 념글 주작기좀 돌려줘


4천자나 써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