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노래, HBO 드라마로 제작되어 〈왕좌의 게임〉 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조지 R. R. 마틴의 명작을 다들 알 것이다.


중세 유럽을 바탕으로 한 세계관 속에서 펼쳐지는 대서사시.


배신과 음모와 계략, 강간과 살해와 폭력이 난무하는, 그럼에도 더없이 매력적인 세계관.


현실적이다 못해 잔혹하기까지 한 전개, '주인공' 이라는 개념을 무시하는 듯이 죽어나가는 주연들.


서자 존 스노우, 난쟁이 티리온, 용의 어머니 대너리스, 입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매력적인 캐릭터들.


드라마의 만족스럽지 못한 결말과는 별개로 판타지 소설의 명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다.







하지만 그의 외전인 '세븐킹덤의 기사'(원제:덩크와 에그 이야기) 는

웨스테로스 대륙에 '왕좌의 게임' 이 펼쳐져 전란의 시대로 저물기 약 10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막상 책을 펼쳐들면 본편과는 사뭇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늙은 방랑기사의 종자였던 덩크'는 노인이 죽고 나서 그 칼과 말을 물려받아 스스로 '키 큰 던칸 경' 이라 자칭하며 기사로서의 모험을 시작한다. 그런 그는 까까머리를 한 꼬마 '에그' 를 만나게 되고, 그를 종자로 삼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얼음과 불의 노래 본편이 전쟁과 암투극을 주 소재로 다룬 군상극이라면 본작은 한 기사의 이야기를 주인공으로 쓴 모험 소설이다.

따라서 작품의 분위기 또한 매우 다르다.



물론 본편에서도 그랬듯이 '중세' 라는 세계관을 여감없이 표현하는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지문부터 대사 하나까지, 중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본편이 꿈도 희망도 없는 '중세' 라면 이쪽은 마치 기사도 소설 속의 이야기 같은 중세이다.


물론 마틴에게 꿈과 희망이 넘치는 동화와 같은 전개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본작에서도 등장인물들은 현실적으로 죽어가며, 인권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중세의 봉건제 그 자체이다.


그럼에도 본편과 크게 달랐던 것은 '기사'였다.



이 작품을 읽으며 가장 놀랍고 또 재미있던 부분이 있다.


주인공인 덩크가 악한 노릇을 하던 왕자를 흠씬 패주는 부분이었다.

당연하게도 주인공은 금방 사로잡히고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결투 재판에 나서자(본편의 결투 재판과는 약간 다른 것) 다른 기사들이 나서 그를 위해 같이 싸워준다. 심지어 악한 왕자의 삼촌 왕자까지 나서서 주인공을 돕는다.


놀랍지 않은가? 그들은 주인공의 영웅적인 기사도적 행동에 감명받은 것이다.


주인공에겐 명성이 있지도 않았고 본편의 티리온처럼 라니스터의 황금이 있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주인공 덩크를 위해 싸운다.

기사도가 철 지난 농담쯤으로 치부되는 본편과는 달리 100년 전의 과거인 이 작품에선 아직 기사들의 낭만이 살아 숨쉬고 있다.



그리고 두번째 재미를 이야기하자면, 이건 모든 프리퀄에 통용되는 이야기이겠지만, 본편에서 드문드문 언급되는 인물들과 본작의 인물들의 연결점을 찾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본편의 시점에선 제이미의 입을 빌어 전설의 기사로 취급되는 '키 큰 던칸 경' 덩크는 덩치만 큰 얼간이 취급을 받고 있다.


또한 주인공이 호감을 가진 로한 웨버의 손자는 바로 본편의 타이윈 라니스터이며.


본편에서 멍청한 왕자 소리를 듣는 아에몬 타르가르옌은 존 스노우와 장벽에서 함께 있는 아에몬 학사이다.


누나의 결혼식장에서 깔깔대는 시끄러운 꼬맹이는 훗날 피의 결혼식의 주범이 되는 왈더 프레이이며.


본편에서 브리엔느가 언급한 기사 조상의 문장이 느릅나무와 별똥별인데 이는 주인공 덩크의 문장이다.


꼬마 종자 에그는 왕위계승권이 매우 낮아 왕이 될 일이 없는 왕자이지만, 독자들은 이 아이가 나중 커서 아에곤 5세가 될 것을 알고 있다.



이렇듯 본편과의 연결점 또한 매우 재미있다.

본편보다도 판타지와 연관성은 더욱 적어 판타지라기보다는 역사 소설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데, 그것 또한 작품의 매력이다.


작가는 작품이 6부작에서 최대 12부작이 예정되어 있다고 했으며, 현재 나온 것은 3부까지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시발 좆같은 마틴 새끼가 글을 쳐 쓰기나 할까? 그것이 의문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단점은 본편과 마찬가지로 작가새끼가 다음 편을 못 쓰고 죽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독자인 나로서는 쌍욕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마틴! 개! 씨! 발! 새! 끼!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