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닢의 은 정말로 기묘한 소설임

애초에 기본적 골자가 극중극중극중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정상하고는 백만마일쯤 떨어져있긴 함


기본적인 줄거리를 설명하는것도 까다로움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이 책은 어떤 사람이 자신의 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한 것에 대한 원고에 대한 평론에 대한 논평의 형식을 따르는, 작가 본인에 따르면 호러 겸 로맨스 소설이라고함

이런 책을 로맨스 소설이라고 부른다는 점에서 작가의 비범한 점이 벌써부터 드러나는 듯 함


https://youtu.be/AMICaeE2zb8?si=-OBsjXwG2cZOr4Hp


사진가 나비드선은 자신의 연인인 카렌과 자녀 두명과 함께 새로운 으로 이주함

원래 자신들의 즐거운 생활을 기록하고자 시작했던 다큐는 곧 그 이상한 에 대한 기록물로 변하기 시작함

몇번이고 더욱 정밀한 기구로 측정을 해도 집 내부가 외부보다 1센치미터정도 길게 재어지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공간에 방이 어느새 생겨나있는 등 기괴한 일들이 일어나자 나비드손 가족의 정신건강은 악화일로를 달림

마침내 하나의 문이 열리는데, 그 너머에는 끝없이 미로마냥 늘어진 검은색 방과 복도와 방과 복도와 방과 복도들이 미궁마냥 끝없이 이어져 있었음


내부의 물질은 분석 결과 지구보다도 오래됐고, 깊이가 27만 킬로미터로 지구 자체보다도 깊은 것으로 측정된 구멍과 영원히 내려가는 계단들이 있는, 정기적으로 기괴한 소리가 들려오고 시공간 자체가 어그러지는 공간 앞에서 나비드손은 존나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림

바로 자신의 친구들과 전문가들, 형제와 무한하다고 해도 손색없을 것만 같은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 속으로 탐험을 나가는 것이었음


결론적으로 탐사 인원은 온갖 기괴한 현상과 그 끝없는 공간을 버티지 못하고 미쳐버려 총에 서로 총으로 쏴대고 무한한 구멍으로 떨어져버려서 자신의 존재 자체를 망각하는 등 개판이 남

나비드손은 마지막에 광기에 사로잡혀 다시 공간 속으로 향해 끝없는 암흑 속에서 자신이 나뭇닢의 집이라는 책을 한 페이지씩 태워가며 읽는 장면을 촬영함


마지막엔 자신의 연인 카렌의 도움으로 탈출해 결혼식을 올리는, 형과 친구들이 죽긴 했어도 나름의 해피엔딩임

이때 촬영된 영상들은 나비드손 필름이라고 이름붙혀짐



잠파노는 나비디손 필름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며 원고를 작성한 본인임

그는 나비드손 필름이 진짜라고 믿으며 성경과 신화, 현대적 문학 분석 등을 통해 필름을 분석해나감

때때로는 관련성이 희박한 이야기를 써나가는 등 삼천포로도 빠지는데,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나비드손 필름에 점점 집착이 강해지며 광기 속으로 떨어지는 잠파노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음


조니는 옆집 노인네였던 잠파노의 집에서 그가 쓰다 만 원고를 찾아서 그것을 완성시키기로 함

온갖 어지로운 각주들과 개인적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나비드손과 잠피노가 그랬듯이 건강한 청년인 조니가 원고에 집착하며 거의 먹지도 자지도 활동을 하지도 않는 편집증적 폐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음 


잠파노와는 달리 조니는 필름이 완전히 가짜라고 여김

잠파노가 여러 자료들을 표절했고 존재하지도 않는 자료로 각주를 넣어놨다고 비판하는 한편 나비드손이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실제로도 존재하는 사진가 케빈 카터를 모티브로 한 가짜라고 설명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본인만의 여러 각주들을 서술함

조니의 이야기는 자신이 원고를 태워버리는 것을 서술하는 것에서 끝남


이 외에도 여러 다른 전문가들과 편집자들의 말, 다양한 관점의 설명과 조니의 어머니의 편지 등이 이 책에 각주 등의 형식으로 포함되어 있음

이 중 여러 각주들은 나비드손이 실존한 유명 사진가였다는 것과 조니의 자료들 중 다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함

책은 실제 편집자들이 나비드손 필름의 실존을 뒷받침하는 자료들과 필름 자체에 대한 여러 묘사들을 쓴 모음집으로 끝이 남





이 책은 여러 다양한 기법으로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함.

글 자체 간격을 좁혀서 답답한 느낌을 낸다든가, 글자체를 바꿔서 관점을 구분한다거나, house라는 단어만 출판사의 이름에 들어간 것까지 파란색으로 쓰는 것처럼 특정 글자의 색을 바꾸는 등 정말로 내가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떠한 책과도 다름


특이점으로는 이 책 자체를 가리키는 단어(A novelFirst Edition 등)이 내가 지금 회상하고 있는 것(What I'm remembering now)과 같은 색으로 쓰여졌다는 것이 있음


그리고 나비드손의 이 가면 갈수록 우리가 알고 있는 집의 개념으로부터 멀어지는 것과 같이, 책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책의 개념으로부터 멀어짐


단어가 겹쳐지고 기울어지고 뒤집어지고 찢어지고 가려지고 지워지고 기괴한 모양으로 나열되면서 읽는 이에게 굉장한 심미적인 공포감을 안겨줌

특히 이야기 속에서 광기로 빠져들수록 서로를 만난 적도 없는 잠파노와 조니와 알 수 없는 제3자들이 경쟁하는 것마냥 원고 자체를 찢어내거나 아예 잉크로 덧칠해버리는 등 글의 형식도 글 자체에 이바지함

마치 나비드손의 이 그랬듯이 온갖 방향을 향해 비연속적으로 끝없이 뻗어나가는 듯한 서술 형식도 끝없는 그 공간 안과 밖에서 미쳐가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욱 실감나게 해줌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이 글을 완전히 묘사할 수가 없음 정말로 기괴하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책 아닌 책임 

읽으면 여러 등장인물들과 같이 그 공간 속에서 광기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음

우리가 아는 공포의 개념에서 참 멀리도 떨어진 신선한 공포임

호러 소설 좀 읽어봤다는 사람은 꼭 읽어볼만함



단점으로는...글이 보통 어지러운 게 아니라 번역본이 엄슴...


아무리 지난 20년간 가장 잘 쓰여진 호러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지만 이딴 걸 번역하라고 하면 나같아도 그냥 접시에 코 박고 뒈짓해버릴듯...


그래도 영어 대강 읽을 줄 안다 하면 꼭 읽어보삼

어차피 영어 잘하나 못하나 좋나 난해해서 이해를 못하고 광기로 빠져든다는 점에선 거기서 거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