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이상 못 버팁니다! 보급로도 완전히 막혔습니다! "


불길이 치솟는 전장은 이미 아군의 시체로 가득 했다. 

대부분의 인원은 이미 귀환석을 사용해 퇴각 했고 남은건 용사가 지휘하는 최전방의 부대 뿐이었다.


용사와 10명 남짓한 병사만 남은 최전방의 부대는 귀환석이 부족하여 모두 도망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들은 적들로 가득한 전장을 뚫고서 타 부대의 기지까지 가야만 했다.



" 포기하지마! 곧 있으면 도착이다! "


용사에게 포기란 없었다. 비록 이번 전쟁에서 패배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면 된다. 


용사는 책무를 다하기 위해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괴물들의 발톱과 이빨이 복부와 왼팔을 관통 했으나 더러운 거즈로 상처를 감싸고는 다시 검을 휘두른다.


그를 뒤쫓는 이들도 힘들긴 마찬가지였으나


그의 상처와 피로 물든 퇴각로를 볼때마다 그 나약한 마음을 다잡을 수 밖에 없었다.


" 얼마... 남았어...? "


한 병사가 용사에게 들리지 않게 조용히 속삭였다.


" 500보 정도는... 더 가야... "


그들은 항상 불가능은 없다라 외치지만 사리분별 못 할 정도의 바보는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결단을 해야했고


말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용사의 팔을 붙잡았다.


" 꼭 찾으러 오십쇼...! "


" 너희들 지금 뭘...! "



용사의 손에서 마지막 남은 귀환석이 발동 되었다.


화려한 빛이 용사를 감싸며 그의 몸이 가볍게 뜨기 시작했다.


그러나 화려한 그 빛 너머로는 그동안 함께 한 이들의 몸이 갈기갈기 찢기며 그 시체가 유린 당하는 모습 뿐이었다.


눈을 깜빡이자 용사는 어느 마을의 광장에 있었다.


피범먹인 용사의 주변으로 마을 사람들이 달려왔다.


" 용사님...? 전쟁은 승리한건가요..? "


" .... "


" 치료는 맡고주세요. 변방 마을이더라도 도시에서 찾으러 오실 때까지 최선을... "



" 괜찮아 , 간단한 처치만 해줘. 전장에 날 기다리는 친구들이 있거든 서둘러 가봐야 해.  "



용사는 미소 지으며 다시 일어났다.


바닥과 갑옷이 피로 흥건하지만 별 일 아니라는듯 다시 전장으로 향한다.


마을 사람들은 용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희망을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