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반로환동전. 아마 웹소설 명작을 논할 때 한번쯤은 필연적으로 언급되는 소설일 것이다. 하지만, 초반부만 보고 이 소설을 왜 명작이라 평하는지 의문이 드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나고? 그게 나였으니까. 하지만 각오를 다지고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2회차에 완결까지 보니 알 수 있었다. 이 소설은 틀림없이 명작이라고.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여타 웹소설과는 좀 다르다. 타 웹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어느 정도 영웅적이거나 비인간적인 면모들을 가지고 있다. 가령 목표를 위해서 죽음이 두렵지 않다거나 뭐 인간을 초월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 등 인간답지 않은 주인공은 어느새 웹소설 트렌드가 되었다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은 실로 인간스럽고도 평범하다. 작중 주인공의 목표는 신선이 되는 것인데 그 이유가 바로 죽기 싫어서이다. 죽을 위기가 찾아오면 두려워하고 최대한 살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 솔직히 다른 웹소설이라면 1회용 악역이었을 놈의 신념이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력이 세다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가장 오래 살아온 무림인치고 작중 나오는 강자들 중에서 주인공이 이길 수 있는 놈들은 거의 없다. 근데 이 소설의 주요 스토리라인 자체가 이런 주인공이 신선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니 요즘 웹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즐겁게 읽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호홉이 굉장히 길다. 애초에 이 100화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를 위한 빌드업인 만큼 에피소드마다 끊기는 일 없이 쉼없이 이어지다 보니 에피소드를 다보고 뭔가 끝났다는 만족감보다는 다음으로 이어지는구나라는 피로감이 먼저 듬.


하지만 이 소설의 중후반부는 그런 느낌을 벗어던지고 완벽한 결말이라는 게 뭔지 보여줌. 진따 같던 주인공의 과거와 내면이 본격적으로 비추어지면서 독자들은 이 주인공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고 인간스럽기 때문에 되려 우리 자신을 이 주인공과 투영해서 글을 집중해서 보게 됨. 그러면서 주인공이 차근차근 강해지는 전철을 밟으니 자연스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결말부에서는 이 흐름을 이어가며 완벽한 클라이막스를 이륙한다. 각자 매력적인 캐릭터성을 구축하던 주조연들이 한대 모이며 각자의 신념과 얽힌 사투를 벌이니 이 소설을 끝까지 읽었던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재미를 느끼게 되고 마지막화에서 죽음에 대한 가치를 깨달으면서 신선이 되는 주인공의 모습은 찐따 같던 주인공을 한편의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완전무결한 무림인으로서 만든다. 그러니 그 여정을 100화동안 지켜본 우리는 이 소설을 보면서 명작이라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웹소설을 볼 때 우리는 아 이 에피소드 개쩌는데 아 이 에피소드는 좀 애반데라고 나뉘곤 하지만 21세기 반로환동전은 100화간의 여정 자체가 하나의 에피소드이다. 그렇기에 기승전결이 매 소 에피소드마다 들어 있고 결국에는 전결에서 하나의 끝으로서 성대하게 끝마치니 사람들이 이를 명작이라 치부하는 것이다.


물론 내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 주의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