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마법소녀물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자본과 물질이 삶의 가장 가는 척도가 된 디스토피아 세계관에서 사랑과 평화를 위한다는 공허한 외침의 마법소녀물을 보고 싶다..


약에 취해서 몽롱하고 사이키델릭한 분위기 속에서 활기차게 미소지으며 악당을 처단하다가..

갑작스럽게 꿈에서 깨어나듯이, 어느날에 자신의 손으로 짓뭉갠 고깃덩어리들과 피. 구토, 고름..

그런 디스토피아 속에서 도살당한 희생양들이 가득한 작업장에서 눈을 떴으면 좋겠다

뭉갠 자기 모습을 보면서 덜덜 떨면서 멘헤라가 왔음 좋겠다


그럴수록 약물에 의존하고, 자신에게 일을 주선해준 이에게 강해지기 위해서 몸을 맡기고, 생체병기로 거듭나면 좋겠다

점차 내성이 생기고, 어느 순간부터는 붕괴된 신경말단이랑 함께 현실과 망상을 혼동하면서 망가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제는 약물 때문이 아닌 망가진 정신 때문에 내리막길을 걷는 가짜 마법소녀가 보고 싶다..

나가버린 정신. 최후의 순간 속에서도 끝내 희망, 사랑이나 평화를 외치는 그 말이 의미가 있으면 좋겠다.


제정신이라 자처하는 작자들 앞에서, 돈 계산해대고 그와 같이 사람과 미래를 재던 사회 안에서.

미친년 하나가 자아고취해서 파멸하면서 외친 희망찬 말 따위가 아이러니하게도 아름답고, 핵심을 찌르는 것이면 좋겠다.

모든 것은 사랑과 평화를 위해..


그녀가 죽어도 세상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세상은 그저 끝을 향해 파멸하는 마법소녀물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