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국가정보학/정보기관 관련 정보글

밑에 스파팸 떡밥 보고 생각나서 적음




Tradecraft라는 단어가 있다


정보기관에서는 첩보 자체를 의미하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스파이(정보관)이 사용하는 기술'을 나타내는 단어임


오늘 알아볼 주제는 정보관들이 물건을 전달하는 방식


HUMMINT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세 가지 기법들이다




1. 드보크.

러시아의 단어에서 유래한 기법.


뽕쟁이가 수전함에 마약 넣어두고 가는 것처럼 사전에 합의된 장소에 물건을 두고 가는 방식임


북한 애들이 예전에 총기, 의약품, 무전기, 난수암호책자를 이 방식을 사용해서 고정간첩에게 전달했지


참고로 정보기관에서는 소련 시절 용어가 자주 사용된다. 특정 국가에 상주하는 정보관 중 상급자를 지칭하는 Rezident(레지덴투라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용어)도 KGB에서 쓰이던 표현이었음



2. 데드 드랍.

드보크와 마찬가지로 약속된 장소에 무언가를 두고 가는 기법임


다만 물건이 목적이었던 1번과 다르게 데드 드랍은 정보전달에서 자주 사용됨


예를 들어 '탑돌공원 서쪽 화장실 앞 두 번째 벤치 밑'이라는 장소가 마련되면, 정보원은 그곳에 USB 같은 걸 묻고 정보관이 회수하는 식임


현재는 무인택배함이나 사물함이 데드 드랍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에서 북한 정보관과 접선했던 간첩도 지하철 사물함에서 쪽지를 받고 약소장소로 이동했음. 근데 국정원한테 동선이며 접선장면까지 촬영당함. 어케 했냐ㅆㅂ)



3. 브러쉬 패스

정보관과 정보원이 직접 접촉해서 정보를 교환하는 기법


직접 대면은 드보크나 데드 드랍과 다르게 당사자끼리 접촉한다는 단점이 있어 발각될 경우 둘 다 위험해지지만, 브러쉬 패스는 이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임


브러쉬 패스의 핵심은 찰나의 순간에 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처럼 복도에서 정보관과 정보원이 서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중간에 멈춰서 대화를 나누는 대신


이렇게 은근슬쩍 정보나 물건을 찔러주는 식임


악수, 주머니, 어디든 상관 없음 최대한 자연스럽게 주고 받는 게 핵심임


이 방식은 스파이x패밀리에서도 묘사됐는데


1화에서 로이드가 지령을 전달 받을 때 동일한 신문을 교환하는 것으로 잘 묘사되어있다


애니는 모르겠는데 원작 만화보면 서로 신문 바꿔치기함


이게 브러쉬 패스임



지금이야 기술이 좋아져서 외국계 이메일과 보안 메일을 통한 정보 전달도 가능하지만, 이 세 가지 기법은 여전히 사용되고 있음


물론 정보관과 정보원이 면대면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경우도 적지 않음


도감청 대비에 더해 접선 직전까지 대감시를 좆 빠지게 해야하는 점이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