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최동훈 감독의 야심작 외계+인.

듣기로 손익 분기가 대충 1000만 명인가 그런데. 100만도 겨우 봐서 ㄹㅇ 씹망해버린 그 작품이 2부가 기어코 나왔다.


참고로 본인은 당시 바빠서 나름 좋아하는 감독인데도 손 못 댔고

오늘 부모님이 보러 가자고 해서 유튜브 에디션으로 대충 1부 스토리라인만 익혀두고 오늘 2부를 관람했음.


결론만 놓고 말하자면



나쁜 말 최대한 필터링 거치고 또 거쳐서 내놓을 수 있는 평가가 제목에 언급했다시피

'뇌 빼고 봐라'

로 요약할 수 있겠다.



각본도 본인 담당인진 모르겠지만, 기억하길 최동훈 감독 작품은 대체로...

액션이 화려하고

대사들이 익살스러운 면이 많이 강조되는데


문제는 저 장점들 그대로 단점으로 치환될 때가 더 많은데

바로 그지같은 편집으로 장면 전환과 미장센이 딱딱 끊겨서 영상 흐름이 망가지거나, 대사가 유치해서 맥을 겁나 끊어댄다는 점이다.


일단 1부 내용은 유튜브 에디션으로 보고 갔지만, 모르고 갔어도 2부에서 꾸역꾸역 대충 다 설명해줘서 크게 이해가 안 가진 않음

다만 내용이 존나 어지러운 건 설정상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등장인물 배분이 지나치게 잘못됐다는 생각은 영화 보던 내내나 지금이나 아예 가시질 않음


먼저


전우치에 나오는 말코도사들이 생각나는 삼각산 두 신선 개그 콤비며

마찬가지로 전우치가 생각나는 수시로 여주에게 스윗해지는 무륵과 전우치가 데리고 다니던 그 누구냐.

아무튼 인간이 되고 싶다는 애완동물이 생각나는 우왕/좌왕 콤비.

그리고 암만 봐도 김윤석이 연기한 화담보다 포스도 연기력도 후달리는 악당, 문도석 역의 소지섭과 자장 역의 김의성.


전우치를 떠올리면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꽉 찬 느낌인데

저기서 조연만 서넛 더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이거 악당들 말도 없이 걍 쫓아오는 것도 전우치 12지 괴물들 똑 닮았다 ㅋㅋㅋ....


게다가 고려시대에서 넘어오기 직전 전투씬은 런타임 맞추기 빡셌는지 여기저기 잘려내거나 억지로 이어붙인 느낌이라

전투씬 자체야 나무랄 데 없지만

그 과정까지가 구성과 전개 그리고 연출 모든 게 어설프고 황당하기까지 함.


근데

전반적인 문제가 그냥 감독 역량 넘어선 스케일이 문제였다고 생각하고 흐름이 이끄는 대로 관람하면 CG랑 액션은 화려해서

제목대로 뇌 빼고 보면 굉장히 즐겁게 관람할 순 있음.

물론 위에 언급한 단점 때문에 흐름 뚝뚝 끊기는 건 예민한 사람이라면 감안해야 함.


아무튼, 이 화려한 CG와 액션 등을 차라리 다른 영화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IF가 끊임없이 생각나는 영화였음.


아부지가 보자고 해서 본 거지

내 돈으로 보라고 했으면 그 사람 뺨 때릴 자신 있는 작품.


점수는 주자면 10점 만점에 4점.

갠적으로 화려함이랑 캐릭터성이 훨씬 모자랐어도 영상미나 순수 재미는 7광구가 더 위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