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아는 강철, 그러니까 중탄소강으로 만든 갑옷은 15세기 초중반 기준으로 최고급 고가품에 해당하는 물건들이었음


물성이 단단해질수록 착용자를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지만 그만큼 고품질의 중탄소강을 제련해내기 힘들었고, 또 물성이 단단한 탓에 가공이 더 힘들었다는 점 때문임


그 탓에 진짜 강철로 만든 판금 갑옷은 매우 희귀한 편이었고, 대부분의 판금갑옷은 저탄소강인 연철 재질로 만들어진 것들이었음




하지만 연철이라도 여전히 창검을 막아주는 성능은 출중했기에 베네치아 강철석궁같은 위력을 극대화한 무기가 아닌 이상에야 이빨이 쉽게 먹히지는 않았음


일반적인 위력으로 때리는 정도로는 약간 흠집나는 거 말고는  씨알도 안먹히는 수준이었기에, 랜스나 강철석궁 정도의 물건이 아닌 이상 내부로 충격을 섭입시키는 장병기나 둔기를 사용하고 대갑주검술을 활용해서 급소를 노려야 했던 거




흔히 생각하는 강철 핀금갑옷이 흔해진 것은 16세기경부터였으나 이 시기부터는 초기 화약병기들이 퍼지기 시작했기에 점차 갑옷 자체가 쇠퇴하기 시작했음


결국 강철 판금갑옷이 주류가 된지 얼마 안 지나서 판금 갑옷은 총알을 막기 위해 도로 연철 재질로 돌아오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