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


옥석 구분 없이 수많은 양이 범람하고 있는 패러디 소설판에서 보석이라 할 수 있는 물건,
빠떼루 2인자를 다 보고 난 후의 소감이다.

이 작품은 오버하면 망가져 버리는 수많은 것들을 절제하는 데에 성공했다.
주인공의 능력.
주인공이 활약하는 분량.
소설 자체의 분량까지도.

보통 빙의계 패러디물은 빙의한 주인공이 으라차차 차력쇼를 해서 진행되는 부분이 많고,
빠떼루 2인자도 어느정도 그런 부분은 있다.
하지만 빠떼루 2인자는 주인공의 능력에 한계를 많이 두었다.
유일하게 높은 스탯이 두개 있는데, 배짱과 혓바닥이다.
이런 한계 때문에 주인공의 능력을 실현시켜주기 위해 원작의 지능캐들이 많이 돋보이게 한다.
주인공이 그렇다고 누워서 과실만 받아먹는 건 또 아니다. 그렇게 도움을 받으면서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좌로 구르고 우로 구른다.
덕택에 주인공은 메리수가 아니지만 충분히 원작 인물들의 구심점이 될만한 자격을 얻게 되고,
원작 인물들은 그 인물들대로 능력 등의 폄하를 당하지 않고 자신을 부각시킨다.

주인공의 분량에 대해서도 작품은 절제를 했다.
주인공이 발을 디디지 못한 곳은 작중 인물들이 움직여서 진행이 되었다는 것을 담백하게 설명하고, 다른 곳에서 자주 쓰는 '한편 ~~에서는...'으로 굳이 시점을 돌려서 보여주지 않는다.
넣으면 개판이 되니 필요없다 싶은 것은 기존 이야기에서도 중요한 부분임에도 과감하게 칼을 들어 잘라냈다.
이것들 덕택에 독자는 주인공과 그 주변이 되는 인물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분량에서의 절제.
웹소 작가들이 가장 지키기 힘들다고 단언하는 부분이다.
300화가 안되는, 다른 웹소에 비해 짧은 시점에서 빠떼루 2인자는 막을 내린다.
하지만 거기에 뭔가가 빠져있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다.
마지막화를 끝내고 더 읽지 못해 아쉽다라는 느낌은 작가가 정말 글을 잘 썼기에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유일하게 절제를 못한 건 저 길쭉한 제목.
싼티나는 제목이 이 소설의 유일하면서도 최악의 단점이다.
누가 보석을 싸구려 마분지로 포장할 생각을 한거냐.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마분지를 깠는데 예상치 못한 보석이 나와서 두배로 놀란게 아닐까 싶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