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식 판금갑옷 풀세트는 사타구니 보호를 위해 사슬 치마를 허리에 두름


이때 짤에서 보이듯이 사슬 치마가 이중치마처럼 보이게 되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음


독일의 고딕식 판금갑옷과 다르게 밀라노식 판금갑옷은 이런 반팔 튜닉 형태의 사슬갑옷(이 사슬 셔츠를 호버크라고 부름)을 밑에 받쳐입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임


그러니까 판금갑옷 밑에 사슬 치마랑 사슬 셔츠를 한 장씩 입은 거




사타구니를 보호하는 사슬 치마는 그렇다고 쳐도 판금갑옷을 입었는데 왜 밑에 사슬 셔츠를 한장 더 받쳐입냐고?


이건 밀라노식 판금갑옷의 특징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음

밀라노식 판금갑옷은 겨드랑이의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의 짤들처럼 거대한 견갑(폴드런)과 그 위를 덮는 증가장갑으로 어깨 부분을 완전히 덮어버리는 방법을 채택했음


그리고 그 크기답게 끔찍한 무게와 둔중한 가동성을 보였지




그래서 밀라노식 판금갑옷을 착용하는 기사나 중장병들은 팔을 움직이는데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이렇게 폴드런을 벗어던지고, 흉갑 안에 호버크를 겹쳐입어서 그 소매 부분으로 어깨 보호를 대신하기도 함


그리고 그 와중에 무게를 더 줄인다고 허벅지까지 덮는 일체형 호버크를 입지 않고 셔츠랑 치마 부분으로 둘로 나눠서 최대한 길이를 줄여입었음




이렇게 무거워서 움직이기 힘들고 아예 안 쓰는 경우도 생긴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라노식 갑옷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차 폴드런의 크기를 줄이고 리벳 접합으로 가동 부위를 늘리는 식으로(위), 혹은 그냥 고딕식 갑옷의 가벼운 어깨갑옷인 스파울더를 모방하는 식으로(아래) 적응함




그러니까 밀라노식 판금갑옷 특유의 이중 사슬 치마 디자인은 군장 무게 좀 줄여보겠다는 유서깊은 몸부림에서 온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