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호불호가 극도로 갈리는 음식이다



구성의 90% 이상이 수분인데다, 그나마 건질 수 있는 영양소라곤 식이섬유와 비타민C 정도 밖에 없는 이상한 영양성분에

그나마 가지고있는 비타민C의 일부는 같이 들어있는 아스코르비나아제에 의해 파괴되는 골때리는 녀석이다


더군다나 특유의 향까지 가지고있는데,

이는 몇몇 유전자의 영향으로 개인에 따라 비누와 같은 냄새라고 느끼기까지하는 호불호의 대명사 되는 녀석 되시겠다





그런데 이런 호불호가 문화에서까지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바로 같은 섬나라로 유명한 영국과 일본이다


그렇다

세계사에서 대충 이상한 일이 생겼을때 대체로 범인인 녀석들이다










우선, 영국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오이가 들어간 음식이 많다


오이 샌드위치라던가, 오이 케이크라던가, 오이 아이스크림이라던가...

심지어 빵에 발라먹는 버터와 카레에도 오이를 넣어먹은 기록마저 나온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식습관이라 영국 특유의 요리지옥이 영향을 끼친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오이가 들어간 영국 요리들은 대부분 디저트 종류가 많다


그 이유는 당시 티타임을 우아하게 즐기던, 그것도 다과를 곁들일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한 계층이 오이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오이를 선호했던 이유가 무엇이냐?









그 이유는 의외이게도


오이가 영양소가 좆도없기 때문이었다








다시말해, 당시에 티타임을 즐기던 부유계층은


자신이 생존에 1도 의미가 없는 영양소가 전무한 오이를 간식으로 먹는것으로 부를 과시하는것이었으며

이러한 행동이 당시의 부유계층에게 크게 유행하며 오이가 영국 티타임 다과 전반으로 퍼져나간것이다


물론, 오이가 여름 작물인데다 금방 물러버리는 채소인지라

당시의 비흡한 유통속에서 계절 작물을 즐긴다는 점도 부의 과시에 한몫 더하긴 했다



아무튼 당시 부유계층이 오이를 쳐먹은건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었던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오이는 어떨까?


안타깝지만 일본에서 오이의 취급이 어땠는지는 단번에 알기 어렵다

관련된 문헌이 얼마 없기도하고, 오이를 취식하는 습관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도 않기 때문


때문에 과거 일본에서 오이가 어떤 위치의 작물인지 알아보려면 좀더 다른쪽을 알아보아야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의 요괴, 캇파에 대해 알아볼것이다


캇파는 일본의 물요괴로, 물가에 서식하며 물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익사시킨다

여담으로 이 캇파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오이라고 많은 매체와 전설에서 이야기한다



그래, 캇파가 오이를 좋아하는것이다


그렇다면 캇파는 과거의 일본에서 어떤 존재였는가?

캇파는 어떤 존재를 암시하던 것인가?







캇파란 물가에 거주하는 빈민이었다


모종의 이유로 사회에서 배척되고, 지반이 약하며 장마가 잦은 일본에서는 늪지대가 되기 쉬운 그 물가에 살던 빈민층이 바로 캇파였다


그런 그들이 '캇파'로서 가장 좋아하던 음식이 바로 오이

오이는 여름철, 수분이 많은 장마즈음에 나오는 작물이며

습도가 높고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는 일본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작물이었다

더욱이, 영양소가 없으니 딱히 식량으로서의 가치는 없었다


그런 오이를 캇파들이 좋아했다


하지만 그들이 특별하게 오이를 사랑한것은 아닐것이다

그들은 식량을 구할 능력이 부족한 빈민이었고

그들이 식량이 부족한 여름에 구할 수 있는 먹을거리라곤 그런 오이 밖에 없었을테니까



과거의 일본에서 오이는, 빈민들이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먹었던 대체식량에 불과했다







오이는 정말 웃긴 녀석이다


영국에서는 부유층들이 티타임을 즐길때 함께 먹는 부유의 상징인가 하면

일본에서는 빈민들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우겨넣는 식량 비스무리한 무언가였다


같은 섬나라인데도, 이렇게나 취급에 큰 차이가 나는 작물은 세계 어딜봐도 찾아보기 드물것이다



오이는 정말로 이상한 녀석이다


오이오이, 마지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