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소녀 A가 있었음


그리고 그녀를 맨날 학대하는 주인 B가 있음



말꼬리 잡히면 패고

왠지 패고 싶으면 패고

강간도 당하고

가끔 고문도 당하고




밥도 제대로 안 주고

잠도 안 재우는 건 다반사에

시키는 일은 또 많은데

실수를 안 하더라도 때리고

실수 하면 당연히 더 맞고




부러진 손가락을 어떻게든 감싸면

감싼다고 처맞고

눈에 띈다고 때리고


부러졌지만 부목도 대지 못하는 상태로

팅팅 부은 손가락으로 시중을 들면


또 꼴보기 싫다고 맞고



그래도 A는 별 수가 없음

도망가봤자 도와줄 사람도 없고

갈 수 있는 곳도 없음



성문에는 잡힌 도망노예들의 사지를 찢어 걸어놓기에

겁 많은 A는 너무 무서워서 도망칠 수 없음



그러던 어느 날


B가 밤에 술에 취해서 집에 오다가

강도에게 머리를 얻어맞음



의식을 잃고 실려오는 B를 본 A는

드디어 지옥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다 싶은데


노예는 주인이 죽을 때 따라 죽는 마법이 걸려있음


당연히 A가 풀 방법은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B를 돌보아야 했고


이 마법이 아니라도 상기한 이유 때문에


A는 B에게서 도망칠 수가 없음


그렇게 극진한 간호로 깨어나게 된다면

B도 자신을 좀 덜 때리지 않을까 싶은 희망으로


A는 몇 년 동안 B의 간호를 함




그렇게 B가 깨어나고

A는 약간의 기대감과 함께

B에게 몸은 괜찮은지 물어보는데




B는 허락도 없이 자신의 몸을 만졌다는 이유로 A를 패죽여버리고

쓰레기장에 던져버린 뒤 새 노예를 사 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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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받지 못하는 노력에 대한 이야기가 쓰고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