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과중했나. 계집선생(퍽 괜찮은 외모, 노처녀)의 그 한마디에 학급일동은 나를 돌아본다.


그 일관된 동작 하나로 같은 의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쓰레기! 학업의 흐름을 끊지마ㅡ!'


ㅡ라는.


"이름이... 김나붕? 자, 그래서 내가 무얼 설명하고 있었지?"


슬쩍, 칠판을 보았다. 그것에 적혀있는 건ㅡ



"아가페ㅡ."


ㅡ절대적 '사랑'



"그렇다면, 아가페란 무엇인가?"


그에 대한 설명이라... 수많은 방법이 있겠으나.


다만, 내겐 한 가지로 남는 것이다.


"이야기하자면 길테니, 그러니 잘 들어주셔야 할 것입니다ㅡ. 중간에 끊을 수 없는 이야기니까요."


무언가 잘못을 직감한 것인지, 선생은 말리려 들었지만ㅡ


중간에 끊을 수 없는 이야기임은 이미 고지한 바.


"저는 어제, 이 교실에 있는 한 계집학우에게 고백을 받았습니다!"



기어코 꺼낸 한마디에 정적이던 교실의 분위기는 흥취를 자아내기 시작했다.



"러브레터였기에 그 당사자는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이제야 명료합니다!"



교실의 학우들은 각자가 평소에 지니고 다니던 축포를 터뜨릴 작정을 취하며


"당신의 저를 사랑하는 마음은 전해졌습니다! 곰곰히 생각했으며, 저는 그것을 받아들이려 합니다!"


한 순간에 축포는 터졌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선생도 차마 이겨낼 도리가 없었던 모양이다.


"이거야 청춘이군. 어른이 돼서 중계를 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지! 러브레터를 쓴 생도는 누구냐!"


그 말에 잠잠하더니 교실의 앞열에서 잔뜩 얼굴이 빨개진 맥스(처녀)가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오오...! 저녀석은 교내 앙케이트 '가장 H한 미소녀' 부문 1위에 노미네이트된...!!"


"이봐! 꽤 하잖아! 녀석아!"


하지만, 나는 학우들의 그런 외침에도 불구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에?"


"...바보"


녀석은 나의 소꿉친구. 말하자면 앙숙인 녀석이니까!


"그... 그렇지만, 넌 나를 피하고 다니는 것 아니었어?"


"너에게 고백하려는 마음을 참고 있었을 뿐이었으니까!"


"에에ㅡ?!"


"정말이지... 나븡쿤 둔감계지 않느냐"



"...그럼 말이지ㅡ."


나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오늘부터 1일인 거냐고 어이ㅡ!!!"


그러자 맥스의 가뜩이나 붉어진 볼이 연등행사의 가장 붉은 연등만큼 되었다.


"으으우... 이 바보가...!!!"


소리를 듣고 다른 반에서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었다.


"오옷ㅡ 저질러버린 거냐고 네녀석들ㅡ!!!"


그 광경에 맥스는 울먹이고 있다.


"내 고백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다니... 너무해 나붕쿤..."


"안심하라고ㅡ 네녀석에 대한 나의 마음만은 진심이니까ㅡ"


"정말이지..."


"야레야레ㅡ 이래서야 수업에 방해가 될테니 어서 가자고ㅡ!"





김나붕과 맥스는 인파를 가르며 서둘러 뛰었다.

그들은 더이상 서투른 마음을 고이 숨겨놓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