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피어났다가 낙하하는 단풍처럼, 그녀는 나에게도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그녀는 떨어지는 단풍이며 그 단풍이 떨어지는것을 내가 감히 막을수 있겠냐마는, 그 짧으면서도 긴 낙하는 나에게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가을은 끝나간다. 이제는 하얀눈이 덮혀 순백의 눈 사이사이로 수줍은듯이 얼굴을 내민 주황의 낙엽이 아름다운 시기. 또 그녀가 빛바랜 나의 추억속에 간간히 얼굴을 비추는 시기. 한 해에 몇번 안되는 그 시기의 차가움에 나의 가슴은 시리기도 했지만, 그녀의 따뜻함에 취하는것이 마냥 싫지는 않았기에, 내가 피하고자 하면 피해지는 것도 아니기에, 나는 어느새 그 기억들을 몇번이고 되뇌이는 날 발견 할 수 있었다.


    위로가 필요한것은 아니다. 고통스러웠던 낙하도, 어느새 따뜻해진 늦가을도, 이제 나에겐 잊고 싶은 기억이 아닌, 그저 눈속에 숨은 낙엽이 되었으니, 오히려 차가운 눈위로 떨어져 아름다운 풍경화가 되어준 그날의 단풍이 마냥 고마울 뿐이다.




요즘 잘 들어오지도 않는데 염치없이 이벤트만 해서 미안하다

그래도 삼행시는 못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