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쓰는 듯한 마찰음과, 때때로 흐르는 물소리만이 들리는 고요한 이곳에서.

나는 지금, 절대로 질 수 없는 승부에 임하고 있다.

상대는 백전불패의 명장, 하지만 겁먹어선 안 된다.

상대와 마주선다. 신호는 내 쪽에서 주지.

어? 내가... 졌어?
말도 안 돼, 이럴리가. 이런 거, 뭔가 이상하잖아!

나는 무릎을 꿇었다.
너무나도 두려웠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마찰음이 멎었다.

남은 것은, 입에 거품을 문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