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스ㅡㅡㅡㅡㅡㅡ!”


자작나무가 절규하며 에레스의 방으로 들이닥쳤다.

어찌나 상황이 절망적인지 보여주듯 전에 비해 

상당히 격한 반응이었다.


“살려줘에레스ㅡㅡㅡㅡㅡㅡㅡ!!”

“...”


에레스가 이제는 지겹다는 듯 매달리는 자작나무를

한심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대가리에 좋은 생각은 가득하면서 손모가지가 그걸 밖으로 내보내지를 못하잖아 에레스ㅡㅡㅡㅡㅡㅡ!!”

“...”


자작나무가 절규하지만 에레스는 뭐 어쩌라는 듯이 두 손바닥을 하늘을 바라보는 제스처였다.

에레스의 반응대로, 소설을 쓰는 건 자작나무의 손모가지지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 좀 도와줘 에레스ㅡㅡㅡㅡㅡ!!”

“...”


자작나무는 소설이 안 써질 때마다 이런 식으로 어린애처럼 생떼를 피웠다.

문제는 그럴 때가 많았다는 것, 2년 전 소설을 잠시 멈춘 이후로 쓰는 법은 나름 괜찮아졌지만 본디 안 하던 것을 하려 하니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았다.


“내 손모가지는 쓰레기야ㅏㅏㅏㅏㅏㅏ!!”

“...”


에레스가 조용히 노트를 내밀었다.


‘솔직하게 말해, 올릴 건 없는데 뭐라도 해야 할 거 같다고.’

“어...”


자작나무는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겉은 조용하고 묵묵하면서 속에 관종끼를 달고 사는 그에게 있어서 관심은 주기적으로 섭취해야 할 필수품이다.

안그래도 주기가 다가오는데, 

남 눈치 겁나게 보기 스킬이 발동되어 뭐라도 글을 하나

올리고자 하는 마음만이 앞서버린 것이었다.

이어서 에레스가 촬영을 시작한 카메라를 내밀었다.


“...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닉변한 자작타는자작나무입니다.

소설을 쓰다 대가리가 터졌습니다. 예.

소설 쓰시는 분들 보면 진짜 존경스럽습니다.

설정 다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더라고요 이게.

지금 쓰는 와중에도 괜한 짓 하는 건가 생각이 드는데

불편하셨다면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그러게 이놈은 소설은 뭔 소설이야 괜히 머리 아프게.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지금 애매해졌는데

이렇게 된 거 제 머리 상태와 함께 마무리하겠습니다.”





아주 잘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