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개요

 소설 '일회용품'의 반응이 제법 좋아서 망상으로 적어뒀던 걸 조금 풀어보게 됐다.

 소설 쓰기 전에 설정으로 끄적여둔 걸 좀 정리해서 올려보는 것이니, 야설은 아니고 설정집 비슷하게 보면 되겠다.



 1.한국

 페티걸(Petty girl) 시리즈 - '들박용 상품' 유행의 시초인 '페어리' 장르를 '내 손 안의 요정'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승승장구한 굴지의 업체가 2차 유행에 발맞춰 출시한 역작. 1차 유행 때 독자적인 기술력만으로 승부를 봤다면 이번 작품부턴 재벌 자본의 힘까지 빌렸다.

 페티걸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지막지한 내구성과 무상 품질보증 서비스에 있다. 이건 2차 유행 초창기에 유행하던 소모성 상품들에 대비되는 특성으로, 이 부문은 따로 '애완 상품'이라 따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런 특성 덕택에 경쟁 상품에 비해서 독자적인 영역을 형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발 상품인 '드워프' 브랜드가 해당 영역에 출시되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 오운(My own) 시리즈 - 요정 시리즈 및 페티걸의 개발업체를 인수하는 데 실패한 경쟁 재벌기업이 나머지 관련 기술 기업들을 확보 및 제원 기술을 얻어서 소모성 상품으로 출시한 브랜드이다. 해당 브랜드는 선발주자들에 대한 강박 관념이 잘 느껴지는데, 그래서 초기 상품들은 이래저래 불안정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시장 분석 결과에 힘입어 들썩들썩이 출시될 무렵엔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대폭 지원하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조금씩 확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2.중화민국 - 중국 공산당, 그런 건 여기서 취급하지 않음(*애초에 이 챈에 처음 올린 글이 중공 멸망시키고 모에빔 쬐는 내용)

 도낭(桃娘) - '들박용 상품' 특유의 소모성적인 특색이 '도낭' 설화에서 나오는 도낭의 특징과 매우 밀접하단 걸 내세우면서 중화 민족이 드디어 도둑질에서 벗어나 옛날의 '중국산'의 위명을 되찾았단 평가를 받는다.

 해당 작품의 특징은 당연히 그에 들어간 무지막지한 유전자 조작에 있는데, '도낭'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서 체외에 분비되는 타액과 배설물은 복숭아맛이 나오며, 육질은 복숭아 과육으로 채우기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고 돼지고기와 똑같은 고기를 돼지고기 부위에 맞춰서 해당 상품의 부위를 채워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런 점에서 도낭 시리즈의 파생 상품들은 과즙/육질에 따라 구분되는 경향이 있다. 과즙으론 왕리낭(파인애플), 미후낭(키위)이란 식으로 별도의 파생 브랜드를 두고 있으며, 육질은 돼지고기, 쇠고기, 양고기, 닭고기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또, 이러한 특성 덕택에 비교적 저소득층에 인기가 높은데, 같은 값이면 식료품 값을 어느 정돈 던단 이유가 크다.


 3.일본

 에키벤(驛弁) - 비록 페어리 장르는 한국에 최초 개발을 뺐겼지만, 들박용 상품을 최초로 출시하여 성인용품 시장에서 굴지의 전통을 자랑하는 업체가 자존심 회복을 단단히 한 사례가 바로 에키벤 되시겠다.

 에키벤 시리즈의 특징은 페티걸, 드워프완 조금은 다른 방면으로 발전된 '내구성'과 해당 상품 특유의 반응성에 있다.

 에키벤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소모성 상품이란 특징을 잃지 않으면서도, 해당 상품이 소모된 이후의 내구성, 지속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 상품이다. 이러한 점에 중점을 두고 개발되던 와중에 에키벤 시리즈 특유의 '절명(絶命)'이라 불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이후 '세츠메이'란 경쟁자의 출현을 낳을 정도로 에키벤 시리즈의 또 다른 매력점이며, 따로 분리가 된 지금에도 에키벤 시리즈의 반응성은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세츠메이(絶命) - 에키벤 개발진이 상품 정체성을 두고 서로 다툰 끝에, 결국 반응성, 즉 '절명'이란 현상에 주목한 이들이 따로 떨어져나와서 살림을 차린 경우이다.

 세츠메이 시리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에도 중점을 두는데, 마이 오운 시리즈완 달리, 절명 시 커스터마이징에 최대한 집중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러한 장인 정신으로 인하여 해당 브랜드는 들박용 상품 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충성파 고객들 사이에서 입지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4.미국

 E.B.(Everybody Bodybuilding) 시리즈 - 비록 '들박용 상품'이란 최초 타이틀은 뺐겼지만, 상용화 시점으로 따지거든 E.B.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운동보조 상품에서 시작됐다. 지금도 사실 본인들은 '들박용 상품'이란 타이틀이 아니라 '여러분들 곁에서 운동을 도와줍니다!' 라는 컨셉을 유지하고 있지만, 2차 유행기에 접어들면서 결국 페티걸 시리즈와 기술 제휴를 하며 성욕 해소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출시해 이 쪽 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상품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운동을 보조해준단 점에 있으며, 이에 운동기구를 사는 것에 따라 사은품으로 추가 증정되는 경우도 허다하단 점이다. 다만 그런만큼 기본적인 가격대가 상당히 높게 형성됐으며, 이런 E.B. 시리즈는 들박용이냐, 운동용이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정도로 해당 상품의 정체성은 혼재된 양상이다.

 한편, 해당 상품은 다른 경쟁 브랜드와 달리 남성형 상품도 존재한다. 이는 운동기구 구매자들 중에서 여성 고객들도 많단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며, 이런 점은 앞서 언급한 논쟁에 기름을 끼얹고 있는 요소이다.


 리프팅 시리즈 - E.B. 시리즈가 운동보조와 연계된 면이 강하다면, 리프팅 시리즈는 페티걸 시리즈의 개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국 재벌 기업의 경쟁 업체가 2차 유행에 발맞춰 '들박용 상품'으로 작정하고 출시한 상품이다.

 리프팅 시리즈의 특징은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최초로 내세운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마이 오운 시리즈와 충돌하는 면이 굉장히 강한데, 마이 오운 시리즈가 외형 커스터마이징에 방점을 찍는다면, 리프팅 시리즈는 기능 커스터마이징에 방점을 찍는 경향이 있어서 실제로 이 둘은 경쟁 관계로 그다지 인식되지 않는 편이다. 대신에 리프팅 시리즈는 페티걸 시리즈와 지난 시절의 악연을 그대로 승계받아서 싸우고 있단 평이 지배적이다.

 비록 페티걸은 애완 상품이고, 리프팅 시리즈는 소모성 상품과 애완 상품의 중간쯤에 있어서 영역이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이전 시대부터 싸워왔던 악연이 쉽사리 해소될 리가 만무하며 해당 시리즈의 팬들끼리 대립하는 구도까지 그려낼 정도로 역사가 깊을 지경이다. 또한, 가사 노동을 맡긴단 점에서 이 둘의 영역은 겹치는 것도 둘 사이의 경쟁 관계를 부추기는 원동력이다.


 5.유럽 연합

 드워프 - 공룡오적의 도움을 받아 환국을 물리치고, 그런 도움이 없더라도 겨울전쟁에서 소련에 맞서서 자신들의 강인함을 드러냈던 핀족이 오랜만에 자신들의 면모를 국제 시장에 드러냈다. 이번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의 합자회사에 맞서서 거둔 승리이다.

 페어리 시리즈가 유럽 연합의 전통적인 강자인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외부로 빠져나갔다지만 여전히 가까이 지내는 영국 4국이 합작하여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게 만든 걸 생각하면 의외의 일이지만, 해당 페어리 시리즈의 공장이 핀란드에 있었단 걸 생각하면 그를 통해 축적된 기술력이 드워프로 이어졌다고 연상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드워프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페티걸, 리프팅 등이 내세운 내구성보다도 더 미칠듯한 내구성에 있다. 죽어야 정상인 상태가 되어도 살아서 끅끅대고 있는 것이 드워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이런 점에서 그 내구성에 불구하고 오히려 폐기되는 비중은 페티걸, 리프팅보다도 살짝 더 높을 정도로, 들박용 상품을 소모성으로 인지하는 고객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콩코드 - 대한으로 망한 것, 대한으로 흥하잔 것과 비슷한 심리로 이 상품에도 이런 이름을 붙였지만, 결국 유럽연합에서 밀어주게 된 상품은 드워프였다.

 그럼에도 해당 제품의 가장 주요한 특징으로 인하여 해당 상품의 명맥은 끊어질 것으로 여겨지진 않은데, 가장 주요한 특징은 현실이 아니라 만화나 그림에서 튀어나온 것 같으면서도 불쾌한 골짜기를 예방한 디자인에 있다. 이러한 콩코드 제품군의 특성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쓴맛을 보던 2D 예술의 3D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일본이 보유한 저명한 만화나 애니메 상품이 콩코드사의 협조를 받아서 3D 영화화에 잇따른 성공을 거두고 있으면서 콩코드 제품군은 주문 제작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이다.

 그만큼 민간 시장에 풀린 기존 콩코드 제품은 점점 골동품(앤티크)으로 취급되면서 동시기에 출시된 경쟁사 제품들이 시장 가격, 중고 가격에 팔릴 때, 콩코드 사 제품은 경매에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물론 여전히 살아있을 때 얘기이다.



 언젠가 다른 제품들도 소개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계획에 없다. 그냥 반응이 꽤나 좋으니까, 뭔 생각으로 그런 글을 썼는지 보여준단 식으로 올려보는 것이란 걸 다시 언급하며 마치겠다.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