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실험에 돌입합니다."


 보통 클론들은 유전자 강화가 이미 이뤄진 상태에서 생산되게 마련이지만, 유전자 강화 같은 조치 없이 생산되는 부문도 더러 있었다. 가령 실험을 위해서인데, 이런 실험을 하는 대다수 이유는 유전자 강화조치를 받지 않은 시민권자들을 위한 상품 개발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

 아예 순수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종족 보존을 위한 방식으로 유전자 강화가 이뤄지지 않은 클론 기술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선천적 불임인 부부가 자신들의 유전자를 본딴 클론으로 아기를 만들어달라고 하는 경우도 의외로 수요가 꽤나 많았다.

 이렇기에 클론들이 무조건 유전자 강화가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었다. 다만 클론을 만들어놓고 유전자 강화를 따로 하는 것보단 유전자 강화가 된 채로 클론 생산을 하는 게 훨씬 싸다보니, 의외로 대량생산이 되는 품목이 유전자 강화가 이뤄진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이런 실험은 오히려 유전자 강화가 이뤄지지 않은 클론을 통해서 이뤄지게 마련이었다. 물론 사람 체질이란 게 한둘은 아니다보니 그 체질에 따라 대표적인 클론을 하나씩은 뽑아다가 실험을 하고, 좀 더 유의미한 통계를 위해 클론을 여러 개체 투입하는 실험도 꽤 많았다.

 다만 세상사가 모두 절대적이란 건 없듯, 지금 이뤄지고 있는 실험 같은 경우엔 전장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사항을 수용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그런만큼 어떤 형태의 희생이 가장 적합한지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는 형편이었다.



 "크륵!"

 좀비가 나타나자, 사지가 구속된 와중에도 실험체는 의연하게 좀비를 쳐다봤다. 아무리 클론이라도 눈과 귀를 가리는 건 실험체에게 자유가 있었지만, 그녀는 눈과 귀를 가리는 걸 거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좀비의 외형은 사람 시체가 움직인다기보단 그냥 괴물이었다. 다만 사람의 시체였던 것에서 비롯됐단 흔적이 있기에 그녀는 그걸 '좀비'라 여겼지만, 실상 그게 좀비란 보장도 없었다. 다만 언데드의 일부란 건 분명한지 그 악취가 그녀의 코를 깊숙히 찔렀다. 시체 썩는 냄새였다.

 그렇지만 이내 그녀의 코가 후각 신경을 스스로 마취시켰기에 그녀는 견딜 수 있었다. 달리 말하면 그런 조치가 없었거든 도무지 버틸 수 없었을 고약한 악취를 풍기고 있단 얘기이기도 했다.


 좀비와 같은 언데드 유형의 적을 상대하는 것에 있어서 테인 그룹이 취하는 방식은 적이 사체를 이용하지 못 하도록 사체를 훼손하면서 적에게 공격을 가하는, 자폭장치를 어떻게든 탑재해놓는 방식이었다.

 다만 전투력이 약한 언데드 군대에 대해서, 전염력이 약한 언데드 군대에 대해서도 그런 방식이 효율성이 있느냔 의문이 제기되면서 한창 대언데드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실험을 하고 있었다. 어지간한 건 인공지능에 맡길 수도 있고, 실전은 이런 식으로 사지가 묶인 상태는 아니겠지만은.

 그렇다면 지금 이 실험에 실용성이 있느냐면, 그건 아무래도 의문이긴 했다. 다만 어떤 상황이든 '재연'을 할 수 있어야 한단 정책을 생각하면 이게 아예 쓸데없는 짓은 또 아니었다. 인공지능이 제시한 상황과 가설을 종합해서 그걸 직접 실험해봐야 하는 영역은 분명 있었으니까.


 그녀는 이런 사정까진 몰랐다. 지금 자신이야 죽더라도, 추후에 재활용된 자신과 같은 기종들이 전장에서 비참한 꼴을 당하는 경우를 없애기 위한 불가피한 희생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상태였다. 세뇌라면 세뇌지만, 이런 세뇌 조치도 없이 사람을 사지로 내몰 순 없었다.



 좀비는 그녀가 살아있는지를 확인하는 건지, 아니면 그녀의 시선에 부담을 느낀건지 함부로 덤벼들지 않았다. 그저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그녀와 시야를 맞추며 그 상태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내 좀비가 무언가 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그녀와 시야가 마주치지 않는 곳으로 순식간에 움직이더니, 그대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좀비가 그리 포악한 종은 아닌 것인지 바로 그녀를 물어뜯거나 상해를 입힐 정도의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다. 다만, 그녀를 구속하고 있는 건 건드리지 않고, 그녀의 나체만 간신히 가리고 있는 천조각에 가까운 걸 단추도 안 풀고 그대로 뜯어서 벗겼다.

 그에 그녀는 자신이 차려놓은 밥상과 다를 바 없단 걸 깨닫고 말았다. 그걸 깨닫자, 그녀는 순식간에 자신의 이 행위에 대한 회의감이 들고 말았다. 생각해보니 이건 그녀가 원한 게 아니라, 그저 이런 실험이 필요한데, 마침 그녀가 생산됐기에 투입된 것이었다.

 그 순간, 그녀는 심한 거부감과 혐오감을 내비치며 좀비를 노려봤지만, 좀비의 시선은 그녀의 나신에 있는 모양이었다. 그에 그녀가 입을 열려던 때에 그녀의 입이 도로 다물어지며, 그녀에게 걸려있는 금제가 강제로 상기됐다.


 '실험 중에 실험 대상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하면 안 됩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기 상태가 패배자의 그것이 됐단 걸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명백한 패배자였다. 그녀의 의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그녀는 패배해서 유린당하기 위해서 태어났단 걸 느끼고야 말았다.

 그에 그녀는 날뛰고 싶었고, 울부짖고 싶었지만 그녀의 몸 안에 내장된 칩셋에 의한 금제가 그녀가 극적인 행위를 하는 걸 막아섰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눈물을 쏟는 것이었는데, 그 순간, 그녀는 세상 모든 게 전부 악랄하기 그지없다고 느꼈다.

 세상의 모든 게 그녀를 향해 악의를 드러내고 있었고, 그에 그녀의 악의 역시 급격히 팽창했다. 그렇지만 그런 악의조차도 제대로 풀지 못할 정도로 그녀는 구속당했고, 무력했다.


 '핥짝'

 좀비의 입이 열리더니 그녀의 몸을 핥아댄다. 강아지가 그랬거든 좋았을 텐데, 좀비가 그녀의 허리춤을 핥더니, 이내 그녀의 젖꼭지까지 혀를 내밀어 올라오는 모양새가 그야말로 변태 같았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혐오감에 휩싸였던 것조차 사치스러웠단 걸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혀 뒤로 보이는 이빨이며, 좀비의 손에 달려있는 손톱인지 발톱인지 모를 거대한 날이며- 그녀를 찢어발기기엔 가히 적당한 생김새였다.


 그런 죽음의 공포가 다가왔다고 생각하니, 그녀는 그대로 요도에 힘이 풀리고 말았다. 다만, 속옷은 안 입었어도 옷가지로 막혀있는 까닭에 그녀가 입고있는 속바지의 비부가 진하게 젖어들면서, 그녀의 다리를 타고 그녀가 쏟아낸 오줌이 흘렀다.

 보통 총탄이 빗발치고 포탄이 근처에서 터져나가는 와중에도 살아남았을 때를 대비해서 오줌을 지린다거나 하는 일은 없게 만드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 경우엔 기어코 초에 맞아 죽은 뒤에야 생전에 참았던 걸 시원하게 놓아버리거나 아니면 포탄에 갈가리 찢겨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적에게 포로로 잡혀 구속당한 상황에선 얘기가 많이 달랐다. 물론 적으로부터 더 모욕적인 조치를 감안해야겠지만, 적어도 시간을 조금은 더 벌 수 있단 이유로 죽음의 순간을 앞두거든 그 의사와 상관없이 오줌을 지리도록 된 까닭이었다.


 포로를 잡거든 가학심이 들게 마련인데, 포로가 오줌을 지리는 것만큼 가학심이 충족되는 순간이 어딨던가? 물론 그걸로 만족 못 해서 바로 더 밟는 놈들도 있고, 그런 놈들은 특수부대로 잡을 필요가 없거나 특수부대로 잡아야 할 정도로 용의주도한 놈들인 경우라 좀 예외였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전시 상황, 민간인도 징집해서 군인으로 만드는 전쟁에선 이게 꽤나 유효한 조치였다.



 '……!'

 물론 전장에 투입됐거든 졸병 노릇이나 했을 그녀가 이런 사정을 알 리 없었기에, 오줌을 지린 시점에 그녀는 정신을 말 그대로 놓아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젖꼭지가 핥아지는 것도 인지 못 하고서 정면을 멍하게 쳐다봤다.


 '툭!'

 그렇지만 그녀가 오줌을 지린 걸 인지라도 한 것인지, 젖꼭지를 신나게 핥던 좀비가 이내 시선을 아래쪽으로 향하더니, 그대로 얼굴을 아래쪽으로 향한 다음에 그대로 손으로 바지를 잡아뜯었다. 그녀의 바지가 찢어지니, 그녀의 보지며 오줌이 비부에 묻은 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제야 그녀의 정신이 돌아오는데, 그녀의 치부를 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이 상황에 그녀는 정신줄을 놓고 싶은데도 도무지 놓을 수가 없었다. 혹시라도 살아남게 되거든, 그 때에 그녀가 포로로 있던 기간동안에 벌어진 일을 확실히 분석하기 위해 탑재한 기능 때문이었다.

 그녀들 입장에선 상당히 가혹했지만, 조직 전체로 보거든 그렇게 조치를 취해놓으면 의식을 잃고 병신이 되더라도 뇌세포에 있는 기억을 끄집어내서 분석은 할 수 있으니까. 물론 그렇게 기억이 빼돌린 다음에 거진 대다수는 도로 폐기되어 재생산 공정에 투입되지만.


 "끄윽!"

 보통 언데드들은 작정하고 설계한 게 아닌 이상에야 성기와 관련된 부위는 필요없다고 생략하게 마련인데, 놈은 다른 부위는 사체를 넘어서 괴물처럼 한 주제에 자지는 다른 의미로 괴물 같은 모양새로 그녀의 보지를 입구부터 짓이겨댔다.

 강간의 순간은 아주 생생했고, 그만큼 그녀의 반항심을 자극했지만, 그런 그녀의 저항심은 금제보다도 눈앞에 있는 존재가 언제든 자신을 죽일 수 있단 공포심에 의해 잠식당하기 급급했다.


 지금 이것이 실험이 아니라 전장이었거든, 그녀의 사기는 이미 바닥을 뚫을 터였다. 물론 옆에서 싸우던 전우가 이 좀비에게 총을 갈기고 있었을련진 모르겠지만, 그녀는 패배감조차 제대로 못 느낄 지경에 이르른 상태였다.

 그런 상태로 그녀는 좀비의 자지에 모든 질벽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제야 그녀는 의식을 살포시 놓을 수 있었다. 어차피 그녀에게 요구되는 기억은 이미 확실히 챙겼으니, 이제 일련의 폭행이 끝나거든 그 때부터 다시 기억에 또렷히 각인되면 된단 식이었다.

 그렇게 비부에서 일어나는 마찰에도, 그로 인해 몸뚱이가 흔들리며 가슴팍이 흔들리는데도 그녀는 차라리 편해질 수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상황이 어서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찌릿-'

 그러다 그녀는 자신의 질벽에 부딪히는 촉감과 함게 전기 자극에 당한 것 같은 충격에 눈을 한 번 크게 떴다가 지금 상황에 대한 인지를 했다.

 사정이 마쳤으니 다시 상부에서 기억 복원을 실시할 때 필요한 정보를 모으란 재촉이었다. 그에 그녀는 다시 주위를 살피고 좀비의 상태를 살폈다.


 놈은 그녀의 보지에 최대한 깊숙이 자지를 찔러넣고서, 시체답지 않게 그녀의 보지에 정액을 듬뿍 들이붓고 있었다. 처음 기세처럼 사정하던 자지가 아직도 그 기세대로 사정하는데, 그 여파에 그녀는 기어코 오르가즘을 느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굉장한 감각이었다.

 그렇게 그녀에게 또 패배를 선사한 다음에, 그녀는 이제 정말로 '패배'라 불려지는 일이 자신에게 남아있다고 여기고서 눈을 감았다. 생각 같아선 자해나 자살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자유조차 그녀에겐 없었으니까.


 좀비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며, 그녀는 눈을 다시 감았다.


 '찌걱!'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좀비가 다시금 움직이는데, 그녀의 보지가 꽤나 만족스러웠던 까닭인지 그녀를 또 다시 범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 그녀의 저항감이 순식간에 옅어졌는데, 자지에 박히면 꼼짝도 못 한다거나, 자지에 패배 선언을 해서 그런 건 아니었다. 앞서 포로로 잡혀 구속당한 상태에서 쉽게 쉽게 오줌을 지리도록 됐다고 하는데, 지금 저항감이 옅어지는 것도 그 일환이었다.

 전술적으로 유용하기 때문에 탑재된 개념이었다. 포로 학대가 이뤄지는 상황이라곤 해도 여체 하나를 갖고 두 번 이상이나 박아대는 건 적어도 어느 정도 진심은 있으니, 그걸 이용할 순 있다고 판단해서 집어넣은 기능이었다.

 좀비라고 해서 다를 게 없었기에 그녀는 처음에 언제 저항이라도 했냐는 듯 교성까지 내지르며 좀비가 요구하는 교미에 순응하고 적극적으로 변해갔다. 그러면서 그녀는 그에 몸을 내맡겼다.



 "실험을 종료합니다."

 모든 과정이 종료됐을 때, 그녀의 상태는 뭣도 모르고 보면 그야말로 변태와 다를 게 없었다. 기력이 다한 사체가 마침내 그녀의 몸 위에 엎어진 와중에, 그녀는 코피를 흘려가며 헤헤대며 눈에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

 그렇지만 강화 인간은 강화 인간인지라 그런 조치가 없었거든 뇌가 망가지거나, 보지가 망가지거나 해서 숨통이 끊어지거나 치명상으로 이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생명이 위독한 지경까진 아니었다. 그저 쾌락이 강렬하다보니 코피가 터진 그런 수준이었다.

 해당 좀비가 평균적으로 여체 하나와 교미를 하는 회수가 14번 가량인 걸 생각하면 그녀는 그 평균치는 채우고서야 좀비를 비교적 탈 없이 쓰러트린 셈이었다.


 일반적인 좀비 같으면 교미에 이렇게까지 진심은 아니었을 텐데, 최근 테인 그룹이 진출한 행성의 특이한 풍습으로 빚어진 이 좀비들은 배경부터가 교미에 진심일 수밖에 없었다.

 '총각귀신'이라 1:1로 대응할 개념은 아니지만, 이들은 처녀귀신보다도 총각귀신을 더 무서워했다. 왜냐하면 총각귀신이 수틀리거든 인큐버스마냥 마을에 내려와 멀쩡한 처녀를 겁탈해서 애를 배게 만든단 이유-반드시 이런 건 아니지만-였다.

 그렇기에 총각의 시신을 미리 수습해서 '좀비'로라도 만들어서 그 총각딱지는 떼주고 저승에 보내주는데, 아무래도 자기 마을에 있는 처녀나 유부녀 중에서 이런 일에 좋다고 나설 이는 없었다.

 근데 마침 테인 그룹의 주둔군 중에 여자들이 많으니 그 중에 꾀어내서 이 총각 좀비랑 이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실험에서야 그녀가 구속을 당했으니 저항도 못 하고 동정떼기를 해줬다지만 실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은 상당히 끔찍한 유혈 사태였다.

 총각 딱지 좀 떼주려다 마을 하나가 통째로 증발하게 마련이었다. 물론 그 의도를 생각하면 그래도 싼 놈들이라곤 하지만, 이런 좀비를 연구하면서 그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되자, 테인 그룹이 이 총각 좀비 기술은 익혀서 분석하고 있는 상태였다.

 당연히 이런 사실을 지금 성불한 총각 좀비의 잔해에 깔려 쾌락에 절여진 군용 클론이 알 리 없었다.


 실험이 종료되며 구속이 풀렸음에도 한동안 반응하지 않던 그녀는, 조금은 더 지나서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놈을 슬쩍 안아줬다. 그녀는 그저 그래야만 할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런 다음에야 그녀는 좀비를 한 쪽으로 치우고 자기 몸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원격 무선 샤워기를 들어서 자기 몸에 묻은 오물을 즉석에서 세젯물로 씻어내고, 그 세제도 씻어낸 다음에야 그녀는 실험실 한 쪽에 새로 지급된 복장을 입고서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그러는 동안에 실험실에 있던 오폐물도 빠르게 청소가 이뤄졌다. 그녀를 겁탈하던 좀비도 순식간에 먼지처럼 분해되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린 상태였다.



 "실험에 협조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귀하께선 추가적인 연구조사가 필요하므로, 다음 안내 절차를 잘 듣고 따라주십시오……."

 지시에 따르려고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그녀는 갑작스런 감각에 실험실을 빠져나가려는 걸 멈추고, 보지에 힘을 꽉 줬다. 그런 다음에 바지를 내린 다음에 그대로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왈칵!'

 '철퍼덕! 철퍽!'

 그녀가 실험실 바닥에 토해낸 정액은 이내 실험실이 그걸 흡수라도 하듯 사라졌다.


 정액을 한참을 그렇게 토해낸 다음에, 그녀는 추가 수습은 않고 그대로 바지를 입고 실험실을 벗어났다.



 "만나서 반갑군. 일단 사전 설명을 하기 앞서서, 말로 하기엔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자네가 알아뒀으면 하네. 앞에 놓여있는 걸 귀에 꽂게."

 이어폰처럼 생긴 걸 꽂으라고 하는데, 저것의 정확한 명칭은 원격 주입기 정도에 가까웠다. 다만 어떤 물질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지만, 정보도 어찌보면 물질이긴 했다.

 그녀는 그 이어폰을 꽂자마자 무수히 많은 광경을 봐야했다. 그리고 그 광경들이 말하고자 하는 게 일관됐단 것도 깨달았다.


 그녀는 운이 좋은 경우였다.


 "크하악!"

 당장 해당 좀비와 동침을 강제로 치르게 된 대원들이 처한 운명부터 그녀는 봤다. 젖꼭지가 물어뜯기고, 어깨도 물어뜯긴 상처가 깊게 남았음에도 군용 클론 아니랄까봐 그 상처에도 살아서 부대에 복귀했더니, 좀비 감염이 되어서 2차 피해를 일으켰단 얘기였다.


 "흐악! 그만! 그마안! 그마아아안!"

 보지가 물어뜯겨 죽을 때까지 고통받가다 좀비로 감염되어 처리되는 건 예삿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나올 때까지 테인 그룹에서 해당 언데드를 통제하기 위해서 그 폭력성을 억제하는 페로몬 성분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적정한 점을 찾는 것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하윽, 크하아악!"

 그렇게 좀비와 정사까지 치른 후에 해산을 하려고 하니, 이건 이것대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아기가 좀비인 상태로 태어나서 모체를 자궁에서부터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좀비의 영향인지 어린 아이인데도 이빨이 벌써 자라나서 모체에 치명상을 입히기에 충분한 경우가 많았다.


 여기까지 지식이 주입되고서, 그녀는 지시에 따라 주입기를 벗었다. 그리고 정면을 쳐다보자, 면담자가 그녀를 진지하게 보던 걸 멈추고 애써 웃으며 말했다.


 "자네 덕에 해당 좀비의 폭력성 통제는 완전히 성과를 봤네. 그러니 낙태를 한다고 해도 시민권을 받기엔 충분할 걸세. 하지만, 출산까지 기록을 도와준다면 좀 더 많은 지원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을 걸세."

 "위험하단 거군요."

 그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한다면 기억 소거도 해주겠네. 자넨 애초부터 시민권자를 대체하기 위해 태어난 것으로 설정될 수도 있겠지."

 그에 그녀는 고개를 조금 숙이며 바로 답하는 걸 피했다. 그렇지만 결국 그녀는 그를 보면서 말했다.


 "낳겠습니다."

 결과만 말하자면, 그녀는 유산하고 말았다. 좀비 수정란이란 게 확인된 이후로 좀비 치료를 하는데, 이게 조금은 미지의 영역이기에 그녀의 아이는 배아 상태에서 실험적인 치료에 노출되어 그대로 죽었고, 유산하고 만 것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기억 소거 절차를 밟고 보상금과 함께 시민권자로 연구소에서 사출됐지만, 아예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적어도 새로운 연구 영역이 생겼으니까. 다만 실험에 필요한 재료의 수급이 문제였는데, 이건 딱히 걱정할 게 없었다.




 "여기, 뭔가 으스스하지 않습니까?"

 "현지인들의 묘지로 쓰여졌던 곳인데다 언데드 연구와도 관련이 깊다고 하더군. 그러니, 경계 똑바로 서도록.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말이지."

 그 날 새벽, 그녀들이 주둔한 계곡에 교성이 요란하게 울리는데, 도시의 고양이들이 짝짓기하면서 내는 소리보다도 처절하게 울부짖는 소리가 한둘이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들은 지위고하 막론하고 전투불능이라 판정될 상태로 여기저기에 쓰러져, 성불한 사체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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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위가 많이 약해졌지만, 아무래도 수위가 센 걸 쓰면 뇌가 바짝 타들어가는 느낌이 힘겨워서 결국 낮추고 말았다.

 좀비에게 박히는 게 뭐가 그리 수위가 낮은 거냐고 할 수 있지만, 나란 인간이 하도 못되처먹다보니 이게 수위가 낮은 것만 같다.

 시체에 박는 걸 주로 생각한다지만, 시체에 박히는 건 생각도 못 하다가 어디선가 그 비슷한 뉘앙스의 글을 보고 이 글을 쓰게 됐다. 그래도 이렇게 총각좀비 썼으니, 다음엔 처녀좀비 같은 것도 쓰지 않을까도 싶다. 구체적으로 정말로 그래야 되겠단 건 아니지만.


 부디 마음에 들었길 바란다. 그리고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많았다.

 더운데 몸조심 잘 하고, 보신도 잘 하길 바란다. 항상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