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썩!'

 '스윽.'

 한바탕 전역이 끝난 직후에 그 뒷일을 수습하는 건 언제나 고역이었다.

 저들이 차라리 그의 직속 부하들이었거든, 이런 식으로 각 잡고 경례를 받아주며 배웅해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직접 관리하면 그만이니까.

 그렇게 클론 중에서 지휘관급 인사의 경례를 받은 후에 그들은 중앙으로 열린 순간이동 장치로 터벅터벅 걸어들어갔다. 그 모양새가 패잔병이라면 정답이었다.

 비록 죽어서 전장을 뒹굴고 있는 패배를 맞이한 건 아니었지만, 후방으로 이송되고 있는 그녀들 전원이 패잔병이었다. 그리고 그건 그녀들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는 노릇이었다.


 불행하게도 저들은 전장에 뒹굴기 전에 전쟁 포로로 붙잡혀 고초를 치른 이들이었다. 그저 고초만 치렀거든 그래도 수습이라도 할 텐데, 현지 원주민 군대의 야만성에 그대로 노출이 된 게 문제였다. 차라리 그런 다음에 바람구멍이 뚫린 상태로 구조됐거든 저리 울상은 안 지었을 테다.

 아니, 지금 그녀들을 배웅하고 있는 게 내가 아니라 저들의 직속 상관이 이렇게 보내주고 있는 것이거든 저리도 비탄에 잠기지도 않았을 테다.


 물론 저 쪽도 총을 들고 있는 이상에야 국지전에서 언제나 승승장구할 수만은 없는 법이었다. 그러나 그 지휘 한 번 잘못한 것에 대한 대가로 저들의 담당자는 미쳐갖고서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던가.

 그 덕에 그는 팔자에도 없던 남의 부하들을 임시로 관리하고 있는 처지였다. 이런 게 어디 한두 번이며, 그도 신입일 적엔 비슷한 일로 몇 번 게거품을 물거나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으니 할 말은 없었다. 그렇다고 기억소거가 고려될 정도로 충격을 받은 적은 글쎄.


 아무래도 그에게 이 일은 천직인 것 같았다.



 비록 '사단장'이라곤 하지만 그의 업무는 어디까지나 중관관리직이었다. 지휘나 작전 구상 같은 건 인공지능이 알아서 하고 있는만큼, 그의 업무는 전투 병력 중에서 클론 병력을 관리하는 일에 가까웠다. 무인 병력 상당수는 인공지능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형편이었으니까.

 왜 이리 지휘 계통이 구분되는가 싶을 텐데, 무인기나 무인전투차량 등을 지휘하는 쪽이 '전투'나 '보급' 등을 담당한다면, 클론 부대의 역할은 현지 치안을 바로잡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무인 전력으론 어려운 게 클론 전력으론 쉽단 이유였다.

 자, 그렇게 명함은 '사단장'이라면서 실상 중간관리직인 직함들이 튀어나왔다. 뭔 게임 같은 소릴 하냐면 정답이었다. 딱 그 짝이었다. 현지에서 죽어나가는 원주민 야만인들이며, 클론들에겐 아무래도 우습겠지만 그가 체감하고 있는 전쟁은 실로 그랬다.

 애초에 현장에 있단 저 지휘관조차도 실상 고향 행성에서 원격으로 조종하고 있는 육체가 아니던가.



 그렇게 남이 관할하던 포로들 중에서 후방이송을 해야되는 인원들을 보내고 나니, 그는 괜히 사타구니에 힘이 들어갔다. 부하로 관리하고 클론들에게 꼴리는 건 이미 지났다지만, 남이 관리하던 부대의 패잔병들을 이송시키고 난 직후마다 느끼는 그 배덕감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타락이라면 타락이지만, 요즘 세상에 그와 같은 수준인 이들이 어디 한둘인가도 싶었다. 그래, 당사자들에게 그걸 내비치지 않거든 그것만 해도 어디란 말인가. 이게 사람 본능에서 비롯된 걸 텐데, 그렇다면 배려라도 충실히 하면 될 노릇이었다. 그러다 들킨다고?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렇게 감정을 정리하고나거든 남는 건 성욕이었다. 왜곡됐다면 아주 진득하게 왜곡됐지만, 그 배덕감과 야만스러운 적들에 대한 끓어오르는 가학심이 성욕으로 승화됐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참 요상하지만, 그 분노를 풀어야 마땅한 적들은 이미 박살이 나고 적당한 조치에 처해지지 않았나. 그렇게 복수할 대상이 없거든, 그 감정을 다른 감정으로라도 바꿔서 풀어내는 게 이 일을 오래하기 적합한 성품이었다.


 그리고 마침 이건 테인 그룹에서도 공식적으로 지원해주는 스트레스 해소법이기도 했다.



 '주식회사 쿠소자코'는 테인 그룹 산하의 수많은 클론제조사, 브랜드 중에서 비교적 최근에야 튀어나온 것이었다.

 쿠소자코가 설립된 계기는 테인 그룹과 전쟁까지 치달은 어느 불행한 외계 문명에서도 테인 그룹마냥 클론 기반 여군을 주축으로 삼던 세력이 있었는데, 그 세력에서 한 수 배운 것이었다.

 적병에 대한 지휘관급의 사기를 끌어올린답시고 적들의 클론 외형만 흉내내서 욕받이로 보급한 것이었다. 그에 테인 그룹이 어지간히 감명이 깊었던지, 테인 그룹답지 않게 전쟁이 끝나고도 그리 가혹한 조치를 내리지 않았던 걸로 유명했다.

 그렇다고 해봐야 공개모욕에 조리돌림 실컷 한 다음에 죽이던 게, 그냥 깔끔하게 머리에 총알구멍 뚫어주는 걸로 끝난 것이지만은, 그 '회장'이 직접 나섰는데도 고작해야 그 정도로 끝난 것이다.


 지금 같은 경우엔 쿠소자코 사가 적들 중에서 모방을 할 게 별로 마땅하지 않았다. 물론 적들 중에서도 여군은 있었고, 꽤나 저항의 상징으로 등극한 경우도 분명히 있었지만 테인 그룹과 이 지경까지 온 이상에야 그녀들 대다수가 그리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다.

 다만 지금은 전쟁 중이다보니 테인 그룹에서도 어느 정도 예우는 지켜주는 경우도 있고, 뭣보다도 현지 저항군이 여자라고 해봐야 분노나 짜증의 대상이지, 뭔가 꼴릿한 것관 거리가 먼 것도 있었다.

 애초에 꼴릴 것 같으면 굳이 거기서 그러고 자빠지지도 않았거나, 진작 테인 그룹이 데리고 있었을 거다. 물론 그런 것에도 분명 꼴리는 것도 있을 테고, 그런 거 두들겨 패고 싶어하는 라인업도 있지만, 전쟁 중인 와중에 테인 그룹이 그 정돈 통제했다.

 아군 측에서 적의 상징이나 민간인을 해치거든 그에 대한 저항의식을 더 강화시켰으니까. 테인 그룹이라고 무작정 학살을 즐긴다거나, 피 흘리는 걸 좋아하는 조직은 아니었다. 지금이야 싸우고 있다곤 해도, 결국 저들 중에서 테인 그룹 산하의 시민권자나 식민지인들도 있을 터였다.

 그렇게 회유할 수 있는 이들을 놔두고도 그들과 무조건 절멸전을 선포할 정도로 테인 그룹이 모진 건 못 됐다. 테인 그룹이 '절멸'을 하는 경우는 어디까지나 그 행위를 통해서 얻어낼 수 있는 게 분명할 때에나 하는 짓이었다.

 옛적 중국 공산당과 그에 동조하던 인민들이 그랬는데, 그마저도 처음부터 절멸은 아니었다. 그 와중에도 1억이 안 되게 살려뒀더니, 저들끼리 싸우다가 끝내 핵폭탄을 서로에게 쏘아대는 바람에 그리 된 것이지. 그런데도 그게 테인 그룹 책임이란 것에 회장이 동의할 정도가 아니던가.

 회장이 착하다곤 결코 말못할 인간말종이긴 하지만, 사이비 종교마냥 사람을 홀리고 그런 건 또 못 되는 경우였다. 그러니, 회장 싫어하는 인간들도 많고, 순수주의자라고 회장의 방침에 대놓고 엿 먹이고 어린애마냥 생떼 쓰고 있는 부류들도 있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회장은 자기 부하라 인식한 이들에겐 관대했다. 자기가 책임져야 되는 이들에 대해선 관대한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 관대함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추후에 시민권자가 될 여지가 있는 이들에게도 똑같이 열려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부하 함부로 대하는 놈을 어찌 평가할까?


 그렇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쿠소자코 사가 제공하는 건 아군에 납품되고 있는 좀 적당하게 생긴 자사 제품이었다. 아군 군용 클론들 중에서 한참 이전에 퇴역한 기종을 쿠소자코 사에서 상품화한 경우도 있지만, 아무래도 아군 군용품이었던 걸 사단장 노릇하면서 건드려야 되나?

 애초에 욕받이, 좆물받이로 계획하고서 상품인데, 아군 군용품을 그렇게 소모한다는 건 아무리 이 시대가 그런 것에 무심하다곤 해도 용납되기 어려웠다. 실제로 인사고과에도 반영될 사안이기도 했고. 클론들 몸값이 걔들 몸에 걸치는 천값만 못 하다곤 해도 이 정도 윤리는 있다.

 그렇기에 쿠소자코 사는 독자적인 라인업도 선보였는데, 이게 또 나름대로 히트를 치다보니 그 짧은 역사에도 쿠소자코 사는 현재 자리를 꽤 잡은 편이었다. 아니, 적군 클론을 복제한 것보다도 이게 훨씬 비중이 높았다.


 물론 부하들과 직접 정분이 날 수도 있지만, 군용품이란 게 정분났다고 덜컥 애가 들어서서 전투를 하는 데 지장이 생기면 곤란하다보니 얘들은 기본적으로 불임 조치가 이뤄진 상태였다. 이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뭔가 흥미를 잃기엔 충분한데, 그것도 한두 번이어야 재밌는 법이다.

 늘상 부대 관리하면서 보는 애랑 정분나는 것? 물론 된다. 군용 클론들 충성도 관리하는 건 어지간히 멍청한 게 아니고서야 쉬운 일이었다. 근데 그렇게 정분난 애가 총 맞고 쓰러졌다거나 포로로 끌려가서 겁탈당한다고 생각해보라.

 방금 그에게 짬을 때린 남의 부대 사단장도 거진 그런 경우로 실려간 경우일 터였다. 그는 그래도 전쟁 끝나고 시민권자로 승격된 애들이랑 연애했기에 망정이지,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형편에 그랬다간 정신적인 충격을 감당 못 하고 쓰러져서 정신과 입원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정 못 버티겠거든 기억 소거까지 하고 복귀할 수 있다지만, 기억 소거도 어느 정도여야지, 아예 깔끔하게 기억을 잊거든 다음 번에 또 부하랑 정분나고, 그렇게 정분난 애가 사지에 몰려서 뒈지거나 겁탈당하거나 하면 또 미쳐버릴 것 아닌가? 한 번 저지른 거, 두 번이라고 못 할까?

 그래도 테인 그룹의 원칙이 '실수를 아예 안 하는 건 사람이 아니고, 1번만 하는 건 겁쟁이고, 2번 정돈 저질러야 잘못이란 걸 안다'는 것이니, 2번까진 봐주지만 그 다음은 얄짤 없었다.

 그럼에도 실제론 그처럼 꽤 여러 번 쓰러져도 사단장 노릇을 유지시킬 정도로, 이 쪽엔 지원자가 없는 형편이었다. 근데 소모율은 장난이 아닌 거고. 육체적으론 괜찮더라도 정신적으로 소모가 되고 마모가 되니깐 말이다.


 그런 테인 그룹의 고민거리였던 걸, '쿠소자코'가 그 해결책을 어느 정도 맡고 있는 것이니, 테인 그룹은 쿠소자코 사를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마당이었다.

 호사가들은 그 쿠소자코 사의 최고경영자가 회장의 비서 노릇을 충실히 수행한 것에 따른 보상-화대-을 받은 거라곤 하지만, 그런 경우야 테인 그룹의 산하 회사들 중에서 안 그런 곳이 어딨던가도 싶었다.

 역사가 제법 오래된 기업들 아니고서야 최근에 테인 그룹 산하 회사들은 어지간하면 회장과 정분이 난 이들이 그걸 바탕으로 세운 회사들이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무능하냐면, 그들은 강화 인간-유전자 개조든, 몸에 칩셋을 박아넣었든-들이라 순수주의자들이 무능 운운할 이들은 못 됐다.

 하기야, 요즘은 순수주의자들도 일할 땐 너나 할 거 없이 강화 조치가 이뤄진 육신에 동기화를 한 다음에 일을 할 정도니, 그들도 거진 반은 트랜스휴머니즘이란 것에 동조하는 처지들이었다. 그마저도 순수주의에 위배된다며 개소리 지껄이는 놈들은 저들이 알아서 도태되고 있었고.



 "안녕하세요?"

 패잔병 호송 및 사무 업무를 마친 다음에 그는 숙소로 복귀했다.

 아니, 동기화- 그러니까 남의 몸에 빙의된 처지에 무슨 숙소 같은 걸 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군사학에서 사단장 노릇하는 분들이 전장 근처에 숙소를 안 잡고 있거든 부대원들 사기에 지장을 준단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현지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선 암만 동기화가 됐더라도 이걸 함부로 해제할 순 없었다. 정 현지에서 테러를 당하거나 전사하여 동기화가 풀리는 것이라면 모를까, 그런 게 아니라면 현장에서 피비린내랑 쇠비린내, 화약 냄새와 친해져야 했다.


 그렇게 숙소로 복귀했더니, 쿠소자코 사에 주문을 넣었던 게 벌써 도착한 모양이었다. 아마 그가 사무처리를 하던 도중에 군 부대에 비치된 순간이동 설비로 이동한 다음에 참모 노릇하고 있는 클론들이 재량껏 처리를 한 게 이렇게 된 모양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그들이 보고를 아예 안 한 것 같지도 않았다. 그가 개인적으로 주문한 클론이 왔는데, 어떻게 처리하냐고 물었던 게 떠올랐다. 그러다 업무에 치여서 깜박 잊었다가 숙소에 얘가 있는 걸 보고서야 다시 떠오르고 만 것이다.

 그러자, 다시금 음습한 욕망이 떠오르고 말았다. 아까 전, 짬 맞아서 대신 후방이송을 배웅할 때 그 패잔병들에게 느낀 그 음습한 욕망과 지금의 욕망은 그리 다를 게 없었다. 물론 세부적인 걸 따지면야 다른 것 투성이겠지만, 본질적으로 그 둘은 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쿠소자코 사의 상품이 아니라, 그가 마음껏 학대해도 좋은 적군 포로였다. 실제론 포로를 잡거든 함부로 처리 못 하는 상태니까, 이런 수요가 생겨난 걸 테지.

 근데 포로라고 해도 정말로 포로 심문하는 것마냥 모질게 굴더라도 포로가 막 더럽고 억세게 저항하거든 그거 좋아하는 부류는 또 없었다. 물론 세상에 변태는 많으니 그런 걸 정말로 좋아하는 부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그런 성질머리는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쿠소자코 사의 최고경영자는 이런 건 기가 막히게 잘 파고든 경우였다. 책상물림이란 얘긴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장에서 발생한 수요를 이렇게 잡아낸 건 분명 능력이라 부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더욱 멋진 점은 지금 눈 앞에 있는 여자가 외향적으로 딱 봐도 매력적이지 않단 점에 있었다. 하기야 군용품들이 불임이란 걸 알아도 정분이 날 정도로 미색인 것만 보다가 이런 애를 봐서 그런 건진 몰라도, 외양만 딱 보고 호감이 간다 이런 게 없는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보는 것만으로도 혐오감이 느껴진다거나 거부감을 느낄 수준이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사람 마음이란 게 좀 극단적인지라 이런 면에서 쿠소자코 사의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철저히 연구한 이들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튀어나온 이 눈앞에 있는 여자는 그야말로 '갖고 놀기 좋은' 그런 느낌이었다. 갖고 놀다가 버리든, 아니면 조금은 더 데리고 놀든- 그런 못된 생각을 품기에 최적화된 그런 수준으로 완성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는 그가 품고 있는 추잡한 욕망을 드러내기에 매우 적합한 것들이었다. 사실상 중간관리직임에도 엄연히 사람을 부리는 그런 위치에 있는 이에게, '온전히 지배욕을 풀 수 있는 대상'이라고 하면 적당하겠다.



 "잘 부탁해."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초면인 상대에게 자지부터 까보였다. 발기가 제대로 안 됐다곤 하지만 그래도 그 품고 있던 욕망이 있다보니 벌떡 서는 건 일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원래 몸도 아니고, 지금 현장에 투입된 강화육체는 그 욕망에 대한 반응이 매우 충실했다.

 한술 더 떠서, 그녀는 그러자마자 바로 그 앞에 무릎부터 꿇었다. 일단 자지를 입 안에 넣어두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 건진 몰라도 그대로 자지를 입에 물고서 우물대며 혀로 핥짝이는 것이 꽤나 자극적이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군용품 특유의 입보지에 길들여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녀가 딱 그 정도 성의만 있지 기능은 탑재를 안 해놓은 건진 몰라도 딱 거기까지였다. 하기야, 군용품들은 정말로 그렇게해서 좆물 빼둘 필요가 있어서 그런 것이지, 펠라치오 자체는 번식관 별 관계없는 짓 아니던가.


 그렇기에 그는 그녀의 성의가 어디까지인지만 확인하기로 했고, 이내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서 자지를 목구멍까지, 끝까지 쑤셔넣었다. 마치 목구멍에 처녀막이라도 있는 것마냥, 그래서 그 목구멍 처녀를 없애버릴 기세로 찔러넣고서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그에 그녀가 그의 엉덩이를 붙잡고 있던 걸, 점차 힘이 빠지면서 손을 떼고 팔을 축 늘어뜨렸다. 30초 정도만에 벌어진 일이었는데, 그렇게 되자 그도 만족하고 열을 속으로 센 다음에 귀두를 그녀의 입안에 머무를 정도로 후퇴했다. 그러고서야 그는 그녀의 머리를 놓아줬다.


 그러자,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그가 말했다.


 "네가 침 발라놓은 거, 죄다 핥아주겠어?"

 그에 그녀는 구태여 말하지 않았다. 축 늘어졌던 팔이 다시 올라와 그의 엉덩이를 붙잡더니, 혀로 자지에 묻었을 타액을 훑어내듯 핥았다. 그런 다음에 자지를 입밖으로 뺀 다음에 직접 그 눈으로 확인하며 그녀의 타액이 조금이라도 묻은 곳을 다시 훑어냈다.

 그러면서 침이 다시 묻었지만, 그녀는 굳이 그렇게 다시 묻은 침은 신경쓰지 않았다. 아니, 일부러 다시 돌아와서 거기다 키스를 듬뿍 퍼붓는 건 있었다. 그래, 외양도 안 되고 기술도 없으면 성의라도 있어야지-


 그렇게 그녀가 자지 청소를 마친 다음에 귀두에 딥키스를 퍼부으며, 혀로 그 끝을 간질이면서 그가 반응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손은 엉덩이에서 떼져서 그녀가 입던 옷을 벗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을 대비하고 있었는진 몰라도 지퍼 하나 푸는 걸로 알몸 상태가 되는 그런 옷을 입고 있었다.

 속옷은 군용 마크가 찍힌 걸 입었는데, 아마 참모들이 재량껏 처리하는 과정에 그녀에게 보급한 모양이었다. 그녀의 손이 브래지어마저 벗자, 그가 입을 열었다.


 "팬티는 내가 벗기게 해주겠어?"

 그에 그녀가 그를 올려다보며 웃어보이며 속삭였다.

 "이대로 입 안에 한 번 쏟아내지 않으시구요?"

 "아깝잖아."

 그 말에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그에게 다시 속삭였다.

 "벗겨줘요."

 군용 팬티 아니랄까봐 면적이 조금은 넓어서 조금만 벗겨도 바로 그녀의 발 밑에 떨어졌다. 완전히 무장해제된 그녀의 모습에 그는 그대로 그녀를 들어올렸다.


 그의 자지가 그녀의 항문에 들어갔을 때, 그는 의식을 잃었다.

 자지가 그녀의 몸 밖에 비로소 나왔을 때, 그녀가 의식을 잠시 놓았다.


 그녀의 두 구멍에서 정액이 주성분인 용액이 쏟아졌다. 보지에선 애액과 뒤섞인 뭔가가, 후장에선 장액과 뒤섞였을 뭔가가 그렇게 바닥에 쏟아지고 있었다. 그가 여전히 입고 있는 전투복에도 당연히 그 용액이 묻은 터였다.


 "후."

 그제야 그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그가 품었던 음험한 욕망과 그것들이 전부 성욕으로 승화된 게 전부 풀렸냐면 그렇다곤 말 못 해도, 그의 앞에 오롯이 놓여진 유사 전쟁포로가 그나마 갖고 있던 처녀성을 짓이겨진 모습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흥이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었다. 이제 시작이었고, 다행히 그녀는 그녀의 몸값에 비하면 매우 튼튼했다. 강화인간을 받아내려면 수가 많거나, 저가 튼튼해야 될 텐데 그가 주문한 유사 포로는 양보단 질로 승부를 보는 것이었다. 질이래봤자 결국 튼튼한 게 고작이지만.

 섹스의 품질로 따질 것 같으면야 부하 중에서 친해진 애를 이 곳에 끌어들이는 게 훨씬 나을 터였다. 달리 말하면 그가 이 여자에게 원하는 건 질 좋은 섹스 같은 게 아니었다. 전쟁포로를 겁탈하면서 질 좋은 섹스를 하길 바라는 게 어디 말이나 되는 일이던가.


 "허윽, 허억..."

 아니나 다를까, 처녀가 짓이겨져 절정과 폭력에 버무러졌던 여자의 눈에 다시 초점이 돌아온 상태였다. 쉽게 짓밟히지 않을 성 싶었다. 그녀의 육신은 당연히 튼튼하고, 고작 절정 몇 번 갖고 망가질 정도로 신경계나 정신머리가 연약하진 않았다.

 그녀가 태어난 이유는 욕받이였다. 성욕받이라 해도 좋고, 좆물받이라 해도 좋을 그야말로 '변기'나 다를 바 없는 그녀가 저도 삶이 있다고 숨을 새근대고 있었다. 그러다 눈이 마주쳤을 때, 그녀는 자기 운명을 아는 듯 그의 눈길을 피하며 입술을 잠깐 씹어댔다.


 그렇게나 정을 나눠댔음에도, 겁탈이라곤 일절 없었음에도 저 하는 짓은 꼭 겁탈당한 아녀자가 하는 모양새였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정을 나눠댔으니 모르는 게 더 이상한 노릇일 터였다. 그가 그녀가 싫은 소리를 내는 것에 굳이 호응도 않고 강제로 절정시키며 그 안에다 정액을 싸지른 걸 생각하면 모르는 게 오히려 이상한 노릇이다.


 "욕실로 가겠어?"

 그렇기에 건낸 말이었다.

 "네, 좋아요..."

 아무래도 욕실에서 정비할 시간이 주어질 거라 생각하고서 조금은 환하게 답한 모양인데, 그렇게 곱게 보내주거나 땅바닥에 내려다줄 생각은 없었다. 그는 일단 그녀를 땅에 내려놓는가 싶더니, 그대로 그녀의 뒤로 돌린 다음에 그대로 그녀의 엉덩이 구멍에 자지를 꽂았다.


 "허윽?"

 이건 예상치 못 했다는 듯, 조금은 아둥바둥대던 것도 자지가 막상 꽂히니 귀신같이 조용히 굴었다. 그런 다음에 그가 그녀에게 속삭였다.

 "이 상태로 욕실로 향하자고. 뒷정리는 걱정하지 말고."

 그에 그녀는 뭐라 답도 않고 그대로 욕실을 향해, 팔을 땅에 짚으며 창피하기 그지없는 자세로 움직였다. 그에 맞춰서 그는 그녀의 몸 안에 자지를 꽂아넣고, 그가 입고 있는 제복이며 속옷이며 하는 걸 훌훌 벗어 바닥에 널부러뜨렸다.

 그러거든 무인 청소기가 저 알아서 빨래통에 집어넣을 거 집어넣고, 닦아낼 건 닦아낼 테니 하는 짓이었다.


 당연히 그러다 욕실 앞까지 다 왔을 무렵에 그녀의 몸 안에 다시 정액을 듬뿍 주입하고야 말았다. 아무래도 참을 수 없었다.



 "……."

 "……."

 그런 첫 만남이 끝나고, 욕실에 와선 그녀의 바람대로 그녀가 자지로부터 해방이 된 상태였다. 물론 그녀를 겁간한 적군 장교와 같은 자리에 있게 됐다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녀가 그처럼 인식한단 보장은 또 없었다. 그녀가 유사 전쟁포로란 건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니까.

 그럼에도, 샤워-샤워라곤 해도 보지에 손집어넣고 정액 빼고, 항문에 관장까지 했지만-를 하고 욕조에 몸을 담그는 그 잠깐 사이에 그녀는 아직 망가지지 않았다는 듯 생생했다. 도리어 정기를 빨아먹은 요괴처럼 눈빛을 번뜩이고 있는 상태였다.


 "뭘 그리 골똘히 보고 있어?"

 그 말에 그녀가 그에게 슬그머니 다가오면서 말했다.

 "뭐가 그리도 쌓여있던 건지 궁금해서 쳐다봤는데, 아무 것도 나오는 게 없네요. 역시 직접 물어보는 게 낫죠?"

 그 순간, 기폭제라도 된 것마냥 그가 이 여자를 주문했던 이유를 떠올리고 말았다. 그 패잔병들의 모습을 떠오르려니 도무지 참을 수가 없어져서 그는 그녀를 끌어당기고, 자지를 그녀의 보지 않에 집어넣고서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곤조곤 속삭였다.


 "오늘 다른 부대 관계자가 쓰러져서 그가 했어야 될 후방이송 인원들 배웅하는 걸 내가 했거든. 그럴 때마다 드는 감정이 있단 말이지. 근데 그게 아주 고약한 거야."

 "……."

 굳이 맞장구를 치지 않는 건 합격점이었다. 욕받이가 이러면 안 되는 거라지만- 나중에 쿠소자코 사에 대놓고 괴롭혀도 되는 기종들도 생산해달라고 건의를 해볼까 하면서 그는 그녀에게 마저 말했다.


 "그래서 내가 오늘 너 많이 괴롭힐 거야."

 그렇게 말하니 이 년이 포로답지 않게 그를 꼬옥 끌어안았다. 그렇게 꼭 끌어안아주면서 그가 뭘 하든 받아주겠단 태도로 나오는 것이었다. 역시 서로를 대하는 게 다르단 생각이었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

 애초에 그가 그녀를 주문한 건, 그의 손으로 기어코 누구 하나 망가뜨리려고 그랬던 것이다. 그가 제정신이라면 건드리면 안 되는 이들, 그럼에도 그들로 인해 생겨난 음험한 욕망을 이 여자를 망가뜨리면서, 쏟아낼 건 최대한 쏟아내면서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그녀가 오늘이 넘어가기 전에 죽지 않으려면, 그에게 갑작스런 일이 생겨나서 그녀를 내팽개치고 업무한다고 바쁜 게 아니라면 소용없었다. 설령 그렇게 목숨을 부지한다고 해도 다음 날, 또 다음 날... 그는 기어이 그녀가 망가질 때까지 그녀를 갖고 놀 것이었다.


 그렇다. 그녀는 노리개였다. 장난감이다.

 그녀의 생애에 그나마 객관적으로 가치가 있다 평가되던 처녀성은 정상 범주 내에서 간주되는 건 전부 다 초면에 망가뜨린 상태였다. 이제 더 이상 그녀를 더 이상 봐줄 이유는 없었다. 그렇다면 남는 건 폭주다.

 그녀에게 자지를 박아넣고, 그녀의 신경계를 건드린다. 보지론 애액을 왈칵 쏟아내면서도 뇌엔 그 쾌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다가, 뒤늦게 한꺼번에 뇌에 쾌감을 올려보내서 그녀를 신음소리, 비명소리도 못 내는 상태로 만드는 건 일도 아니었다.


 처녀성을 짓이는 것은 그래도 섹스 흉내를 냈다면, 지금부턴 사실상 고문에 가까운 짓이었다.



 "으윽... 헤윽!"

 욕실에서 두 사람은 딱히 크게 움직인 것도 없었다. 사실 그가 그녀의 신경을 마구잡이로 갖고 논 것에 가까웠다. 그는 그녀가 괴로워하고, 움찔대는 것에 맞춰서 적당히 자극을 줘서 정액을 집어넣었지만, 그녀는 절정감에 절여지다못해 코피를 쏟아낼 정도로 망가지고 말았다.

 그제서야 그는 욕실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이렇게 했어도 그녀가 바로 정신을 놓는다거나 죽진 않을 터였다. 다만, 이젠 그녀도 그가 뭔 마음을 품고 있는지 정돈 깨달았을 터였다. 여기까지 온 이상에야 쿠소자코 사 제품들은 다 그랬으니 말이다. 뭔가 개선점이 있냐면 글쎄? 그런 건 없었던 걸로 안다.

 도리어 이게 좋아서 성장한 회사 아니던가.



 "제발 살려주세요..."

 식사는 최대한 조용히 지나갔다. 그녀는 그를 향해 말을 아꼈다. 대신에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변화가 그는 익숙했다.

 쿠소자코 사 상품들이 맞이하는 결말은 대체로 이랬다. 물론 방식은 다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들은 그 튼튼함에도 불구하고 하루살이 신세인 경우가 절대다수였다.


 그러다 마침내 그녀를 침대에 눕히려고 드니깐 하는 말이 저랬다. 눈물까지 지어보이며 살려달라고 구는 저 모습에 그는 그대로 그녀를 침대 위에 사실상 집어던졌다.



 이건 일종의 놀이였다. 여흥이라고 해도 좋겠지.


 내일 그가 출근할 때까지 숨이 붙어있거든, 그녀의 목숨이 하루가 늘어난다. 그 때까지 버티지 못 하면 그녀는 그 다음엔 그가 좋을 대로 갖고 논 다음에 폐기처분될 테지.

 그리고 그녀가 이기거든 다음 날에 또 그녀가 망가지고, 숨이 멎을 때까지 '놀이'가 이어질 터였다.


 그가 절제하지 않았거든 그에 의해 저질러졌을 수많은 폭력을, 쿠소자코 사의 상품들은 주문이 된 대로 그 전부를 떠안았다.



 예수는 그래도 신으로 취급은 받던데, 그녀들은 그거랑 별 다를 바 없는 처지임에도 도무지 그럴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그런 아주 불공평한 놀이다.



 '덜컥!'

 "……!"

 '움찔! 움찔움찔!'


 제 주인이 출근 때문에 그녀를 놓아줬을 때, 그녀의 상태는 이랬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 그 눈에서 고여있는 눈물이며, 이미 흘렀다가 말라버려 얼굴의 곳곳에 선을 그은 자국들이 있었다. 그녀의 코에서 흘렀던 코피도 윗입술까지 그처럼 말라붙었는데, 지난 밤에서 가장 격렬했던 시간이 지난 그 순간에 그녀의 코에서 터져나왔던 것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흘렸던 침도 그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입가에서 턱까지 이어지는 곳에 선을 하나 그은 상태였다.


 그 아래쪽으론 그래도 괜찮거니 싶다가도 사타구니에 잔뜩 부어오른 보지며, 제대로 닫히지 않는 뒷구멍은 지난 밤동안에 거기서 벌어진 일이 무엇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아군 패배자와 적군 포로에 대해 쌓여있던 감정이 이런 식이었다고 생각하면 편할 터였다.



 '안 돼, 틀렸어...'

 그녀는 다음 날까지 살아있을 자신이 도무지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도 싶었지만 도무지 그럴 기력조차 없었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있으려니, 누군가 이 방에 도로 들어오는 게 들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가 싶었는데, 무장한 이들이었다.


 "으, 지휘관님이 제대로 조져놓은 것 같은데요."

 "잘 챙겨둬. 얘가 우리들 보지 핥아야 할 텐데."

 아, 이제 와서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 테인 그룹의 군용 클론들은 지휘관급들 성욕 해소를 위해서 저들도 성욕이 좀 높게 잡혀있는데, 그게 많이 쌓였거든 저들끼리 비벼서라도 해소하도록 조치가 된 것도 있었다.

 다만 클론끼리도 이제 비벼대다가 정분 나거든 정신줄 놓는 경우도 많다보니, 이게 권장은 안 됐는데 쿠소자코 사 제품이 군에 반입되면서 얘기가 많이 달라진 상태였다.


 그녀는 그 말을 들으며 의식을 잃었다.



 12시간 뒤, 그녀는 식사를 거부하자 강제로 하루 분량의 영양제를 주사당한 다음에 그녀에게 할당된 군바리들의 보지를 핥고, 비벼야 했다.

 끔찍하게도 적어도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재수 없으면 이 부대가 해체될 때까지, 그녀는 이 부대에서 봉사를 해야된단 걸, 먼저 온 쿠소자코 사 상품으로부터 전해듣는 건 그 다음 날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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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아주 많이 음험한 게 튀어나왔다. 이게 다 날이 더워서 더위 먹고 글 써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모두들 더운데 몸조심 하길 바란다. 그리고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 많았다.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