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벅터벅.'

 최근 테인 그룹 영역 내에서 이뤄지는 클론 제조의 트렌드는 고객 커스터마이징이었다. 물론 클론의 외형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건 기존에도 제공되던 서비스였지만, 지금 말하는 커스터마이징은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었다.

 가령 클론이 제공하는 섹스에서 어떤 체위나 행위를 우선적으로 제공할지, 혹은 성격적인 부분에서 좀 더 세심한 조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 중에서 살아서 배송되거든 어떤 경험을 거쳤는지를 설정할 수 있고, 시체를 배송하거든 시체가 된 이유를 맞춰줘서 배송하는 것이다.

 그리고 클론의 용도 역시 다양해졌는데, 가장 큰 변경점은 더 이상 재활용을 강제하지 않는단 점이었다. 다 쓴 클론이나 그 사체를 제조사에 반환하지 않더라도 생산 비용 자체가 저렴해졌단 이유로 '식용'처럼 재활용 가능성이 없는 용도의 클론들도 제공이 된 것이다.

 물론 정말로 사람 고기를 즐기는 부류는 별로 없으니, 식용 클론은 생긴 건 사람인데 그 고기 조직은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처럼 구성된 식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사람 고기를 아예 안 찾진 않았지만, 대체로 가축 고기가 주류였다.


 '부스럭부스럭.'

 이제 막 생산된 식용 클론이 준비된 투명팩 안에 들어가서 다리를 슬쩍 벌린 상태로 누웠다. 그러자, 입구가 막히면서 그 안의 공기가 빠져나갔다. 한편으론 그런 와중에 그녀의 비부는 슬쩍 열리는데, 그럼에도 그녀의 머리엔 호흡이 이뤄질 수 없도록 그녀의 몸에 팩이 밀착했다.

 이런 상황에 그녀는 최대한 그녀가 들이쉴 수 있는 숨을 들이쉬고 말았다. 합리적으로 따진다면 숨을 내뱉은 채로 있는 게 더 짧게 끝날 텐데도 그녀는 본능적으로 숨을 들이쉬고 만 것이었다. 그렇게 포장이 되기 무섭게 바로 그녀는 목적지로 보내졌다.



 "……."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눈을 떠서 앞의 상황을 보려고 애썼다. 어딘가 가정집 같은 풍경에, 그녀를 구매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가 그녀의 몸을 들어올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어딘가 탁자 같은 것 위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에 그녀는 숨이 어느 정도 막혀서 발버둥을 치려고 했지만, 온몸에 달라붙은 팩으로 인해 움직이려고 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그녀의 비부에 뚫려있는 틈 사이로 그가 손가락을 집어넣었고, 그 감촉이 그대로 그녀의 몸에 전해졌다.


 "……!"

 그녀의 몸에 가해진 성적 자극에 그녀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질식으로 죽어가는 와중에 그녀의 몸에 가해진 성적 자극이 뜻하는 바는 명확했다.

 결국 그녀의 죽음에 괴로움을 더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어찌보면 고통을 덜어줄 순 있지만, 그 이전에 그녀가 감수해야될 수치심이나 절망감은 그녀의 몸뚱이에 느껴지는 고통 이상의 무언가를 그녀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주변 풍경을 보면서 지금 그녀가 있는 곳이 '부엌'이란 걸 알아챘다. 그 순간,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이런 식으로 죽기 싫단 절망과 자신의 죽음이 확정된 걸 알게 된 충격이 그녀의 눈에서 눈물을 쏟아내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 그녀가 우는 걸 그가 본 것인지, 그녀의 몸뚱이가 한 차례 뒤집혔다. 탁자 바닥을 그녀가 보는 와중에 그녀의 보지에 무언가가 들이미는가 싶더니, 그대로 그녀의 몸 속에 뭔가가 비집고 들어왔다. 자지였다.


 더 이상 일말의 자비심조차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란 걸 깨닫자, 그녀는 온갖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야 했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 도움이 되는 거라곤 하나도 없었으며, 그녀의 숨통은 점점 끊어지는 것만이 분명해지고 있었다. 결국 감정은 잔잔해졌고, 그녀는 오로지 살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녀의 몸을 사정없이 박아대는 자지의 주인은 그녀를 살린단 선택지는 애초에 고를 의지조차 없었는지, 그녀의 의향이 어떻든간에 그녀의 몸에 자지를 박아대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천천히 숨이 끊어지려는 찰나에, 갑작스럽게 올라오는 감각에 눈을 떴다.


 삶이 끝장나려는 순간에 그녀의 몸은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고 만 것이었다. 그녀의 숨이 끊어질 것이라면 적어도 고통만큼은 덜어주겠단 선택을 그제서야 한 것인지, 그녀의 몸에 온갖 진통 성분을 분비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보지를 자지가 박아대는 건 그런 행위를 도와주는 것이었다. 그 순간, 그녀는 온 몸에 주던 힘을 놓으며 그 느낌에 집중했다. 그녀의 몸에 자지가 박히는 그 감촉에 집중했고, 그에 따라 그녀의 몸에서 솟아나는 통증의 완화에 집중했다.

 그녀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쾌감에 그녀는 빠져들었고, 눈빛이 흐려졌다. 그녀는 좀 더 그 느낌에 집중하기 위해서 눈을 기어코 감으며 얼마간의 삶에 전해지는 움직임에 집중했다. 그러다 끝내 그녀의 온몸에 뻗어오는 고통에, 그녀는 비명조차 못 지르고 숨이 끊어졌다.


 그 때, 그녀의 짧은 생애에서 가장 성대한 순간이 시작됐다.



 '움찔! 움찔움찔!'

 그녀의 숨이 끊어지면서, 그녀의 몸이 가장 먼저 그 몸에 자지를 박고 있는 당사자에게 자신의 숨이 끊어졌음을 열렬히 알리기 시작했다. 보지가 격렬히 자지를 조여대면서, 그 짧은 생애 동안에 생긴 소변이며 애액따위를 있는대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렇다곤 해도 아주 조금, 평균적으로 봤을 땐 '찔끔'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만 사체가 소변과 애액을 쏟아냈다. 애초에 소변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묽고 깨끗한 것을 쏟아낸 시체는 사후 경련을 얼마간 더 일으키면서 뒤틀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을 포장하고 있는 팩이 그녀가 뒤틀리는 걸 방지하고 있었다. 애초에 그녀의 몸을 포장한 것은 그녀가 저항하는 걸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후에 뒤틀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해둔 조치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의 짧은 생애에서 가장 성대한 순간은 그녀의 삶이 끊어진 직후였단 건 실로 아이러니했지만, 그 성대함이 끝나고난 이후에 그녀의 몸뚱이는 서서히 식기 시작했다. 정말로 시체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러자, 그는 그녀의 시체를 밀봉하던 팩을 풀었다.

 그녀의 몸은 대체로 건조한 상태였지만, 그녀의 머리가 포장된 부위는 축축하게 젖은 상태였다. 그녀가 쏟아낸 눈물이며 침이며 하는 온갖 타액들과, 죽으면서 쏟아낸 체액이 그녀의 머리통이 포장된 부위를 흠뻑 적시고 만 것이었다.


 제대로 된 고기를 위해선 여기에서 방혈을 한 다음에 냉장 상태로 좀 더 숙성을 거쳐야 했다. 그렇지만 바로 숙성에 들어가면 이 온기가 남아있는 몸뚱이를 즐길 여지가 없단 건 자명했기에, 그는 그녀의 사후 경련이 멎기 무섭게 그녀의 몸을 무서운 기세로 박아댔다.


 그가 처음 이 작업을 시작할 때엔 미처 숨이 끊어지기도 전에 고기의 몸 안에 정액을 싸지르곤 했다. 처음 겪었을 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곤 했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거든 결국 생닭을 도축하는 것이나 닭고기 클론에 이러는 것이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짓이었다.

 외형이 사람의 외형이라서 그렇지, 이들은 결국 사람이라고 보기 애매한 존재들이었다. 그렇다면 기왕 도축될 거라면 조금은 유용하게 도축이 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려니 한결 더 이 작업이 수월해졌음을 느꼈다.


 물론 어지간한 경우는 이런 클론을 직접 도축하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이런 클론이 생기면서 새롭게 형성된 퀴진이 생긴 이상에야 그 수요를 통해 밥벌이를 하게 됐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다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사람들이 다들 일하는 상황에서 이럴 순 없으니, 보통 이런 작업은 다른 직원들이 퇴근하고 담당자가 주방에 있을 때에 미리 준비가 되는 사안이었다. 고기가 여럿 필요할 땐 어떡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었다.

 클론 고기 하나 분량만 해도 뼈 같은 걸 빼더라도 50kg대에 육박하니까. 일반 식당 같으면 굳이 이런 도축을 할 필요가 없고, 고급 레스토랑 같은 곳에선 연회라도 개최하는 게 아닌 이상에야 이 정도면 충분히 준비가 끝난 것이었다.

 잘 나가는 식당은 담당자가 식용 클론을 여럿 도축하긴 하지만 그가 운영하는 곳은 그리 잘 나가는 식당은 아니었다.



 '울컥! 울컥!'

 그녀의 몸에 점점 더 경련이 오면서 박아대는 것도 둔해지고 뻑뻑해질 무렵, 그 감각으로 인해서 그는 그녀의 몸 안에 사정을 했다.

 먹는 걸 갖고 장난치는 것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장난을 치는 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이건 사업이었다.


 비록 클론을 반환하는 걸로 구매비를 반납받지 않더라도 싸게 클론을 살 수 있게 됐다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식으로 클론의 자궁에 정액을 들이부어서 제출하거든 그에 따라 세제 혜택 같은 게 주어지는 건 있었으니까. 일종의 현금영수증에 따라 세금 혜택을 부여하는 것과 비슷했다.

 사업자 입장에선 이런 돈이라도 알뜰살뜰 확보하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대로 만족하려면 돈을 더 벌 필요는 없지만, 그는 여기서 안주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래서 하는 짓이었다.



 "후."

 그는 현자타임과 함께 한숨을 쉬며 자지를 뺐다. 그의 앞에 놓여진 사체의 비부에서 정액이 쏟아지는 걸 보면서 그는 작업을 계속 해야 된단 걸 떠올렸다.


 그는 그녀의 몸뚱이를 거꾸로 들어서 그녀의 양 발을 꼬챙이에 꿰었다. 꼬챙이에 꿰뚫렸지만 그녀의 발에선 피가 그렇게 많이 흐르진 않았다. 이미 숨이 끊어지는 와중에 그녀의 몸에 있던 피가 전부 상체로 쏠린 까닭이었다.

 그런 다음에 그는 칼을 들고 그녀의 목을 그었다.


 '왈칵!"

 굉장히 조심해서 그었음에도 동맥이 잘리니 피가 왈칵 쏟아지며 그 아래쪽에 있는 것들을 피범벅으로 만들었다. 그녀의 젖었던 얼굴은 한순간에 피로 얼룩져 시뻘겋게 변했다. 이런 와중에 그는 칼질을 계속해서, 그러면서도 섬세하게 계속 이어나갔다.

 마침내 그녀의 머리가 떨어질 때가 되자, 그는 그녀의 머리채를 붙잡고 칼로 마지막 일격을 날려서 뜯어내다시피 떼어냈다. 그녀의 목 없는 시체가 피를 바닥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피범벅인 머리는 따로 '반환'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세척을 거쳐야 했다.

 그래서 그녀의 머리는 따로 이런 작업을 위해 마련된 자동 세척기에 들어가서 물로 씻겨지고 비누칠까지 받았다.


 그렇게 머리통이 씻겨지는 동안에, 그는 목을 자른 칼을 씻은 다음에, 새로 칼을 바꿔서 그녀의 사타구니를 봤다. 여전히 그의 정액을 머금고 있을 사타구니를 노려본 다음에 그는 그녀의 몸에 찍혀있는 바코드를 참고해서 눈대중을 했다.

 이 바코드는 괜히 찍힌 게 아니었다. 그녀의 신체 기관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였다. 그렇기에 숙련자들은 이 바코드의 위치만 보고도 대강 해당 가축의 신체 기관을 떼어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도 사타구니에 한해선 비슷했다.


 적당한 지점에 칼을 찔러넣은 다음에 순식간에 칼을 그어서 그녀의 살점을 도려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내장이 보이는데, 여기 있는 내장들 모두 깨끗한 상태이기에 대다수가 식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내장과 고기는 취급하는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기에 그녀의 몸에 있는 창자도 따로 빼내야 했지만, 그 이전에 그가 따로 빼낼 것은 바로 자궁이었다. 괜히 자궁도 창자와 같이 담았다가 창자에 자궁에 집어넣은 불순물이 섞이기라도 하거든 아무래도 곤란했으니까.

 그렇기에 그녀의 비부와 관련된, 난소에서 자궁, 그리고 질에 이르는 일련의 살점을 그가 도려냈다. 여기까지 하고서, 이제 이 정액을 머금고 있는 클론의 비부와 머리통을 반납하고, 꼬챙이에 걸어놓은 건 냉장 보관실에, 창자는 자동세척기에서 냉장고로 보내도록 세팅하면 끝이었다.

 여태까지 하던 것처럼 그는 이번에도 별 다를 것 없이 수행했다.



 "배불러."

 "배불러?"

 "응!"


 어린 아이의 몸에 들어간 그녀의 살점이었던, 닭고기가 천천히 소화된다. 그들 일가족과 식당에 들른 손님들 모두 그녀를 맛보았다.


 훌륭한 맛이었다.



 ------------------------------------------------

 편의점에서 라면 2+1 행사에 음료수 캔 1+1 행사를 하길래 그걸 한꺼번에 사고 있는데, 태권도 도복을 입고 있는 애가 하나 아이스크림을 집고서 계산하는 걸 보더니 하는 말이 가관이다.

 "지금 파티하나?"

 난 그저 웃으면서 '그래, 파티한다'고 답을 하니깐 이 놈이 자기 아이스크림 계산해야 되는데 자기보다 먼저 계산하고 있다고 심통이 났는데 웃고 있으니 어지간히도 속이 상했는지 내 덩치를 한 번 쓰윽 보더니만 이렇게 답하는 것이다.

 "이걸 혼자서 먹나?"

 "혼자서 못 먹지."

 내가 살이 쪄서 그렇게 말한 건진 몰라도 아무렴 사람 속을 긁어놓으려고 열심히 애쓴 게 돋보였다. 그 때 편의점 계산하시던 어르신(알바는 아니고 아마 사장님일 거다)이 오히려 그거 보고 표정이 안 좋아지는데, 그거 보고서도 한동안은 뭐가 문제인지도 파악 못 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글로 옮기니깐 왜 이렇게 약오르고 얄밉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막상 그 상황에서 보거든 그리 열받을 것도 없었다. 애가 그냥 철딱서니가 없는 게 나중에 고생 실컷 하겠거니 싶단 인상인데, 나 말고도 애 하나 참교육할 일이야 얼마든지 널려있지 않겠나 싶다.

 생각해보니, 걔는 내가 이런 글 싸지르는 놈인 줄 알고 그랬을까도 싶다.


 본문과 상관없는 글인데, 떠올라서 써봤다. 읽느라 수고 많았다.

 그리고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