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본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며, 단 한 치의 각색도 없다는 것을 미리 알립니다.



내 인생에서 이루어졌던 유일한 음란한 행위이자 한 소년의 추억, 아니면 지랄 같은 짓. 

한 소년과 소녀의 뜨거운 열정, 그리고 지금은 둘만의 기억으로만 남아버린 불행한 이야기.

그런 기억이다.
난 기억을 되돌아보며 속죄를 위해 이 글을 쓸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한 치의 꾸밈도 없이, 그 때 일어났던 일의 모든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날 어떤 사람으로 평가할 지는, 보는 사람에게 맡긴다.


때는 2020년 12월, 내가 고등학교를 다닌 지 한 달만에 학교를 자퇴하고, 방구석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때였다.

그 당시 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유명인이라면 유명인, 욕정 가득한 그림과 글을 올리며 꽤 이름 있는 유저로 활동하던 때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랑스러운 과거는 아니었지만, 나한테는 꽤 순수한 마음으로 열정을 가지고 예술을 위해 활동하던 때였다.

그렇게 음란한 글을 올리며 이름을 날리던 중, 한 유저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너무나 적나라한 욕망을 글로서 표현해 나조차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동시에 존경심마저 들었다. 

욕망을 드러내는 것 또한 예술로 취급한다면 나보다 예술가로서 한 수 위인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글을 주의깊게 보다 그 사람이 여자 아이라는 것을 알았고, 약간의 친목이 이루어지던 그 사이트에서 어느새 그 여자 아이와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 여자 아이의 글을 바탕으로 난 그림을 그려 합작으로서 예술에 대한 열망을 불태운 적도 있다.

내가 마조히스트라는 걸 대놓고 밝히던 나한테, 그 여자 아이가 날 괴롭히는 망상을 댓글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여자 아이의 음란한 글귀는 내 마음에 딱 들었고, 난 너무나 부끄러워하며 동시에 기뻐했다.

인터넷 상에서는 '좆목'이라고 부르는 행위이나, 난 떨리는 마음으로 그 여자아이한테 내 전화번호와 같이 너와 직접 대화해보고 싶다고, 한참 고민해본 끝에 떨리는 마음으로 쪽지를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그 때 너무 어린 소년으로서, 너무나 순수했던 아이의 행위나 다름 없었다.

그 여자 아이한테 연락이 왔다. 내 전화번호를 남긴 것이 성과가 있었다.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흥미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했지만,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둘 사이에는 음란한 대화가 오갔다. 그 음란한 대화는 어느새 서로에 대한 욕망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는 직접 얼굴을 보기로 결심했고, 너무나 먼 거리에 살던 나는 기차를 타고 그 아이가 사는 곳까지 가기로 했다.

그 날이 2020년 12월 16일, 수요일이었다.


기차 중에서도 제일 느린 무궁화호를 3시간 탄 끝에야 어딘가에 있는 한 도시로 갔다.

내가 그 여자 아이를 만나는 데에는 조건이 있었다. 메이드복을 입고 올 것.

메이드복에 대한 내 취향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욕망인데, 내가 그 여자 아이의 메이드가 되어 수치를 당하는 망상을 바탕으로 둘의 대화가 열정적으로 오갔고, 난 그 여자 아이를 주인으로 모시는 게 꿈이었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롱패딩 안에 오직 메이드복만 입고, 팬티도 입지 않은 채 그 여자 아이를 보러 갔다. 바지 대신 치마를 입었으니 내 맨 다리가 드러났다.

역 앞에서 여자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손을 흔들고 있는 한 여자를 보고 둘의 만남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 아이는 나와 성격부터 취향까지, 성별을 제외하고 소름 끼치도록 모든 면이 비슷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흥미가 갔다. '나 같은 사람'을 본 적은 처음이었기에.

그 아이도 나와 똑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내 기억 속에 남은 그 아이의 외모는 너무나 평범해서 눈에 띄지도 않는 여자 아이의 얼굴. 직접 만나지 않았다면 슥 지나쳤을 듯한 얼굴이었다. 

내 키가 그리 크진 않지만, 그 아이의 키는 나보다 약간 작았다. 

목소리는 너무나 어린 남자 꼬마와 대화하는 느낌이 드는 목소리였다. 나이는 나와 같진 않지만 거의 같았다.

유독 여자와 인연이 없던 나는 여자를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처음이었지만, 단 하나의 어색함도 들지 않았다. 내가 또 다른 나를 마주하는 듯한 느낌이었기에.


이제 그 아이와의 '약속'을 어디서 이루어야 할 지가 문제였다. 둘 다 어린 나이였기에 모텔을 잡는 것은 불가능했고, 그 아이의 집에서 신세 지는 것 또한 불가능했다.

그래서 둘이 생각한 최선의 방법은 건물의 인적 없는 계단에서 그 약속을 지키는 거였다.

약속이 이루어질 건물을 찾아 다닌 끝에, 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들어갔다. 잔뜩 흥분한 채 계단을 3층에서 4층 정도 올랐다.

"여기서 하자." 둘은 결심했다.


메이드복을 가리고 있던 롱패딩을 벗어 던지고, 마조였던 내가 원하는 대로 그 여자 아이가 날 덮칠 수 있도록, 벽에 기댄 채 그 아이 앞에 섰다.

"자기소개 해야지."

"저... 저는 주인님을 모실 ... 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남자 아이가 여자한테 자신을 메이드로 삼아달라고 부탁하는 현장. 참 음란한 광경이었다.

"내 메이드복... 냄새를 맡아줘." 그 아이한테 부탁했다. 난 존댓말을 쓰기로 했지만 너무 흥분한 탓에 그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내가 덮쳐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내 두 손목을 붙잡고." 그 아이는 날 끌어안고, 미친 변태처럼 내가 입고 있던 메이드복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쾌락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누구보다 흥분한 건 나였다. 내가 음란한 짓을 당하고 있다니... 미리 약속된 성추행을 당하고 있었기에 내 얼굴이 너무나 화끈거렸다.

계단에 앉아 키스하기 시작했다. 혀를 음란하게 놀렸다. 혀의 감촉은 이런 기분이구나...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감촉이었다. 

그 혀의 놀림은 내 귀에까지 이어졌다. 귀에 성감대가 있다는 사실은 들어봤지만, 혀로 귀를 유린당하고 있으니 신음을 참아낼 수 없었다. 절정하고 있는 내 몸은 그 아이를 껴안은 채 의지하고 있었다.

문득 자위하고 싶어졌다. 내가 느껴본 최고의 성욕을 느끼고 있었기에. 난 자지를 흔들기 시작했고, 그 아이는 내가 자위할 동안 음란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내 다리와 목을 햝아주고 있었다.

사정했다. 그 아이와 최후의 단계인 '섹스'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에, 여기서 끝낼 수밖에 없었다.


다시 롱패딩으로 내 메이드복 차림을 가리고, 밖에 나가 그 아이와 산책을 했다.

난 같은 반의 남자가 좋은데 고백할 수 없어서 고민이라는 여자 아이의 극히 평범한 고민거리를 들어주고, 둘의 대화는 평범한 남자 대 여자로서, 평범하게 흘러갔다.

시골에 살던 나는 이런 도시에 온 게 처음이었기에, 벤치에 앉아 대화하던 중 내 옆으로 보이던 건물의 너무나 높은 크기에 감탄하고 말았다. 한 지역의 랜드마크. 

그 아이와 나눈 대화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시각 정보만은 지금도 뚜렷하게 기억난다.

사실 난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음란함을 느끼고 있었다. 내 인생에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었기에, 내가 다 음란해진 기분이었다. 나나 그 여자 아이나, 아마 아다를 떼고 온 뒤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아무 계획도 없이 만나기로 한 터라, 어디에 갈 지 고민하고 있었다. 무작정 산책을 하던 중, 그 건물이 또 다시 눈에 들어왔다.

꼴렸다. 또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또 하기로 했다.


우리는 계단을 올라 둘의 첫 경험이 이루어진, 그 장소로 다시 되돌아갔다.

그 전에 했던 행위를 다시 반복하고, 이번에는 섹스 대신 섹스하고 있는 기분을 느끼기로 했다.

난 마조이자 암컷의 역할이었기에 그 여자 아이한테 덮쳐져 누운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 여자 아이는 내 위에 올라타 섹스하는 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음란함에, 난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신음이 저절로 나왔다. 마치 자지에 박히고 있는 여자가 절정을 참지 못해 내지르는 신음처럼... 너무 음란한 목소리였다.

그러던 중 그 아이가 갑자기 내 입을 틀어막았다. 난 당황했다. 내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오지 못했다.

이 여자 아이, 이렇게 음란했어...? 설마 이 모습을 상상해온 건 아니겠지?

내 눈빛은 너무 행복해, 그 아이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었고, 더 해달라는 듯 그 아이에게 눈빛으로 애원하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내 요구를 들어주었고, 너무나 행복한 그 행위는 그렇게 더 이어졌다.


기분 좋은 짓을 마쳤다.


메이드복을 입은 채, 여자 아이한테 범해지고 난 뒤 음란함에 젖어있던 내 모습이 궁금해졌다.

그 아이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그 여자 아이가 날 찍고 있을 때 요구대로 두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억지 웃음을 지어주었다. 

'찰칵!' 내 모습을 확인했다. 세상에... 내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워 손에서 휴대폰을 가로채고, 그만 사진을 삭제하고 말았다.

날이 어두워졌고 그 아이는 엄마가 자신을 데리러 온다고 했다. 이제 작별의 시간이 찾아왔다.

계단을 내려갔고, 바깥으로 나왔다. 난 버스 정류장으로 가야 했다. 서로가 손으로 깍지를 끼어 줌으로써 그 아이와의 만남이 끝났다. 

언젠가 또 만나 오늘 같은 짓을 또 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다.


잔뜩 사정하고 오니, 그 아이는 내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한 마디로 질려갔다. 

그 아이의 메이드가 되겠다고, 널 버리지 않겠다고 눈물 어린 맹세를 할 때는 언제고 그 아이에 대한 내 관심은 점점 꺼져가고 있었다. 타오르는 불은 언젠가 꺼지기 마련인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열정적이었던 그 때의 내가 생각할 수 없던 것이었다.

그 아이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었는데, 그 아이가 없는 삶은 상상하지 못했는데... 내가 사정한 게 문제였을까. 사정을 하고 나자 질리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그 아이가 난 죽고 싶다며, 자살 소동을 벌이고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일도 한 몫했다. 나와 교류하고 있던 아이가 갑자기 죽는다니. 난 그 아이가 진짜 죽은 줄 알았기에, 누구의 죽음도 겪어보지 못한 나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이런 관계는 지속되면 안 된다고, 내 마음은 어느새 결심하고 있었다. 

어쩌면 핑계지만.


난 그 아이한테 어떤 관심도 주지 않았다. 사귀는 것도, 섹스 파트너도 아닌 뭐라 말할 수 없는 이 관계였기에 그 아이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듯 했다.

서로의 암묵적인 동의에 따라 나는 그 여자 아이를 외면하고, 그 아이는 이 외면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불꽃이 꺼졌다. 강렬했던 불꽃은 너무나 빨리 식어버렸다.

그러던 중, 나에게 한 통의 문자가 왔다.

그 여자 아이의 문자였다.

시간이 지나 그 문자 내용을 기억할 순 없지만 날 왜 외면하냐고, 이유를 알려달라는 내용의 문자였다.

거기에 난 대답했다.

'우리 관계는 끝으로 하자.'

너무나 냉정한 한 마디였다.

그 아이의 대답은 이랬다.

'알았어.'

그 세 글자 안에는, 어떤 감정이 담겨져 있었을까.

그렇게 둘의 관계는, 공식적으로 끝이 났다.


감정을 다루는 것은 복잡한 일이다. 특히 감정에 너무나 둔한 나에게는. 그래서 감정을 얘기하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난 예술을 사랑했을 뿐인 여자 아이를 성에 물들이고, 음란하게 만들고, 실컷 만족한 뒤, 가차 없이 버렸다.

한때 내가 그 아이한테, 널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한 적이 있었다.

'지키지도 못할 맹세 하지 마.' 그 여자 아이의 대답은 이랬다. 그 아이는 예상하고 있던 걸까.

그 아이는 아마 날 쓰레기로 생각하고 있겠지. 허나 난 쓰레기가 맞다. 아무런 변명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난 속죄의 의미로 그 때 있었던 모든 일의 과정을 밝히고, 모두에게 나라는 인간에 대한 평가를 맡긴 것이다.

그 아이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 아이의 기억 속에 나라는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남겨져 있을까.

아마 난 그 아이의 삶에 커다란 혼란을 남기고 갔을 것이다. 

그 아이한테 너무나 미안하다.

그리고, 그 때 입은 메이드복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방에 남겨져 있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내 인생에서 가장 강렬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속죄와 함께 처음으로 이 기억을 글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