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동방프로젝트의 레이무가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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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음냐.. 쿠울..."

다 기울어져가는 신사 안, 검은 머리의 소녀가 수마에 완전 빠진 채 이불 위를 자유롭게 누비고 있었다.

스르륵.. 쾅...!

"끄윽! 크.. 으... 젠장... 아파라..."

그렇게 꿈나라를 헤집던 소녀의 여행은, 문지방에 머리를 박으며 그대로 끝나게 되었다.

얼마나 세게 부딪힌 건지, 오래된 신사의 먼지가 우수수 떨어질 지경... 

그녀의 이름은 하쿠레이 레이무로, 환상향에서 일어나는 이변들을 해결하고 요괴들을 퇴치하며 인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물론 인간이 약한 동물이나 식물을 잡아 먹으며 살듯, 요괴들이 자신들보다 약한 인간들을 잡아 먹는 것 또한 이치에 맞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레이무에게는 그런 이치를 거스를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힘이 있었다. 

그 대신 무녀로써 이 썩어 빠진 신사를 관리하고 하쿠레이 신을 섬겨야 하는(그녀의 행동거지를 봤을때 신앙이나 신실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제약이 있었지만. 

뭐.. 어쨌든 새전함도 이 삐걱거리는 신사와 마찬가지로 새전은 커녕 먼지만 가득하기에, 이변을 해결하고 요괴들을 털어서 돈을 벌어 먹고 살아야 하는 그녀였다.

"후우.. 오늘은 과연.. 그 까마귀 요괴가 신문을 뿌리고 갔으려나?"

드르륵, 탁!

그녀의 예상대로 마루 위에 놓여져 있는 붕붕마루 신문. 그리고 떠오르는, 까마귀 요괴가 '호외요, 호외!' 시끄럽게 외치며 신문을 뿌려대는 소리.

역시 까마귀 텐구이자 기자 역할을 하는(그래봤자 기레기에 파파라치 였지만) 샤메이마루 아야가 또 신문을 구독하라며 던져놓고 갔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런 호객 행위에 호락호락 당하지 않는(물론 그녀의 지갑사정도 호락호락하지 않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아야를 두들겨 패서 매일 신문을 놓고 가게 할까 생각하는 것이었다. 

"흠.. 그럼 오늘은 돈 벌이가 될만한.. 아니, 마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이변이나 요괴가 있는지 한 번 볼까?"

촤락!

마치 아침밥을 먹기 전 신문을 정독하는 아저씨처럼, 능숙하게 붕붕마루 신문을 펼치고 내용을 훑어 내려가는 레이무. 

쓸모없는 내용들을 대충 넘겨보던 그녀의 시선은, 한 짤막한 기사에 고정될 수 밖에 없었다.

<자비로운 신 님의 뜻에 따라 인간 마을에 새로 생긴 신사, 마을 사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풍요와 번영을 기원해>

"...저 동쪽 산기슭에 위치한, 가기도 어려운 어느 신사와 불친절한 무녀와는 다르게 인간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삶의 애환을 보듬으며... 뭐..? 내가 언제 그랬다고... 아야 이게... 나중에 만나면 두고보자...!"

꽈아악...!

자신도 모르게 신문을 꾸깃꾸깃 구겨대며 다음 번에 아야를 만나면 까마귀 고기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다짐하던 레이무는, 더욱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잠깐.. 안 그래도 요즘 이변도 잘 없고 참배객도 적어서 수입도 없는데... 남은 새전마저 다 빼앗기면.. 정말로 수입 없는 거지가 되는거잖아...? 안돼, 그럴 순 없어..! 이건... 그래, 이변이야! 그 고상하고 고지식한 신 나부랭이들이 산에서 내려올 리가 없잖아?"

그 전의 게으르게 뒹굴거리던 모습은 어디갔는지, 자신의 주 수입원이 위협받자 즉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무녀복으로 갈아입고는, 새로 나타난 신 뿐만 아니라 길을 나서는 자신을 막는 모든 것들을 적으로 간주하는 무녀, 아니, 깡패 레이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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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우우욱, 타닥!

"후우..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람.. 앞뒤 꽉 막힌 신 녀석들이 이렇게 하루 아침에 내려와 신사를 만들다니... 이거 영업 방해라고! 뭐... 일단 무슨 일인지 알아볼까?"

능숙하게 하늘을 날아 인간 마을로 도착한 레이무는, 이전에 이변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딪혔던 여러 신들을 떠올리며 마을 안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갔다.

그런데.. 인간 마을은 뭔가 그녀가 알던 이전의 느낌이 아닌, 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음.. 뭐지...? 왜 이렇게 조용한 느낌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턱!

"으읏..!"

그때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사람이 있었다.

아니, 사람이 아니라 반인반요라고 해야 할까? 요괴인 백택의 피가 흐르지만 요괴와 인간 사이의 화합을 위해 인간으로써 인간 마을의 평화를 돕는 카미시라사와 케이네였다.

갑자기 나타난 인기척에 놀라 무녀의 불제봉을 들이댄 레이무였지만, 이내 거둬들이며 볼멘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뭐야, 케이네였잖아?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고." 

"후후, 하쿠레이의 무녀라면 내가 다가가는 정도는 이미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정신 놓고 다니는 것 아니야?"

인간 마을에서 학교 선생님 역할을 맡을 정도로 사람들 사이에서 인덕이 두터운 케이네였기에, 그녀라면 위험하지 않고 신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레이무였다.

물론 언제나 그랬듯 그녀가 케이네를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영야 이변을 해결하러 가는 중간에 자신의 길을 가로막아 단숨에 퇴치해버렸기 때문이지만...  

"쳇, 그야 갑자기 새전에 대한 경쟁자가 생겼다고.. 아니, 새로운 신이 인간 마을까지 행차하셨다고 하니까... 아, 당신도 당연히 알고 있지? 신 님이 내려와서 신사까지 세우면서 민정을 돌보고 있다고 신문에 적혀 있던데..."

"아, 마침 그 분에 대한 이야기 때문에 한 번 하쿠레이 신사에 들릴 참이었는데, 잘 됐네. 잠깐 시간 좀 내 주겠어?"     

"호오... 무슨 이야기길래...?"

궁금해하는 레이무를 뒤로 한 채, 케이네는 그녀의 손을 잡아 어딘가로 이끌어 갔다.

"그래서,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는 건데?"

"새로 오신 신 님의 신사로 가는거지. 거기서 할 이야기도 있고, 신 님께서도 너를 보고싶어 하시기도 하고. 너도 신 님이 어떤 분인지가 가장 궁금했을테지?"

"그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니, 그 녀석에 대해 먼저 알아두는 것도 좋겠.. 뭐야, 왜 그런 눈으로 보는거야? 잡스러운 액신 일 가능성도 있으니, 퇴치해야 할 수도 있잖아?"  

"...앞으로 한 번만 더 그렇게 말하면... 아니, 됐다. 일단 그 분께 먼저 보여드리는게 먼저지. 그 '일'에 적합한지를 확인해야 하니..." 

"...?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 뭐.. 어차피 따라가면 다 해결 될 일이니, 나중에 도착하고 나서 이야기나 제대로 해 달라고."

그 새로 내려왔다는 신에 대해서 레이무가 불경하게 말하자, 순식간에 표정을 싸늘히 굳히며 그녀에게 경고를 하려던 케이네는, 이내 다시 표정을 풀고는 그녀를 신 님의 신사라는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케이네의 말이 뭔가 좀 이상하다고 느낀 레이무 였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일단 대면해 보고 인간들에게 해가 될 것 같으면(사실은 자기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가 기준이지만...) 박살내 버리면 그만이라고 태평하게 생각하며 따라가고 있었다.    

'그나저나, 케이네가 원래 이렇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던가...? 거기에 묘하게.. 색기가 감도는 화장을 한 것 같기도 하고... 뭐, 애인이라도 생겼나보지? 내가 참견할 바는 아니지만...'

"아, 다 도착했군. 여기가 신사야."

"응...? 그게 무슨 말... 어..?"

그렇게 케이네를 뒤따라 가다보니 도착한 신사, 아니, 신사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비좁고 허름한 어느 장소.

보통 신사와 바깥의 경계를 의미하는 토리이는 커녕 신사 본 건물 마저도 하쿠레이 신사보다도 작은, 마치 동물들을 기르는 축사 같이 생긴 곳으로, 바닥에는 짚풀들이 대충 널려 있고 파리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신 님, 분부하신대로, 환상향에서 가장 강한 무녀를 데려왔습니다."

"신 이라니...? 케이네, 대체 신이 어디 있다는... 저건 그냥.. 저급 요괴 말 일 뿐이잖아...?"

거기에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레이무가 말한 그대로였다.

대충 깔려있는 짚단 위에는 요괴 말 한마리가 무릎꿇고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흔히 알려진 전승들에서 나오는 그런 멋있고 아름답게 생긴 말도 아닌, 이리저리 흩어진 더러운 갈기에 콧김이나 풋풋 내뿜으며 입에서는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소위 저급하디 저급한 하급 요괴 말이었다.

아무래도 무언가 영물이 될 만한 신화나 업적을 쌓은 것도 아니고, 그저 말이 죽은 뒤 원념이 남아 지박령이 되었거나 불길한 원령이 동물에게 깃들거나 해서 만들어진, 말 그대로 저급한 요괴가, 인간 마을에서 신 행세를 하며 신앙을 받아먹고 있는 것이었다.   

"하, 한 번만 더 신 님께 그런 불경한 말을 내뱉으면, 네가 아무리 인간 마을을 지켜주던 맹우라도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했을텐데?"

푸르르릉!

"아, 네엣♡ 죄송합니다. 감히 신 님 앞에서 추태를 부렸습니다. 그럼, 앞으로 명령 하신대로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저급 말 요괴라는 말을 듣고 발끈한 듯 보이던 케이네는, 제지하는 듯한 말의 투레질에 황급히 그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비는 것이었다.

그 사이 레이무는 지금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대체 왜 케이네가 저런 저급한 요괴한테 이런 행동을...? 요괴라고는 했지만 레이무 뿐 만 아니라, 케이네 정도만 되어도, 백택으로 변하지 않더라도 한주먹거리도 되지 않는 수준의 하급 요괴일 터인데...?

스윽..!

'거기에.. 저런 저급한 요괴가 대체 어떻게 케이네와 인간들의 신앙을 모을 수 있는 거지..? 이상해.. 역시.. 퇴치해야겠어..!'

우득♡ 우드득♡

"역시 이건 이변... 우욱.. 내.. 냄새..."

지금까지 일어난 환상향의 여러 이변들을 경험하고 해결했던 레이무인 만큼, 이 상황이 이상하다고 판단한 그녀는 불제봉을 꺼내들며 저 저급 요괴를 빨리 없애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녀를 보자 음심이 치솟은 것인지, 꾸득꾸득 발기하는 저급 말 요괴의 자지.

짐승인 만큼 제대로 씻지도 않고 살았기에 발기한 말자지에서는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러왔고, 안 그래도 저급하고 더러운 그의 모습을 더욱 부각시키고 말았다.

요괴를 단숨에 퇴치하려다 그런 못 볼 꼴을 봐버리고는, 황급히 코를 막고 얼굴을 찌푸리는 레이무.

그러나 케이네는 그런 것이 익숙한 듯,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레이무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후우.. 신 님께서 자비롭게도, 네가 자신을 섬기는 무녀가 되어준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무례와 불경스러움을 용서해주신다고 말씀하셨다. 참 다행이지, 마침 무녀 자리가 공석이어서 말이야. 어때?"

"우웨엑, 저.. 저런 더러운 걸.. 섬기라고..? 우.. 웃기지 마, 그리고 케이네 당신도 정신 좀 차려! 저런 게 신이라니.. 마.. 말도 안되는..."

"역시나 너라면 그렇게 말할 것 같았지."

턱..!

지금까지의 무례를 용서받으려면 저 더러운 말 요괴를, 심지어 짐승 주제에 인간인 자신의 몸에 음심을 품는 요물을 신처럼 섬기는 무녀가 되라고 말하는 케이네의 제안을 단 칼에 거절하는 레이무.

이미 하쿠레이 신을 섬기는 무녀(그래봤자 뭘 하는 것도 아니고, 신실함은 제로인 그녀였지만)인 레이무로써는 명분도, 실리도 있는 당연한 거절이었다.

그러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케이네는, 마치 저런 오물같은 존재는 더 이상 보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린 레이무의 뒤로 다가가서는 그녀를 붙잡고 강제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읏.. 어.. 어딜 붙잡는...! 앗...! 아아..♡ 아으으♡"

"후후후♡ 너도 신 님의 자비로운 자지를 한껏 맛 보게 된다면, 금방 갱생될테니 말이야♡ 그걸 위한 초석이라고♡"

큐우우우웅♡

갑자기 자신의 머리를 붙잡아 강제로 말을 보게 만드는 케이네의 손길에, 순식간에 말과 눈이 마주쳐버린 레이무.

겉으로는 추레해 보이고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던 말의 모습과는 달리, 그의 눈 속은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무언가 복잡하게 얽히고 꼬여 레이무의 눈을 어지럽혔다.

그러나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던가? 레이무의 시선을 어지럽히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점점 멍해지고 흐려져 가는 그녀의 정신이었다.

"아.. 안되는... 앗..♡"

털썩!

"분부하신 대로♡ 무녀를 붙잡아 와서 바쳤습니다아♡ 이 년이 환상향에서 가장 강한 무녀이니♡ 가축신 님께 영력과 힘을 바치고 봉사하며 새끼를 낳기에 제격일 것입니다앗♡ 부디 저 무녀의 몸을 마음껏 즐겨 주시길...♡"

쓰러지는 레이무를 받쳐준 케이네는, 아직 소녀 티를 벗지 못해 가녀린 그녀의 몸을 들고 마치 제물을 바치듯 말 요괴의 앞에 진상하고는, 명령을 기다리듯 그의 앞에서 도게자를 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이제 레이무의 눈이 없으니 괜찮다는 듯, 옷을 벗어 옆에 가지런히 개어 놓고는 알몸으로 그의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케이네.

그리고 마치 명령을 완수한 것에 대한 칭찬을 바라듯 기쁜 목소리로 보고하는 그녀의 모습은, 말 그대로 자존심 같은 건 하나도 없이 모든 행동들이 진심으로 말 요괴를 위해 나오는 것 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심지어 맹우였던 레이무를 붙잡아다 바치는 것 조차도 단 일말의 거리낌 없이 할 정도로. 

푸르르릉..! 

"아앗♡ 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엣♡ 가.. 감사합니다앗♡"

이미 자신의 소유물이 되어버린 암컷 노예 주제에 의례상 해본 말에 조잘대는 게 귀찮다는 듯 투레질을 하며 대충 케이네를 칭찬한 말 요괴. 그러나 그런 것 마저 이미 완전히 최면에 걸려 세뇌된 케이네의 입장에서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인지, 더욱 머리를 조아리며 그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말은 벌써 잡아놓은 물고기마냥 그렇게 했지만, 아직까지 환상향에서 패배한 적이 없는 이 강대한 하쿠레이의 무녀를 마음대로 주무르기에는 시기상조였다.

그저 그녀의 정신 혼란스럽게 해서 잠시 재웠을 뿐이지, 그녀의 인식과 사고는 정상이나 다름 없었다. 애초에 눈 한번 마주친 것으로 최면이 끝날 정도의 힘이 있었다면, 저 말 요괴가 저급한 수준의 하급 요괴일 리도 없었을테고 말이다.

물론 케이네의 경우는 운이 좋은 케이스, 아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운이 나쁜 케이스였다. 하필 저 저급한 말 요괴를 마주친 날이 만월의 밤으로, 백택으로써 변한 상태인 데다가 발정기까지 와버린 상태...

말 요괴를 마주치자마자 무작정 달려들던 케이네는 레이무처럼 정신을 잃고 말았고, 다시 눈을 뜨자마자 스스로 말 요괴님의 발기한 짐승 자지에 입을 맞추며 천박하게 교태를 부리고는 스스로 말자지 밑에 깔려 앙앙대며 봉사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레이무 만큼은 아니지만 역사를 만들고 지워내는 꽤나 강한 힘을 가진 요괴 였지만, 하필이면 겹친 발정기에, 하쿠타쿠화에 의한 짐승의 본능이 이성을 앞서는 점 때문에 레이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정말 손쉽게, 저급 요괴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재산과 인맥까지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다 바치고 만 것이다.

이 또한 저급한 말 요괴의 힘으로는 잠시동안의 세뇌일 수도 있었으나, 스스로 말 요괴에게 키스하고 육봉에 몸을 밀어 넣으며 몸에 배어버린 그의 체액으로 인해 스스로는 절대 해주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말 요괴의 육노예로써 예속되고 말았다.     

그렇게 조금씩 주입되고 개변된 기억들에 의해 자신이 당연히 이 말 요괴, 아니, 가축신 님의 편리한 육노예이며 인간 마을의 사람들한테까지 이 신앙을 전파해야 한다는 사념에 휩쌓였고, 마을 사람들마저 이 말 요괴에 모두 현혹 당해버린 작금의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욕심이 끝이 없는 이 말 요괴는, 자신을 강하게 만들 영력을 공급해줄 수 있는 무녀가 없다면서 환상향에서 가장 강한 무녀를 자신의 눈 앞으로 대령하라며 케이네에게 성화를 부려 레이무를 데려오려던 찰나, 마침 새로운 신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레이무 본인이 스스로 덫에 머리를 밀어넣게 된 것이다.

푸히히힝! 스윽..! 다각! 다각!

"네엣♡ 알겠습니다앗♡"

"앗.. 아흐으♡ 으힉♡"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난 말 요괴는, 이미 자신에게 완전 예속되어버린 케이네에게 신경질을 내며 레이무를 붙잡고 눈을 강제로 뜨게 하도록 시켰다.  

정신은 잃었지만 케이네의 손에 의해 강제로 띄워져 있는 레이무의 눈을 바라보며 그녀의 인식을 천천히 조작하고 개변시키기 시작했다.

무슨 기억들을 끼워넣고 인식을 휘젓는 것인지, 눈을 까뒤집으며 단 한번도 입 밖으로 낸 적 없는, 음란한 신음 소리를 내뱉기 시작하는 하쿠레이의 무녀는, 자신의 정신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추욱 늘어져 케이네의 품 안에서 부르르 떨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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