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자원, 이해관계, 공동의 이익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원초적 욕망으로 인해 뒤흔들리는 세계 질서, 

모든 사람들에게 참혹한 상처를 남긴 2차 세계대전이 채 100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인류는 다시 위대한 기회들과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려 하는 위태로운 파멸 위 줄다리기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 인류는 전쟁의 파멸성을 문명의 시작 그 아득한 전부터 몸으로 체득해 왔다. 그러나 부족한 자원을 충당하고, 내부의 불만을 밖으로 돌리고, 침략에 저항하고, 누군가를 침략하기 위해서. 인류에게 전쟁은 그렇게 필연적이었다. 그러나 전쟁의 양상이 변화했다. 당연했던 민간인 학살은 최악의 범죄로 규탄되기 시작하였으며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내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최근 뉴스들을 보면 당연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로.. 길고 더러운 전쟁은 당사자국들 뿐 아니라 온 세계가 피를 흘리게 만들고 있다. 

질문을 던지고 싶다. 전쟁이 필요할까? 지금 인류가 온갖 어려움을 겪고 개화해낸 넓어진 시야에는 전쟁 말고도 실존적 위협들이 다가와 있다. 지구온난화는 모든 인류에게 발송할 사망 초대권의 밀봉을 거의 끝낸 상태이며, 당장 핵무기 사용으로 인해 일어날 전쟁은 단기적으로도 거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AI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가까운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장기적으로 살펴봐도 그렇다. 만약 '차분하지 못한', 단기적 선택으로 인류가 멸종한다면 인류가 그토록 고민해오던 외계인에 관한 문제도 언제 등장할지 모를 후계 문명에게 맡겨놓을 수 밖에 없고, 우리가 잘만 조절한다면 모든 상식을 뒤엎을 수있는 기술의 급격한 발전도 모니터 속 환상으로만 남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좀 더 차분하자'.

저 크렘린에 사는 한 미치광이가 멸망을 향한 질주를 멈추지 않는다 해도,

우리도 똑같이 변신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물론 저항을 멈추라는 것은 아니다.

멈추지 말고, 물리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우리의 모든 후손들과 밝든 어둡든, 미래를 위하여,

차분하게 한 걸음씩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