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글 하나 적어본다.

나는 지금 다음 수능을 앞두고 있는 반도의 고교 2년생이다.

나는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 특히 산수 영역에서는 인간지능이 맞나 싶을정도로 최악이다. 다른 과목은 어느정도 하긴 하지만 엄청 잘하는 정도는 아니다 1등급을 도저히 받을 수가 없었다. 문학은 1학기때 2번씩이나 받았지만 이번 기말에 망해서 2등급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어떤 등급 분석표에서는 3등급으로 나왔다.

나는 노력을 엄청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중이고 학원에서 주는 숙제만 해도 많은 양을 공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과가 항상 안좋다고 부모님은 항상 일갈한다.

인간은 완벽한 생활을 살기 힘들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게으름의 dna가 내장되어있으며 내가 알던 몇몇의 위인들도 어두운 이면 또는 안좋은 이면이 있다. 예를 들자면 니체는 굉장히 술주정뱅이였다고 알고있다. 조던 피터슨도 2차례의 가족에 대한 불행때문에 결국 우울함을 참지 못하고 항우울제 약물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인간이다. 나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수험생이라도 아주아주아주 가끔식은 유혹에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팹운동을 하고 자기계발 차원해서 관련 유튜브를 시청하고 여기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의 부모님은 결과와 과정의 단편만 보고 (꼭 잠깐 폰할때만 들어오는거) 그것을 전체로 본다. 본인말로는 아니라고, 걍 니가 노력을 제대로 안했다고 하지만... 잘 모르겠다. 미친듯이 한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느낌은 떨칠 수 없다.

아버지가 내 인생계획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좋은 대학을 못갔을 때의 대안을 알려주었다. 아버지는 공부는 못해도 되지만 미래에 대한 계획이 제대로 되어있으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계획을 얘기해줬는데 지금 당장의 계획이 뭐냐고, 실패에 대한 플랜b는 플랜이 아니라고 화를 낸다. 그래서 겨울방학 때부터 수능 공부 열심히 하겠다 했는데 '니가 열심히 할거 같냐?'라고 또 일갈한다.

결국 무한루프 아닌가? 내가 아무생각없이 허송세월 보내지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내가 성적이 낮기에 다른 대책을 보여주었는데 공부 포기할거냐고 한다. 그래서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는데 다시 니가 공부를 할거 같냐고 한다. 뭐 어쩌라고?

아버지의 공부 못해도 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아니면 자신이 거짓말 하고 있는건지도 인지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결국 진실은 가족을 부양해야될 사람이 좋은 대학을 못나오고 돈을 제대로 못벌 것이라는게 부모 입장에서 굉장히 수치스러운 것이고 창피한 것이다.

부모님의 생각도 이해가 간다. 당연히 나는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 하지만.... 모르겠다. 결론을 못짓겠다. 걍 여기서 끝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