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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식채널 완장이자 지리교육과 재학생임


요즘 1학년때 배운 인문지리학개론에 대해 복습하고 있는데 보니까 철학과 꽤 비슷한 것 같아서 글을 써봄.


보닌은 꼴랑 학부생따리라 완전 정확하지도 않고 많이 모자란 상태니까 그냥 이런게 있구나 하고 받아들였으면 좋겠음.


먼저 지리학에 대해서는 비록 대학마다 다르게 가르치고는 있지만 내가 배운대로 정의하자면 인간활동과 장소 간의 상호작용과 그의 공간적 배치, 그리고 다양한 인간활동과 공간의 특성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음.


여기서 공간과 장소는 구분되는 개념인데 장소란, 공간을 점유하는 객체들의 주관에 의해 재구성된 공간을 의미하며 이때 이야기하는 공간은 가상공간도 포함됨.


가령 예를 들어본다면 유레카 채널이라는 가상공간은 그저 공간이지만 오늘 내가 들어와서 이렇게 글을 남김으로서 좋든 싫든 유레카 채널이라는 공간은 나의 개인적인 주관에 의해 재구성된 장소로 남게 될거임.


이렇게 공간이 장소로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거의 무조건 필수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있는데 바로 개인에 의해 그 장소만의 의미가 형성되는 것임.


다시 유레카 채널로 예를 들자면 내가 이 채널에 들어옴으로서 이 채널은 내가 의식하든 말든 고유의 의미를 지니게 되며 이는 내 주관 속에 존재하는 유레카 채널이라는 장소를 구성하게 됨.


이 의미는 생각 외로 중요한데 바로 장소에 부여된 의미가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임. 


자신의 정체성이건 타인의 정체성이건 모두 개인의 경험과 관계 속에서 형성된 주관 내에서 형성되는데 이때 이 경험과 관계의 무대가 되는 것이 장소임. 무대의 역할이라니 살짝 시시해 보일 수 있겠다만 아래 짤처럼 같은 날짜에 같은 곡을 같은 가수가 공연하더라도 무대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질 수 있음. 무대와 공연장을 구성하는 요소가 다르니 당연히 공연 역시 다른 모습을 띨 수밖에 없는 것임.


 

왼쪽은 경희대에서 공연하는 여자아이들, 오른쪽은 고대에서 공연하는 여자아이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불과 몇시간 차이임


장소 역시 마찬가지인데 장소도 인간 활동의 무대로서 장소에 따라, 그리고 장소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따라 그 장소에서 활동하는 인간 활동의 양상과 유형이 달라짐.


즉, 장소는 인간 활동을 어느정도 규정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장소는 인간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며 이 변화는 장소를 변화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도 변화시킴.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래 짤과 같은 기독교의 분파가 있는데 기독교는 유럽이라는 장소로 전파되면서 유럽을 무대삼아 변화하였으며 이와 동시에 유럽 전반의 경관도 기독교의 변화에 따라 차츰 변화해갔음.


짤은 기독교 분파를 나타낸 것. 출처:위키피디아


기독교처럼 지리학도 분파가 나누어지는데 크게 계통지리와 지역지리로 나눌 수 있음. 지역이란, 동일한 특성으로 묶이는 공간의 범위를 의미하는데 경기도, 부산광역시 등과 같은 행정구역부터 호남 지역, 유교문화권 등 문화권이나 전통적 지역구분에 따른 지역 등까지 상당히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용어임. 지역지리학은 이러한 지역들의 공간적 특성에 대해 다루는 지리학이라고 보면 됨.


반면 계통지리학은 지역적 구분 없이 오로지 공간의 속성에 대해 다루는 지리학인데 공간의 어느 요소를 다루냐에 따라 자연지리학과 인문지리학으로 나뉨. 공간과 장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모두 지리학의 연구 분야이기 때문에 자연지리학과 인문지리학 안에서도 문화지리학, 환경지리학, 지형학과 같은 노멀한 주제부터 토양지리학, 연어지리학, 와인지리학, 화성지리학 등 심히 괴랄한 주제의 지리학들 또한 존재함.




여기에 gis, 통계학 등 지리학 연구에 필요한 방법론까지 들어가버리면 고등학교때 배웠던 한국지리, 세계지리랑은 완전히 다른 학문을 배우는 느낌이 들거임. 실재로도 그것 때문에 많은 학우들이 혼란을 느끼기도 하고 학과장님 또한 복수전공을 적극 권장하기도 함. 아무래도 넓고 얕은 분야를 다루다 보니 전공 하나만으로는 연구나 전문성을 찾기도 어렵고 또 선생님 되려고 사범대 낮은 과 점수맞춰서 온 아이들에게는 지리교사 티오가 티오다보니...


그래도 여러 분야를 다루며 세상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을 부여해준다는 측면에서 보면 지리학과는 상당히 매력있는 학과라고 볼 수 있음. 여기 고등학생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지리학과도 한번 생각해보는게 어떨까 싶음.